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매물은 쏟아지는데…거래가뭄에 경매시장도 '찬바람'


입력 2022.08.10 06:10 수정 2022.08.09 17:12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감정가도 비싸"…시세보다 저렴해도 유찰 빈번

서울 아파트 낙찰률 26.6%, 평균 응찰자수 3.0명

"대출 규제 본격화, 실수요자 진입 여전히 부담"

"1~2회 유찰 거쳐야 관심, 정상 패턴 찾아가는 중"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매시장에서 밀려난 매물들이 경매시장으로 속속 넘어오고 있지만, 주인을 찾는 물건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매시장에서 밀려난 매물들이 경매시장으로 속속 넘어오고 있지만, 주인을 찾는 물건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매시장에서 밀려난 매물들이 경매시장으로 속속 넘어오고 있지만, 주인을 찾는 물건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26.6%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매가 중단됐던 2020년 3월(10.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찰률만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22.2%) 낙찰률과 맞먹는다.


경매 진행건수는 총 64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았으나 낙찰건수는 17건에 그쳤다. 월별 경매 진행건수를 살펴보면 1월 35건, 2월 28건, 3월 37건, 4월 38건, 5월 59건, 6월 57건, 7월 64건 등이다.


같은 기간 낙찰건수는 1월 17건, 2월 19건, 3월 26건, 4월 21건, 5월 21건, 6월 32건, 7월 17건 등으로 집계됐다.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들은 늘고 있지만 경매 수요가 줄어든 셈이다.


실제 응찰자 수는 크게 줄었다. 올 들어 5~6명대를 기록하던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 5월부터 3명대로 급감했다. 5월 3.81명에서 6월 3.59명, 지난달에는 3.0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도 소폭 떨어졌다. 6월 110.0%에서 7월 96.6%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줄곧 100%를 넘겼던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올 들어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주택시장 집값 하락 전망이 짙어진 가운데 경매시장 물건에 대한 가격 고점 인식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매시장에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는 경쟁이 워낙 치열해 낙찰가가 감정가를 넘어서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이마저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 2월 경매가 진행된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84㎡ 물건은 23억1000만원으로 시세 대비 4억원가량 감정가가 낮게 책정됐지만 유찰됐다.


통상 감정평가액은 시세 대비 10% 정도 낮은데,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이 줄면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도 수요자들이 동요하지 않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유찰될 때마다 최초 감정가 대비 20%씩 입찰 가능 최저금액이 낮아진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매시장에서도 거래가 안 되고, 경매물건의 감정평가액이 사실상 한창 상승장이던 지난해 매겨지다 보니 시장에서 받아들이기에 그 감정가가 높아 보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 호가나 실거래가가 다소 하락한 분위기에서 한 두 번 유찰된 이후에나 사람들의 관심을 일단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시장 관망세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경매물건 역시 15억원을 넘어설 경우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하게 대출이 제한돼 실수요자의 진입이 줄어들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현정 즐거운경매 대표는 "가격은 많이 낮아지지 않은 반면 응찰자가 줄면서 경쟁률이 많이 떨어졌다"며 "투자수요와 달리 실수요자들은 LTV가 아무리 오르더라도 본인 소득 때문에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이 그리 많지 않고, 대출 금리가 굉장한 부담이어서 매매는 물론 경매시장으로 들어오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도 수요자들의 관망 분위기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말이 안 되게 시장이 과열되다 보니 감정가 이상으로 낙찰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1회 유찰 후 주인을 찾아가는 등 정상적인 패턴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