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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리니 임대로라도 내놓자"…쌓여가는 전·월세 매물


입력 2022.09.26 06:13 수정 2022.09.23 18:27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전세 3만8794건·월세 2만3208건…전월 比 16.3·15.6%↑

"고금리에 '보증부 월세' 등 선택지 다양화…약세 지속 전망"

전세 시장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데일리안 전세 시장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데일리안

전세 시장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임대차 2법(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 2년을 맞아 지난달부터 본격 심화될 것이라던 전세난은 없었고, 꾸준히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전달보다 증가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거래절벽이 길어지며 집을 내놔도 장기간 팔리질 않자 집주인들이 보유 주택을 임대로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아실에 따르면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6만2002건으로 한달(5만3398건) 전보다 16.1% 증가했다. 전세와 월세 모두 골고루 증가했다. 전세는 3만8794건으로 전달(3만3331건)에 비해 16.3%, 월세는 2만3208건으로 전달(2만67건)에 비해 15.6% 늘었다.


증가폭도 확대됐다. 6월에서 7월 구간은 전세의 경우 3만1661건에서 3만3331건으로 5.2%가 늘었고, 월세는 1만8725건에서 2만67건으로 7.1%가 증가했었다. 쌓이는 매물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의미인데, 거래절벽이 지속되며 매도가 이뤄지지 않자 집주인들이 임대로 방향을 선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집을 사려는 이들이 없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19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9.5를 기록하며 지난주 80.2보다 0.7p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매매수급지수가 80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19년 6월(78.7)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거래량도 최저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642건을 기록했던 매매건수는 8월에도 614건에 그쳤다. 부진한 거래량에 매물 적체가 지속되면서, 전셋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6% 떨어졌다. 지난주(-0.12%)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이면서 2019년 2월25일(-0.17%) 조사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대 하락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시장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전셋값이 매매가와 정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어렵다"며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전세 수요가 늘어난다면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 지 모르겠으나 그럴 가능성은 낮다. 최근에는 보증부 월세를 찾는 이들도 늘어나 전체적인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보니 집을 사야 될 이유가 없어졌다. 결국 임대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유입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최근 고금리로 월세 또는 보증부 월세 등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지금은 전세 등 수요가 있다고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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