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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째 박용택, 영구결번의 조건과 모든 것


입력 2022.07.05 06:49 수정 2022.07.05 06:5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KBO리그 역사상 16번째, LG 구단 3번째 영구결번

특출한 기량은 물론 팀에 대한 헌신, 인기까지 갖춰야

박용택 영구결번. ⓒ 뉴시스 박용택 영구결번. ⓒ 뉴시스

LG맨 박용택이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16번째 영구결번 조치된 레전드로 족적을 남겼다.


LG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박용택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을 거행했다.


프로 데뷔 후 19년간 LG에서만 뛴 박용택은 현역 시절 22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8, 2504안타 213홈런 1192타점 1259득점 313도루를 기록한 뒤 2020시즌 후 은퇴했다.


자신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이 열리는 이날 박용택은 특별 엔트리로 등록해 LG 유니폼을 입고 다시 잠실야구장에 섰다. 그리고 그가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 ‘33번’은 LG 구단의 영구결번 처리가 돼 그 누구도 달 수 없는 역사로 남게 됐다.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최초의 영구결번은 지난 1935년 NFL 뉴욕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 레이 플래허티 등번호 1번이다. 야구에서는 그로부터 4년 뒤 뉴욕 양키스의 루 게릭(4번)이 영구결번이 됐고 최초의 흑인선수 재키 로빈슨의 42번은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사례다.


KBO리그에서의 최초 영구결번은 1986년 안타깝게 사망한 OB 베어스의 포수 김영신(54번)이다. 김영신의 경우 프로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않았으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사연을 기리기 위해 구단 측이 54번을 영구결번 조치했다.


이후 4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KBO리그 각 구단들은 수많은 전설들을 배출했고, 이번 박용택까지 총 16명의 선수들이 사용했던 등번호가 영구결번 조치됐다.


구단별로 살펴보면 한화 이글스가 4명(장종훈, 정민철, 송진우, 김태균)으로 가장 많고 구단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히어로즈와 NC, KT는 아직 영구결번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영구결번 리스트. ⓒ 데일리안 스포츠 영구결번 리스트. ⓒ 데일리안 스포츠

영구결번은 말 그대로 해당 등번호를 앞으로 그 어떤 선수도 사용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당연히 인기와 성적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들에게 헌액 되는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김영신을 제외하고 영구결번이 된 전설들은 뛰어난 성적으로 시대를 지배했던 특급 선수들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프랜차이즈 스타 또는 팀에 대한 헌신이 남달랐던 사연까지 지녀야 한다. 즉, 선수 생활 내내 한 팀의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 대부분이며, 양준혁과 박경완 등 잠시 팀을 떠났어도 자의에 의한 이적이 아닌 경우도 프랜차이즈 스타로 인정하곤 한다.


한편, LG 트윈스 레전드들 중 최초의 영구결번이 된 김용수(41번)는 현역 시절 MVP, 골든글러브를 획득하지 못한 반면, 두 차례 우승에 크게 기여한 바 있으며, 이병규와 박용택은 우승 경험이 없었지만 특출했던 기량과 인기 스타라는 점이 반영돼 자신들의 등번호는 구단 역사에 아로새길 수 있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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