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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PD들㉝] ‘인사이드 리릭스’ PD들이 담아낸 ‘가사’, 그 너머의 ‘진심’


입력 2022.10.03 10:06 수정 2022.10.04 16:2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왓챠 음악 프로그램, 타블로·윤종신·황소윤 등 출연

“대중적인 곡보다는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곡들을 선택하려고 했다.”

“3~4분만으로 감동 그리고 긴 이야기를 전하기도…그 안을 들여다보면 남 이야기가 아니다.”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왓챠를 통해 공개 중인 ‘인사이드 리릭스’는 가수들의 ‘가사’에 집중하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김이나 작사가의 인터뷰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다섯 명의 뮤지션들이 직접 쓴 가사에 담긴 비하인드에 대해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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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김종완, 선우정아, 황소윤, 윤종신 등 출연자들은 가사의 의미부터 가사를 쓸 때의 마음가짐과 배경 등에 대해 디테일하게 털어놓으면서 음악 팬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 이 과정에서 음악은 물론,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대화의 깊이를 더하기도 했다.


임필성 감독이 기획을 맡았고, 미스틱 스토리팀의 박선경 프로듀서가 프로듀싱을 담당했다. 여기에 스튜디오 비주얼스프롬(VISUALSFROM)의 김혜원, 정진수 감독이 연출을 맡아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다수의 뮤직비디오, 영화를 연출해 온 김, 정 감독에게는 다소 낯선 작업이기도 했지만, ‘가사’가 가진 힘을 믿었기에 흔쾌히 제안을 수락할 수 있었다.


“임필성 감독님이 처음 기획을 하셨었다. 가사에는 이야기가 있지 않나. 전체 스토리로 확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도 있고, 내용도 있고, 상황도 있다. 가사를 확장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을 하게 됐다.”(박선경 프로듀서)


“‘인사이드 리릭스’ 전에 영화 작업을 했었는데, 그 작품도 가사에서 출발하는 작품이었다. 내용 안에 가사들이 담기도록 하는 작품이었는데, 이 음악 프로그램과도 연결이 되는 것이더라.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임했다.”(김혜원 감독)


뮤지션들의 가사가 ‘인사이드 리릭스’의 주인공인 만큼, 아티스트와 곡 선정에 특히 공을 들였다. 대중적으로 유명한 가수나 곡이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에 다소 낯선 곡들이 선정이 되기도 했지만, 진심을 담으려 노력했기에 남는 여운이 더욱 컸다.


“후보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김이나 작사가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황소윤과 윤종신 님의 가사는 결은 다르지만, 공감을 해주는 분들이 많은 분들이다. 또 김종완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뮤지션이라고 생각했다. 슬픈 감정을 건드는데, 슬픈 베이스로만 끝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여러 명의 후보들이 계셨는데, 그분들이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생각했다.”(박선경 프로듀서)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곡들을 선택하려고 했다. 대중 반응이 좋았던 것보다는. 물론 아티스트 분들의 생각도 담겨 있어야 하지만, 그분들께서 이야기하고 싶은 곡을 선정하는 게 더욱 중요했다. 그래야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다.”(김혜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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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 사전 인터뷰를 통해 뮤지션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들의 음악, 그리고 주제와 어울리는 공간을 찾기 위해 매회 장소와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출연자들이 그간 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렇듯 출연자들의 속내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 프로그램에는 구성작가도 없었고, 대본도 없었다.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좋았다. 실제로 녹화 시간은 굉장히 길었다. ‘배터리 좀 갈고 갈게요’라는 말을 해야 할 정도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끊거나 할 수 없었다.”(정진수 감독)


“장소부터 시작해서, 어떤 옷을 입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나, 어떤 스타일의 가구를 배치했으면 좋겠는지 등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했다. 첫 회 타블로 편에서는 하얀색 배경을 바탕으로 무한 공간처럼 꾸미기도 했다. 보는 분들은 힘드실 수도 있다. 하지만 타블로가 털어놓은 이야기들은 끝나지 않은 이야기지 않나. 무한 공간처럼, 그렇게 표현을 해보고자 했다. 공간이 줄 수 있는 연결고리들을 과하지 않게 구현하려고 했다.”(김혜원 감독)


다만 사전 인터뷰나 공간 연출 등 공들여 준비한 것들을 덜어내는 과정도 필수였다. 뮤지션, 그리고 그들의 음악과 이야기가 ‘인사이드 리릭스’의 중심이 돼야 했던 만큼,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이다. 화려한 비주얼로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방법도 있었지만, ‘인사이드 리릭스’만의 색깔을 위해 이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임 감독님이 많은 의견을 주기도 하셨다. 얼개를 맞춰가면서 이런저런 이미지를 붙이거나 하기도 했는데,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해 주셨다. 보기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기존에 해 온 것과는 다른 작업이었지만, 덜어내는 것을 배우기도 했다.”(김혜원 감독)


ⓒ왓챠 ⓒ왓챠

“그냥 토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용에는 개인들의 이야기도 들어가고, 그 대화는 이 사람들의 대화라는 생각을 했다. 씬들이 가수들을 잡아먹지 않게끔 하려고 했다.”(정진수 감독)


음악에서 시작해 사람 이야기, 인생 이야기로 뻗어 나가며 ‘가사’의 의미를 입증한 것은 ‘인사이드 리릭스’의 큰 성과였다. 박선경 프로듀서는 음악, 나아가 가사의 힘을 강조하면서 ‘인사이드 리릭스’를 마무리한 것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표했다.


“음악이라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3~4분만으로 감동 그리고 긴 이야기를 전달하지 않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남 이야기가 아니다. 가사는 공감을 하며 듣지 않나.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사람, 그리고 사는 이야기로 확장해 이것을 나눴다는 것이 의미 있는 것 같다. 리뷰들을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데, 특히 이것이 주입식으로 전달된 게 아니라는 것이 좋았다. 가사를 또 영상으로 확장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힘은 들었지만,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잘 소통이 된 것 같아 1년을 잘 보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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