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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 '물폭탄' 8명 사망·7명 실종…서초터널에 운전자 고립


입력 2022.08.09 15:04 수정 2022.08.09 16:13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관악구 반지하 발달장애 일가족 3명 사망 참변

이재민 230세대 391명 발생…학교 등에서 일시 대피

행안부, 중대본 2단계→3단계 격상·풍수해 위기 경보 '심각' 발령

출근길부터 서초터널에 고립된 운전자들 "식수라도 공급해 달라" 호소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9일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일대에서 폭우로 피해를 입은 상인들이 수해복구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9일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일대에서 폭우로 피해를 입은 상인들이 수해복구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8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터널에 갇힌 채 발이 묶여 차를 놓고 이동하는 시민들도 속출했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사망 8명(서울 5명·경기 3명), 실종 7명(서울 4명·경기 2명·강원 1명), 부상 9명(경기) 등으로 집계됐다. 오전 11시 집계보다 실종자가 1명 늘었다.


서울 관악구에서는 전날 오후 9시 7분께 침수로 반지하 주택에 살던 40대 여성과 그 여동생 A씨, A씨의 10대 딸이 숨진 채 차례로 발견됐다.


A씨는 전날 빗물이 들이닥치자 지인에게 침수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지인이 전날 오후 9시께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주택 내에 폭우로 물이 많이 들어차 있어 배수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소방당국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그러나 배수 작업 이후 이들 가족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들은 자매의 모친과 함께 4명이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모친은 병원 진료를 위해 사고가 벌어진 당시 집을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언니인 40대 여성은 발달장애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6시 50분께 서울 동작구에서는 쏟아진 비로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감전으로 추정된다.


동작구에서 같은 날 오후 5시 40분에는 주택 침수로 1명이 숨졌다. 경기 광주시에서는 버스 정류장 붕괴 잔여물 밑에서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도로 사면 토사 매몰로 다른 1명이 사망했다. 경기 화성에서는 이날 오전 4시 27분께 산사태 토사매몰로 1명이 숨졌다.


실종자는 서초구 지하상가 통로, 맨홀 하수구 등 서울에서 4명이 나왔고, 경기 광주에서는 하천 범람으로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재민은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서 230세대 391명이 나왔다. 이들은 대부분 학교, 체육관 등에 머무르고 있다. 이밖에 서울 동작구와 경기 광명 등지에서도 269세대 399명이 주민센터와 학교, 복지관으로 일시 대피했다.


선로 침수 등 수도권의 공공시설도 피해가 컸다. 서울 7건, 인천 1건 등 모두 8건의 선로 침수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1시께 광주-원주 민자고속도로에서 토사가 유실돼 응급복구하고 있으며 1개 차로를 개방 중이다. 이밖에 옹벽 붕괴 1건, 제방 유실 2건, 사면 유실 5건 등이 발생했다.


고속도로 1곳(용인∼서울), 일반도로 48곳, 지하차도 3곳, 둔치주차장 26곳, 하천변 45곳 등도 통제됐다. 국립공원은 전날부터 북한산 등 5개 공원 156개 탐방로가 통제됐으며 여객선 8개 항로 11척 운항도 중단된 상태다.


피해를 본 사유시설과 공공시설 765건 가운데 650건(85.0%)의 복구가 완료됐다. 소방당국은 경기 등 중부지방 하천에서 88명의 구조를 완료했으며 가로수 등 도로 장애물 313건을 제거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고 풍수해 위기 경보는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중대본은 이날 오전 대통령 주재 집중호우 대처 긴급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서초터널에 발 묶인 운전자들.ⓒ연합뉴스 서초터널에 발 묶인 운전자들.ⓒ연합뉴스

폭우에 9일 아침 출근길부터 터널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운전자들도 발생했다.


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사당동과 양재동을 연결하는 서초터널에는 오전 8시께부터 차량으로 가득 차 운전자 상당수가 고립됐다.


서울시는 양재IC일대 지하차도 일부의 통행이 어려워 서초터널 안에 1천 대 가량의 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연료가 소진된 차를 놓고 터널을 벗어난 운전자들도 있어서 정체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터널 내 남은 운전자들은 식수를 얻으러 다른 차량에 도움을 요청하고, 화장실을 찾아 헤매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터널 내 있는 한 운전자는 "노약자와 어린이들에게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양재 쪽으로 나오는 길에 차량이 꽉 차 있는데 해소가 안 된다. 갇힌 사람들에게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식수라도 공급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터널 내 문제는 양재IC 일대를 통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은 일부 신고가 있었지만 신고자가 스스로 취소했거나, 배수 지원 등 상황으로 인해 출동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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