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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물꼬’ 튼 K-water…해외 물사업 새 지평 연다


입력 2022.09.26 14:21 수정 2022.09.26 17:51        자카르타・KL =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50년 축적된 물관리 노하우 전수

33개국 103건 ODA 사업 순항

지난해 인니 광역상수도 사업 계약 쾌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약 40분 떨어진 까리안 지역. 이곳에 K-water 첫 한국형 상수도 모델이 들어선다. 가운데 수풀이 우거진 지역이 사업소가 들어서는 자리다. ⓒ배군득 기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약 40분 떨어진 까리안 지역. 이곳에 K-water 첫 한국형 상수도 모델이 들어선다. 가운데 수풀이 우거진 지역이 사업소가 들어서는 자리다. ⓒ배군득 기자

한국수자원공사(이하 K-water)가 동남아시아 물사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 광영상수도 사업 모델이 주목을 받으면서 향후 해외 물사업 시장 선점에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K-water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K-water는 지난 50여년간 축적된 국내 물관리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공적개발원조(ODA)부터 투자사업까지 전 분야 해외사업에 진출 중이다. 2003년 본격적 ODA 사업을 시작으로 2009년 최초 투사사업 진입(Patrind 수력), 2016년 AWC 창립으로 아시아 국제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투자사업은 2012년 공사 최초 투자사업인 파트린드 사업을 필두로 현재 5개국 6건 투자사업과 1건 PMC, O&M 사업이 한창이다. 지난해는 K-water가 해외사업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술력으로 동남아시아 물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지난해 1월 인도네시아 까리안에 국내 최초 광역상수도 사업모델 수출 계약(2000억원)을 확정한 것도 눈여겨 볼 성과 중 하나다. 같은해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사업은 공사 최초로 126억원 해외 탄소배출권(41만8000t)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ODA는 투자사업과 다르게 동남아시아 국가들 러브콜을 받고 있다. 1993년 중국 분하강 유역조사 사업을 시작으로 33개국 103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환경부 ODA 대행사업 수행과 통합물관리 실현을 위한 수자원・상하수도 분야 및 기후변화에 대비한 신재생 에너지사업 추진으로 국제사회 신기후체제 대응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K-water 글로벌 협력은 AWC, AAWC 플랫폼을 토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 27개국, 각종 국제기구 및 3대 다자개발은행(MDB) 등 협력으로 글로벌 물 아젠다를 주도하고 있다.


류웅선 K-water 동남아시아협력본부장은 “해외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K-water는 글로벌 상생가치를 지향하며 국민과 세계에 희망을 주는 해외사업으로 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물관리 전주기에 걸쳐 국제협력을 리딩하며 개발도상국 물복지를 실현, 물특화 역량을 활용한 글로벌 물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본부장은 “동남아시아협력본부는 수자원, 수도, 에너지, 도시 분야 핵심기술을 글로벌 브랜드화하고 국내 물기업과 동반진출 등 국내 물 기술을 개도국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K-water는 물전문 공기업으로서 동남아시아 맑은 물 공급 및 보편적 물복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대 동남아시아협력본부장으로 취임한 류웅선 본부장은 향후 동남아시아 물 사업에서 K-water 노하우를 알리는데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군득 기자 초대 동남아시아협력본부장으로 취임한 류웅선 본부장은 향후 동남아시아 물 사업에서 K-water 노하우를 알리는데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군득 기자
◆ 체계적인 물사업 시동 걸었다 ‘동남아시아협력본부’


K-water는 그동안 많은 동남아시아 해외사업에도 불구하고 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없었다. 현지 사업이 시작되면 직원들을 파견하거나 현지 채용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이렇다보니 전략적인 물사업 진행이 쉽지 않았다. 민간기업들도 구심점이 없다보니 물산업 해외진출이 더뎠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K-water는 국제협력 강화와 물산업 진출, 에너지·환경·도시 등 사업발굴, 사업 다각화 등을 모색하고자 글로벌 거점을 구축했다. 지난 3월 17일 해외 지역 총괄사무소로 말레이시아 연방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 터를 잡은 동남아시아협력본부가 그 첫 단추다.


동남아시아협력본부는 현재 6명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모두 K-water에서 손꼽히는 글로벌사업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본부가 조기에 정착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본부는 △동남아 지역 상생가치를 지향하는 해외사업 추진 △국내 물분야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플랫폼 역할강화 △수행 중인 사업의 컨트롤타워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류 본부장은 "동남아시아협력본부는 말레이시아 물기업과 협력을 통한 말레이시아 상수도시설 인프라 개선 사업 등에서 동반자적 파트너십 구축에 힘쓰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적극 협력해 양국 물분야 협력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물산업 성장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말레이시아는 오는 2025년까지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수자원 비율을 현재 35%에서 25%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도 인프라 개선도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K-water가 국내에서 조성 중인 스마트시티도 말레이시아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동남아시아협력본부는 당장 가시적 성과를 내기 보다는 현재 인니, 필리핀, 캄보디아 등 3개국 해외 주재 사업단을 중심으로 경영관리, 네트워크, 사업발굴 등을 더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에 K-water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파트너십 구축에 집중한다.


