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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PD들 떠나도 제자리걸음…방송사 예능의 현주소


입력 2022.09.30 07:55 수정 2022.09.30 07:5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방송사 떠난 조효진·김태호 PD, OTT서 새로운 시도 중

서혜진→정종연·이태경 등 방송사 떠나는 PD들 늘어나

유튜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예능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방송사의 영향력도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이 흐름과 맞물려 PD들의 방송사 이탈 흐름도 가속화되고 있다. 케이블 채널을 넘어, 독립 제작사로 옮겨 한층 자유로운 활약을 펼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제작비 규모와 심의 문제 등 각 방송사들이 가진 한계도 고려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주도권을 타 플랫폼에 빼앗기는 흐름이 뚜렷해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안전한’ 선택만을 추구하면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문제다.


ⓒ디즈니+, 티빙 ⓒ디즈니+, 티빙
예능 콘텐츠 쏟아내는 OTT, 선택지 늘어난 PD들

지난해 21년 만에 MBC를 퇴사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김태호 PD를 비롯해 최근 TV조선을 떠나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를 설립한 서혜진 PD까지. 몸담고 있던 방송사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PD들이 늘어나고 있다.


SBS에서 ‘불타는 청춘’ 등을 연출하던 김민부터 CJ ENM의 정종연, 김민석, 박근형, 이태경을 비롯해 TV조선의 황인영, 이국영까지. 최근에만 각 방송사의 여러 스타 PD들이 퇴사 소식을 전했었다.


관계자들은 PD들의 이동이 한층 자연스러워진 것에 대해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표현했다. 글로벌 OTT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여러 플랫폼에서 예능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지상파를 비롯한 방송사가 가진 한계에 답답함을 느끼는 PD들이 늘고 있다는 것.


한 관계자는 “제작비 규모 면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사실 유튜브 콘텐츠만 해도 표현할 수 있는 수위가 다르지 않나.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꿈을 펼쳐 보이길 원하는 이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을 연출하던 조효진 PD는 퇴사 후 넷플릭스, 디즈니+ 등 다양한 OTT와 손을 잡고 대규모 스케일의 버라이어티 예능들을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 ‘신세계로부터’에서는 가상 세계와의 접목을 시도했으며, ‘더 존: 버텨야 산다’에서는 역대급 규모의 재난 시뮬레이션을 통해 색다른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MBC 퇴사로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김태호 PD 역시도 넷플릭스 ‘먹보와 털보’에 이어 티빙에서는 ‘서울체크인’을 통해 새로운 결의 관찰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PD 이탈 이어지는데…여전히 옛날 공식 답습하는 방송사 예능들

여러 창작자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이, 각 방송사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공식들을 답습해 나가고 있다. 새 도전을 찾아 떠난 PD들이 남겨둔 프로그램까지도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이다. 김 PD가 퇴사 직전까지 연출하던 ‘놀면 뭐하니’는 박창훈 PD가 이어나가고 있으며, SBS ‘런닝맨’은 여러 PD들이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1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놀라운 토요일’, ‘유 퀴즈 온 더 블럭’ 역시 메인 PD 이탈 이후에도 종영이 아닌, 유지를 선택했다.


시청자들이 꾸준히 사랑을 보내는 프로그램이라면, 그것을 중단해야 할 이유는 없다. 장수 프로그램의 경우, 메인 PD의 퇴사와는 무관하게 PD들이 교체되기도 한다. ‘런닝맨’ 또한 조효진 PD 외에도 정철민, 최형인 등 여러 PD들을 거쳐 최근 최보필 PD가 새롭게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그럼에도 지상파를 비롯해 많은 방송사들이 도전보다는 현상 유지, 또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지점이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이미 멀어진 상황에서 그나마 유지 중인 고청 시청률을 포기하지 못해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옛 예능을 소환하거나 시즌제, 스핀오프로 검증된 공식만을 답습하며 시청자들의 실망감을 유발하고 있다. 새로운 기획을 통해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안전한 선택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외면을 부르는 셈이다.


물론 각 방송사들도 여러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다. 제작비 규모와 표현 수위 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고 호소하는가 하면, 다양한 시청층을 아우르고, 공익적인 역할을 소화하면서 예능의 또 다른 의미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청자는 물론, 전문 인력들도 한계를 실감하며 방송사를 이탈하기 시작한 상황. 안정을 추구하다 후퇴를 하게 된 것은 아닌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진 방송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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