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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세 입학' 이어 '외고 폐지'도 뭇매…궁지 몰린 박순애 '잠수모드'


입력 2022.08.07 10:59 수정 2022.08.07 10:59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사전 예고 없이 '깜짝발표' 논란…尹정부 국정과제와도 배치

12일까지 공식일정 취소…사퇴 논란에 언론 접촉 피해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만 6세에서 만 5세로 하향하는 학제개편안 검토 및 추진에 나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학 연령 하향과 관련해 교원과 학부모 등 각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학부모 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만 6세에서 만 5세로 하향하는 학제개편안 검토 및 추진에 나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학 연령 하향과 관련해 교원과 학부모 등 각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학부모 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내놓은 교육정책이 잇달아 뭇매를 맞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 추진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논란을 일으키더니 이번엔 외국어고등학교(외고)를 비롯한 고교체제 개편안 졸속 발표로 도마에 올랐다. 궁지에 몰린 박 부총리는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잠수 모드’에 들어갔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 부총리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외고를 폐지하거나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대통령 공약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이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등장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안 발표와 같은 방식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에 ‘다양한 학교유형을 마련하는 고교체제 개편’을 언급했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당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 계획을 뒤집고 이들 고교를 존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박 부총리가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외고 폐지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상황은 뒤바뀌었다. 당시 박 부총리는 “자사고는 존치하되, 외고는 폐지 또는 전환, 일반고로 해서 외국어뿐만 아니고 다양한 분야의 어떤 교과 과정을 통해서 특수 목적을 갖도록 하는 형식으로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1일 정례브리핑에서도 최성부 교육부 대변인이 “외고의 경우 미래사회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어 폐지 또는 외국어교과 특성화학교 등으로 전환을 검토한다”며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이는 전국의 외고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전국 30개 외고 교장들로 구성된 전국외국어고등학교장협의회는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외고 폐지 검토’ 발표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시대착오적이고 반교육적”이라고 비난했다.


발표 방식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에서 헌법상 국민에게 보장된 교육받을 권리와 자유, 교육의 다양성, 학생의 교육선택권 보장 등을 강조했음에도 토론이나 공청회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교육 정책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도 지난 5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 장관의 일방적인 발표는 졸속 행정”이라며 “백년지대계인 교육 정책을 졸속으로 발표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교육부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연말까지 외고를 포함한 고교체제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버텼다.


만 5세 입학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박 부총리는 외고 폐지 논란까지 더해져 사면초가에 몰린 모습이다.


이를 감안한 듯 박 부총리는 공개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언론과의 접촉을 사실상 단절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학기 방역·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한 이후 당분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브리핑 이후 질의응답 없이 취재진을 피해 청사를 떠나 논란을 일으켰던 박 부총리는 당일 오후 국회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책 토론회와 다음날 예정돼 있던 서울 우이유치원 현장방문을 모두 취소했다.


8일 예정된 비상경제장관회의와 12일 열릴 코로나19 대응 교육부 일일점검 회의에도 박 부총리는 빠지고 장상윤 차관이 대신 참석한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는 것을 제외하면 12일까지 다른 공개일정은 없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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