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볼 만해?] 촌스럽고 투박하지만, 그럼에도 '인생은 아름다워'


입력 2022.09.28 16:20 수정 2022.09.28 16:2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8일 개봉

'인생은 아름다워'는 가족에게 희생하며 퍽 고단한 삶을 살았다고 느낀 한 여자가 지난 날을 추억하며 자신의 인생도 아름다웠노라고 노래한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뻔한 이 노래가 어쩐지 싫지는 않다.


세연(염정아 분)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억울해 견딜 수가 없다. 무심한 남편은 정말 무심하기 짝이 없으며 사춘기 아들과 딸은 엄마와 대화를 해 줄 생각이 없다. 그리고 세연을 결심한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으니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었던 첫사랑을 찾겠다고. 세연은 남편 진봉(류승룡 분)에게 생일 선물로 첫사랑을 같이 찾아달라고 요구한다.


ⓒ

어떤 미친 남자가 자기 아내의 첫사랑을 찾아주느냐며 펄펄 뛰지만, 이내 세연의 고집을 꺾지 못한 채 따라 나선다.


목적지는 세연의 첫사랑이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진봉과 세연이 추억이 잠들어있는 곳이다. 진봉과 세연은 티격태격하지만, 결국에는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서로임을 확인한다.


이 영화는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신중현 '미인', 이승철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최백호 '부산에 가면', 'ㅣ임병수 '아이스크림 사랑', 이문세 '조조할인', '알 수 없는 인생', '솔로예찬', 토이 '뜨거운 안녕', 이적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사랑 받았던 노래들을 배우들이 직접 노래했다.


사실 현실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내와, 그의 곁을 지키는 남편의 마지막 여정이다. 비극을 앞뒀지만 영화는 뮤지컬 구간을 밝은 색감으로 판타지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노래와 함께 펼쳐지는 두 부부의 추억과 현실 이야기가 슬프지만은 않은 이유다.


염정아, 류승룡이 20대 시절을 연기하며 추억을 소환한다. 과거와 현실을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배우들의 연륜과 노력 덕분이다. 이들은 약 일년 동안 노래 연습과 녹음, 안무 연습을 진행했다.


발견은 진봉 아들로 출연한 하현상이다. 엄마 세연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로 슬픈 심정을 노래하는 모습은 신인만이 가질 수 있는 날 것에 진정성이 더해졌다.


세연의 첫사랑 박정우 역을 맡은 옹성우도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장점을 활용한다. 그 동안 배우로 활동하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아이돌 그룹 출신답게 뮤지컬 퍼포먼스에서 정돈되고 안정감 있는 실력을 보여준다. 이는 다른 배우들과는 확연히 다른 춤선이다.


영화는 두 번의 반전을 선사하며 떠난 사람이 남기고 간 자리까지 보여준다. 신파 클리셰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음악과 함께 인생의 희로애락을 정거장처럼 짚어보는 선택도 나쁘지 않겠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