협력본부는 향후 아세안 10개국에 모든 네트워킹을 구축하겠다는 중장기 전략도 내놨다. 현재 4개국에서 베트남 등 인도차이나반도 국가까지 외연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중점 사업은 단연 ODA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제외하면 아세안 국가 대부분이 ODA 지원 대상 국가라는 점도 작용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동남아시아 협력본부 직원들. 사진 왼쪽부터 권세영 대리, 최미경 차장, 이대홍 부장, 류웅선 본부장, 박철수 차장, 임현식 사원. 6명 최정예 직원들이 불철주야 동남아시아 물시장 개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배군득 기자 한국수자원공사 동남아시아 협력본부 직원들. 사진 왼쪽부터 권세영 대리, 최미경 차장, 이대홍 부장, 류웅선 본부장, 박철수 차장, 임현식 사원. 6명 최정예 직원들이 불철주야 동남아시아 물시장 개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배군득 기자

이대홍 동남아시아협력본부 부장은 “캄보디아의 경우 경제 규모가 ODA 사업하기도 적지고 투자 사업을 진행하는 K-water 입장에서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 지역”이라며 “조직 확장이나 운영과 관련해서는 본사와 협의를 거쳐 향후 협력 본부에 인력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 하겠다”고 말했다.


협력본부는 우선 내년까지 상주하는 국가 네트워크를 다지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후에는 비상주 국가를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단순히 사업 베이스로 담당 부처와 업무를 하는 것을 벗어나 물 관련 전반적인 기업들간 협의체를 구성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장은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게 우선이다. 개별 사업별로 국가별로 단편적으로 진행했던 네트워크를 체계화, 시스템화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이런 사무실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적인 성격 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 판로를 컨설팅 할 수 있는 지원도 협력본부가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인도네시아 물복지 위해 팔 걷은 K-water


인도네시아에서는 수도 자카르타 지역 안정적 수돗물 공급과 환경문제 근원적 해결을 위해 K-water 고유 업역인 상수도사업으로 ‘까리안 광역상수도 사업’을 지난해 1월 최종 수주해 착공 준비가 한창이다.


자카르타는 1000만 이상 인구가 밀집한 메가시티다. 그러나 수돗물 보급률은 62%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물 부족 문제와 지하수 과다 취수로 지반침하, 염해피해 등 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정수장 39만7000㎥/일, 송수관로 25.2Km를 3년간 건설, 30년간 운영관리에 들어간다.


그간 K-water는 타당성조사 보고서 제출을 통해 2020년 4월 최초 사업제안자 지위를 확정받았다. 같은해 11월 19일 국제 경쟁입찰에 참여, 지난해 1월 6일 최종 낙찰자로 선정돼 사업을 수주했다.


민휴 인도네시아사업단장은 “국내 시공사 건설 및 국산 자재 조달이 가능하며, 30년간 운영관리로 국내기업이 해외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사업은 인도네시아에서 시행되는 최초 제안형 상수도 인프라 투자사업이다. 인도네시아 신수도에도 적용해볼 수 있는 좋은 사업 모델로 인정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우진 까리안 SPC CTO 차장이 까리안 상수도 사업 부지에서 사업설명을 하고 있다. 까리안 상수도 사업은 K-water에서 수출하는 첫 한국형 광역상수도 사업 모델이다. 통합 물관리처럼 취수부터 정수까지 모든 공정이 까리안 상수도 사업에 도입된다. ⓒ배군득 기자 최우진 까리안 SPC CTO 차장이 까리안 상수도 사업 부지에서 사업설명을 하고 있다. 까리안 상수도 사업은 K-water에서 수출하는 첫 한국형 광역상수도 사업 모델이다. 통합 물관리처럼 취수부터 정수까지 모든 공정이 까리안 상수도 사업에 도입된다. ⓒ배군득 기자

한편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바수키 하디물요노 공공사업주택부 장관은 지난 2019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K-water가 조성 중인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사례를 인니 신수도에 적용하는 방안을 타진했다.


인니 정부는 신행정수도 내 수자원 확보를 위한 통합수자원관리, 홍수 통합관리 및 저영향개발(LID) 등 스마트 물관리를 위한 혁신기술 도입을 필요로 하고 있다. K-water 스마트 물관리 기술과 경험 교류 및 한국과 경제협력 의지가 강하다.


민 단장은 “K-water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인도네시아 신수도 조성에 관한 다각적인 개발 협력 추진을 모색 중”이라며 “바수키 장관은 신수도 핵심구역 내 K-스마트빌리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하며 향후 이를 실현하기 위한 K-water 지속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water는 향후 한국 유무상 ODA 자금 활용 및 후속 투자사업 연계 등 K-water 신수도 인프라 구축사업 참여 및 민간 진출 마중물 역할 수행 추진할 계획이다.


민 단장은 "K-water 물 기술이 현지 물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는 한편 전 세계적 물 이슈를 지원하고 물복지 실현을 리딩하는 물종합 플랫폼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향후 수상태양광 등 인도네시아 물사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겠다”고 덧붙였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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