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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에 빠지다①] ‘힙’해진 전통술·한복…MZ세대 겨냥하는 ‘전통’


입력 2022.07.07 14:14 수정 2022.07.07 14:1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박재범의 원소주 인기부터 전통술 다룬 예능 등장

K-아이템 해외에 전파하는 예능프로그램도 곧 방송

“다른 나라 술들은 해외에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소주는 모르더라…소주도 미국의 라운지, 바에 껴있으면 멋있지 않을까 싶다. 주변에서 좋아해 주고 응원해주니 뿌듯하고 잔치가 된 것 같아 좋다.”


래퍼 박재범이 최근 전통주 ‘원소주’를 론칭, 젊은 층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박재범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원소주 론칭 이유를 이와 같이 설명하면서 한국의 술을 해외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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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의 원소주는 국산 쌀 100%를 활용, 강원도 원주의 ‘모월’과 충청북도 충주의 ‘고헌정’ 등 국내 유명 양조장과 협업해 만든 전통주다. 우리나라 화폐단위인 ‘원’과 동전을 메인 모티브로 디자인이 됐으며, 병 라벨에는 태극기의 사괘와 태극 문양도 포함됐다.


초기 생산 물량 2만 명이 2주 만에 소진되는 등 출시 직후부터 완판 행렬이 이어졌으며,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에도 많은 인원들이 몰리고 있다. ‘어른들의 술’로 인식되던 전통주가 젊은 층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박재범이 보여준 셈이다.


가수 임창정과 조은술세종이 협업해 국산 쌀로 빚은 소주 ‘소주 한잔’도 출시될 예정이며, 넷플릭스 토크쇼 ‘백스피릿’ 등을 통해 전통주의 매력을 전한 백종원 또한 최근 얼음에 타 먹는 막걸리를 출시하는 등 스타들 또한 젊은 층을 겨냥하는 시도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어 전통주 열풍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는 예능프로그램도 생겨났다. tvN스토리, ENA채널 공동 제작 예능 프로그램 ‘이번주도 잘 부탁해’에서는 배우 성동일, 고창석이 우리나라 전통주를 소개하고, 어울리는 안주도 만들어보면서 전통주의 매력을 전파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문태주 PD는 “전통주는 올드하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엔 젊은 세대들도 좋아하고 ‘핫’한 면이 있어 대중화해보면 어떨까 싶었다”라고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밝히면서 “두 분을 모시고 성수동 전통주 가게에 찾아갔는데 전통주를 발전시키려는 젊은 세대의 열정을 보고 정말 기뻐하시더라”라고 직접 전통주 만들기에 뛰어드는 청년들의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창석 또한 제작발표회 당시 “전통주라고 하면 장인들만 계신 줄 알았는데 젊은 친구들이 새로운 전통주를 만드는데 진심이더라”라는 증언을 덧붙였었다.


물론 지난 2018년에도 히스토리채널에서 전통주를 다루는 예능프로그램 ‘말술클럽’이 방송되는가 하면,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전통주 명인을 찾아가는 장면들이 여러 차례 담긴 바 있다. 다만 과거에는 전통주가 만들어지는 배경, 역사, 문화 등에 집중하는 교양형 접근이 다수였다면, 지금은 ‘청년들도 함께 즐기는 전통술’이 프로그램의 바탕이 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외국인, 또는 연예인들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제공되던 한옥의 활용도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tvN에서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윤스테이’에서는 외국인들이 한옥 펜션에 머무르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담아내 주목을 받았었다. 외국인들의 한옥 체험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은 이전 프로그램들과 유사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외국인은 물론 누구나 방문해 한옥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공간으로 소개하면서 한옥이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다.


한복을 새롭게 즐기는 청춘이 주인공으로 나서기도 한다. 자신만의 꽃길을 찾아 나선 수상한 ‘요즘 것들’의 이야기를 담는 KBS2 예능프로그램 ‘요즘 것들이 수상해’에는 한복 디자이너 요상이가 출연, 화려한 한복 차림으로 등장해 이목을 끌었었다. 그는 자신의 힙한 한복 스타일에 대해 “‘생활 한복’이라고 하면 어른들은 개량 한복을 생각하실 텐데, 각자 모두가 가진 스타일이 있는 건데 하나의 스타일로만 표현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스타일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자신의 한복 디자인 철학을 밝혔다.


힙한 아이템으로 거듭난 전통 아이템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도 생겨났다. 방송을 앞둔 MBC 새 예능프로그램 ‘도포자락 휘날리며’는 한류 전령사 5인이 전 세계를 누비며 한국의 전통이 담긴 아이템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황지영 PD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전통 힙(hip)’이라고 부르며 하나의 트렌드가 된 K-아이템들이 많아 깜짝 놀랐다. ‘기념품’ 하면 떠오르는 뻔한 이미지와 달리 요즘 MZ 세대들이 왜 열광하는지, 왜 ‘힙’하다고 느끼는지 알 것 같았다”라며 전통 아이템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를 전했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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