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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 없어도 훈풍…알짜 공모주 전성시대


입력 2022.07.20 15:35 수정 2022.07.20 15:36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하반기 공모청약 연이어 4자리수 경쟁률

‘쏘카·WCP’ 등 IPO대어 몸값 낮추기 동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초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조(兆) 단위의 기업공개(IPO)가 실종됐음에도 공모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사업경쟁력을 갖춘 알짜기업들이 합리적인 몸값 설정으로 상장에 도전하며 공모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영향이다. 몸값 낮추기에 '대어'도 동참하는 분위기라 하반기 공모시장 분위기 반전이 기대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성일하이텍은 오는 28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이달 11~12일 진행된 성일하이텍의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786개의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2269.7대 1을 기록했다.


성일하이텍은 일반청약에서도 흥행몰이를 이어갔다. 지난 18일~19일 이틀 간 진행한 공모 청약에서 증거금은 20조원이 넘게 몰렸다.


IPO 과정에서 각종 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성일하이텍이지만, 회사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회사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6135억원으로, 이날 기준 코스닥 시총 순위 102위에 불과하다.


증권업계는 성일하이텍의 IPO흥행에 대해 합리적으로 몸값을 책정한 것이 주효했다고 진단했다. 연이은 공모가 뻥튀기 논란으로 시장이 몸살을 앓던 것으로 고려하면 주목 받을 부분이라는 평가다.


유진투자증권은 성일하이텍의 공모 희망가 밴드(4만700원~4만7500원)에 대해 국내 유사업체의 2022년 1분기 기준 최근 12개월 실적 평균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EV/EBITDA)과 비교하면 27.8~38.2% 할인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성일하이텍 뿐만 아니라 최근 IPO시장에는 합리적인 몸값 설정으로 공모 흥행에 성공하는 알짜기업들이 쏟아지고 있다. 평가액 대비 할인율을 40% 이상 적용하는 기업도 관측된다.


예로 이달 코스닥에 상장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코난테크놀로지는 일반청약에서 경쟁률 1386.86대 1을 기록했고, 비슷한 시기 상장한 자율주행차용 시스템 반도체 기업 넥스트칩도 일반청약 결과 1727대 1로 주목 받았다.


공모주들은 상장 후에도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상장한 새내기주 4종목 중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종목은 영창케미칼이 유일하다.


거품을 지운 공모가와 사업경쟁력이 IPO 흥행에 성공 공식이 되며 이를 따르는 기업도 늘고 있다. 몸값 낮추기에 시총 1조원 이상으로 평가 받는 대어들까지 동참하며 하반기 공모 시장은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한 차량공유 플랫폼 업체 쏘카는 희망 공모가로 3만4000~4만5000원을 제시했다. 밴드 기준 예상 시총은 1조2060억~1조5943억원이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거론되면 쏘카의 기업 가치 3조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2차전지 분리막 업체인 WCP도 눈높이를 낮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WCP는 희망 공모가로 8만~10만원을 제시했는데, 이를 시총으로 환산하면 2조7208억~3조4009억원이다. 4조까지 몸값이 책정되던 것을 고려하며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비록 현재 공모주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기는 하나 업계 내 높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업들이 1호 상장사로 나설 경우 가파른 실적 상승세와 뚜렷한 미래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투자 매력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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