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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에 尹까지 '文정부 태양광 비리' 정조준…신구권력 갈등 우려 점증


입력 2022.09.16 00:10 수정 2022.09.15 23:46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尹 "이권 카르텔에 혈세 낭비 개탄스러워"

與 '비리 복마전' 규정…"전수조사 필요"

추경호 "당국과 협의해 수사 의뢰 진행"

野 '사법 처리' 발언 두고 '정치 공세'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과 정부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까지 여권 전체가 문재인 정부 시절 일어난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야권은 이 같은 여권의 '태양광 사업 공격'을 정치 공세로 격하하면서 즉각 반발했다. 이번 비리를 복마전이라고 규정한 여권은 일부 세력의 이권을 위해 혈세를 남용한 전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해당 사업에 대한 전수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이번 사안이 신구 권력 갈등을 다시 부추길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태양광 비리에 대한 입장'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 혈세가 어려운 분들의 복지와 지원에 쓰여야 하는데 이 같은 이권 카르텔의 비리에 사용됐다는 점이 참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건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지난 13일 발표한 태양광 사업 등에 투입된 '전력산업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 합동 점검 결과다. 국조실은 지난해 9월부터 전체 사업 금액 12조원 가운데 2조1000억원이 투입된 기초지자체 12곳의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표본조사한 결과 총 2616억원(2267건) 규모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표본조사로 진행된 만큼 정부여당은 전수조사에서 더 많은 위법 사례가 발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은 이 같은 비리가 전 정권의 부실 때문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MBC라디오에 나와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한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독창적인 어떤 사업 아이템이 아니다"라며 "이런 사업을 하면서 권력 주변에 기생으로 붙어서 나쁜 짓 한 사례 같은 경우에 대해서는 분명히 메스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 의장은 여당이 문 정부의 태양광 사업을 '비리 복마전'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전력산업기반조성사업에 관련된 운영실태는 국민의 세금에 관련된 부분이고 또 우리 국민들이 쓰고 있는 전기료와 관련된 부분"이라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데 수없이 많은 변칙과 편법의 부당 사례가 있었다. 이런 곳에서 기생하고 있는 많은 권력 주변의 사람들이 그동안 많은 위법한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피력했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이면에는 비리 복마전이 있었다. 전반적인 부실 사업이자 비리의 온상"이라며 "전수조사와 책임자 처벌은 물론 과거 사례처럼 운동권과 시민단체로 이어졌던 태양광 사업 비리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 보조금 따먹기로 전락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부정수급에 대한 징벌적 환수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왼쪽부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같은 비판에 정부 당국은 태양광 비리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력산업기반기금산업 운영실태 조사결과 대응방안을 묻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수사 의뢰할 부분은 수사 의뢰하는 등 관련 당국과 협의해서 진행할 것"이라며 "한 푼의 혈세라도 소중히 집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도 태양광 비리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선 도어스테핑에서 "법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상적 사법 시스템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사법 처리'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리의 온상'이라고 정치 공세를 시작하니 윤 대통령은 '카르텔 비리'라면서 '정상적 사법 시스템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며 수사 개시를 선언했다"며 "윤 대통령은 오늘 출근길 문답에서 태양광 사업 비리에 대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여전히 검찰총장"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사법처리' 발언이 전 정권의 비리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강조한 메시지로 비쳐질 수 있단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에 이번 사태가 신구 권력의 재충돌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전 정권의 일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신정권에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 정권에서 했으니까 잘못된 것이 있는데 정치 보복으로 인식되고 정치 탄압으로 인식될 수 있으니까 덮는 게 아니라 검찰 조사를 통해서 제대로 밝혀서 처벌하면 된다는 원론적인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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