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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직원을 다시 모셔라


입력 2022.09.27 05:05 수정 2022.09.26 14:03        데스크 (desk@dailian.co.kr)

日 타카라토미, 정년퇴직 베테랑 재입사 시켜 대성공

눈앞에 임박한 '인구 절벽'…고령자 재고용 통해 인력난 덜어야

한 노인이 일자리 박람회를 찾아 상담하고 있다. ⓒ뉴시스 한 노인이 일자리 박람회를 찾아 상담하고 있다. ⓒ뉴시스

“퇴직 직원을 다시 모셔라”라는 말은 오태헌 지은 책 '일본 중소기업 진화 생존기'의 소제목 중 하나다. 이 책에 퇴직 직원을 활용해 성공한 사례 두 가지가 소개돼 있다.


1924년에 창업해 100년 기업 진입을 목전에 둔 일본 전통 완구기업 타카라토미(タカラトミ)는 미니카 제작에 있어 세계 최고의 중소기업이다. 한국에는 100년 기업이 10개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지난 9월 5일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발표에 따르면 일본에는 100년 넘은 장수 기업이 총 3만 3079사, 미국은 1만2780사, 독일은 1만73사로 집계됐다고 한다.


타카라토미 제작 미니카는 그 품질이 세계 최고지만, 2012년 한 때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면서 경영위기를 맞이했었다. 회사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전체 직원의 10%를 희망퇴직 시켜 위기를 극복했고, 2017년에는 역대 최고치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현재 타카라토미 장난감은 전 세계 시장에서 1초에 5개가 팔리고 1년에 1억 6천만개가 판매된다고 한다.


대표제품 토미카는 누적 5억7400만개가 팔렸으며, 변신 오토로봇 트랜스포머는 전 세계 137개국에서 팔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타카라토미의 재건을 주도한 인물은 헤럴드 G. 메이(Harold Geroge Maij) 사장으로, 그는 2014년 부임하자 60세 정년을 맞아 퇴직을 준비하던 직원을 재고용해, 베테랑 직원과 젊은 직원들을 팀으로 묶어 혁신적인 새 제품 출시에 공을 들였다. 이 과정을 거쳐 2017년에 변신 로봇 트랜스포머를 개발해 엄청난 히트 상품이 만들어졌다.


메이 사장은 베테랑 직원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2018년 4월 ‘펠로’(fellow)제도를 도입했다. 정년을 맞이한 직원 중 생산 현장 경험 등 간판상품을 만들어낼 만큼 우수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직원을 ‘펠로’로 임명하고, 젊은 직원들을 직속 부하로 둘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공전의 히트 상품 조립식 완구 시리즈인 새로운 조이드 월드(ZOIDS World)가 이렇게 탄생했다.

日 타카라토미, 정년퇴직 베테랑 재입사 시켜 대성공

다른 하나의 사례는 시바기켄(芝技硏) 이야기다. 시바기켄은 유리나 실리콘처럼 딱딱하지만 깨지기 쉬운 재료를 가공하는 데 있어 세계 제일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본 기업이다. 이 기업 역시 연이은 도산 위기를 이겨내고 120여의 직원을 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오태현의 위의 책에서는 “두 번의 실패는 없다”라는 소제목 아래 소개되어 있다.


시바기켄의 후쿠시마 겐타로 회장은 현업에서 뛰고 있는 기술자가 아닌, 정년 퇴직자를 찾아, 1983년 대규모 공장기계업체의 은퇴 기술자를 고문으로 모셔오는데 성공했다. 여러 번의 도산 위기를 겪었지만 반도체 제조용 소모부품의 가공에 있어 압도적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이 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경취성(硬脆性·단단하지만 부서지기 쉬운) 재료가공에 있어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업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반도체 제조용 소모부품을 가공할 때는 직경 40cm, 두께 1cm의 원반 모양 실리콘판에 직경 0.4mm의 작은 구멍을 일정한 간격으로 1,000~3,000개 만들어야 하는데, 이렇게 대량으로 가공할 수 있는 소경공(小徑孔) 가공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전 세계에서 시바기켄이 유일하다고 한다.


세계인구는 2064년 97억 명으로 정점을 찍고 2100년에는 88억 명이 될 것이라고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의 크리스토퍼 머리 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이 9월 15일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밝혔다. 그런데 한국 총인구는 1949년 인구 센서스 이후 72년 만인 2021년 처음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은 최근 한국의 총인구가 지난해 5173만8000명으로 2020년 5182만9000명에서 0.2%(9만 1000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2020년 정점을 찍은 총인구는 2070년 3766만명으로 1400만명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 활동을 주도하는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3738만명에서 1737만명으로 54%가량 줄어든다. 2100년이 되면 총인구는 2538만명으로 줄어든다. 100년 뒤인 2120년에는 2095만명으로 겨우 2000만명 선에 그친다. 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한가운데 있는 중위연령도 2020년 43.7세에서 2070년 62.2세로 높아진다.

눈앞에 임박한 '인구 절벽'…고령자 재고용 통해 인력난 덜어야

지금 한국의 인구 절벽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출산율 하락 때문이다. 출산을 않는 이유는 결혼을 할 수 없기 때문이고, 아기를 낳아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혼인 건수가 연 20만건 아래다. 결혼 기피로 서울 예식장 절반이 5년 내 문을 닫을 것이라고 한다. 이미 가족이 생긴 경우에는 애틋하고 살뜰하게 보살피지만 일부러 가족을 만드는 일은 사치가 된 듯 하다.


현세 인류는 종족 번식은 본능일 뿐이고, 이런 본능은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고 믿고 또 실천한다. 백약이 무효다. 그런데 직장에서 정년은 대대 58세에서 60세이고, 중위연령이 62.2세인데 58~60세 정년은 너무 이르다. 60세이면 아직 청년이라는 말이다.


사람 없다고 아우성치지 말고 60세 청년을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80세까지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한국에는 너무 많다. 이미 정년을 맞이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체력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무엇이든 젊은이 못지않게 잘 할 자신이 있다고들 말한다.


정부와 기업은 이들 퇴직 직원들의 일자리 마련에 더욱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도 ‘고령자친화기업’ 지정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노인의 경륜과 능력을 활용하여 경쟁력을 갖추고 양질의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2~3억원의 금전적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좀 더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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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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