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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영상 콘텐츠①] 지상파→유튜브로 옮겨 간 대세, ‘키즈 콘텐츠’ 변천사


입력 2022.08.20 08:10 수정 2022.08.20 08:1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지 좁아진 지상파 키즈 콘텐츠

'헤이지니' 등 유튜브·OTT 등에서는 주목

“코로나19 지나면서 교육을 미디어가 담당게 된 부분 있어…영상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

평일 아침에는 눈 비비며 일어나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를 외치고, 주말이면 ‘디즈니 만화동산’을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것이 과거 어린이들의 일상이었다. 지금처럼 영상 콘텐츠들이 풍성하지 않던 시절에는 지상파에서 방송되는 어린이 프로그램과 애니메이션을 시간 맞춰 보는 것이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MBC ‘뽀뽀뽀’와 EBS ‘딩동댕 유치원’, KBS ‘TV 유치원’은 1980년대 첫 방송을 시작, 3대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며 큰 사랑을 받았었다. 평일 아침 시간대에 방송되던 이 프로그램들은 출근 준비 또는 집안일로 바쁜 부모들을 잠시 대신하는 유익한 친구가 돼주곤 했다.


ⓒ쿠팡플레이 제공, 왓챠 캡처 ⓒ쿠팡플레이 제공, 왓챠 캡처
재미·교육 담당했던 지상파 어린이 프로그램

해당 프로그램의 주제곡을 누구나 따라 부를 만큼,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들이었다. 방송인 최유라부터 배우 장서희, 조여정, 뮤지컬 배우 최정원 등 지금은 스타가 된 이들이 ‘뽀뽀뽀’의 진행자 뽀미 언니를 거쳐 가며 ‘스타 등용문’으로 인식될 만큼 큰 파급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이지만, 그 인기만큼은 유명 성인 프로그램 못지않았었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뽀뽀뽀’는 1993년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주 5회 방송에서 주 1회로 축소 편성됐다가 시청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그해 다시 주 5회로 편성된 바 있다. 그럼에도 아동들을 겨냥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은 여전히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한 장르로 꼽혔고, 주부를 겨냥한 아침 드라마 또는 각종 정보 프로그램들이 아침 시간대를 점령하면서 점차 오후 시간대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지금도 여전히 명맥을 잇고는 있다. 폐지됐다가 리부트 되는 등의 부침은 있었지만, 현재 MBC에서는 ‘뽀뽀뽀 좋아좋아’가 화, 수요일 오후 3시 20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KBS에서는 ‘TV 유치원’이 주4회 오후 시간대 방송 중이다. 이제는 국내 최장수 어린이 프로그램이 된 ‘딩동댕 유치원’만이 여전히 아침 시간대 주 5회 편성돼 어린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어린이 콘텐츠는 소위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2000년대 중반 뽀로로라는 인기 캐릭터가 탄생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2003년 EBS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가 방송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것이 극장판으로, 또 해외로 뻗어 나가면서 강력한 캐릭터 IP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유튜브·OTT서 각광 받는 키즈 콘텐츠, 전망은?


유튜브의 등장 또한 이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다. ‘헤이지니’와 ‘보람튜브’ 등 아동과 부모라는 명확한 타겟층을 겨냥한 콘텐츠들이 큰 인기를 끄는가 하면, 지난 2020년 동요 콘텐츠 ‘아기상어’가 전 세계 최초로 유튜브 누적 조회수 100억 뷰를 기록하는 등 디지털로 옮겨 온 어린이 콘텐츠들이 뜨거운 인기를 누리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IPTV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도 이 흐름을 적극 활용 중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어린이 콘텐츠의 소비량은 더욱 늘어났고, 이를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락인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의 ‘젬(ZEM)키즈’, KT의 ‘키즈랜드’, LG유플러스의 ‘U+아이들나라’ 등 어린이 콘텐츠 섹션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영화 ‘마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을 제작한 로알드 달 스토리 컴퍼니를 인수했으며, HBO맥스는 작년 9월 2세~6세 미취학 아동 전용 채널 카투니토를 출시했다. 국내 OTT 쿠팡플레이는 앞서 교육 탭을 추가하고 교육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어린이, 부모들을 동시 겨냥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영상 콘텐츠를 더욱 자주 접하게 된 것이 크겠지만,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교육에 대한 부분을 미디어가 담당게 된 부분이 있다 부모들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더 많아지면 많아졌지 줄진 않을 것”이라고 어린이 콘텐츠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창원대학교 유아교육과 동풀잎 교수는 “핑크퐁,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헤이지니 등을 보면 엄청난 수입뿐만 아니라 유아들의 놀이문화, 소비문화 등을 형성하기도 했다. 유아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장난감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 난 후, 캐리가 그려져 있는 옷을 입고 캐리와 엘리가 등장하는 책을 읽거나 뮤지컬을 보기도 한다. 이제 키즈 콘텐츠는 유아들에게 또 하나의 놀이문화이자 생활이 된 것”이라면서 “이에 또 다른 유아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해내며 다양한 기업들, 제작자들은 유아들의 선택과 관심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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