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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후분석시스템’ 통해 한전 발주 입찰서 400억원대 담합 포착


입력 2022.07.03 12:00 수정 2022.07.02 15:58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공정위, 맨홀뚜껑 입찰담합한 세계주철 등 5개사 적발

시정명령·과징금 총 21억3500만원 부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조달청과 한국전력공사가 2011년 9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구매한 총 400억원 규모 1016건의 맨홀뚜껑 입찰에서 ㈜세계주철·㈜일산금속·㈜대광주철·㈜한국주조·㈜정원주철 등 5개 사가 담합했다고 3일 밝혔다.


공정위는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혐의로 5개 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1억3500만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한전 구매 맨홀뚜껑 생산업체 간 상생을 이유로 조달청·한전이 발주한 각 입찰에서 사업자 간 누적 낙찰물량이 동일 또는 유사해지도록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들러리를 정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해 입찰에 참가했다.


담합한 1016건의 맨홀뚜껑 구매 입찰에 참가했고, 그 결과 997건을 담합 가담업체가 낙찰받았다. 5개 사 중 한국주조는 2012년 5월부터, 정원주철은 2019년 4월부터 담합에 가담했다.


맨홀뚜껑은 지하의 수도관이나 전기배선 등을 점검·수리 또는 청소하기 위해 사람이나 장비가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맨홀의 덮개이며, 한전이 구매한 맨홀뚜껑은 잠금장치의 형태에 따라 이탈방지형·물림형·스프링잠금형 등으로 구분된다.


맨홀뚜껑 예시 ⓒ공정위 맨홀뚜껑 예시 ⓒ공정위

맨홀뚜껑의 구매방식이 단체수의계약이나 연간단가계약 방식에서 2010년 8월 조달청을 통한 다수 공급자계약과 한전 경쟁입찰(이탈방지형 맨홀뚜껑 구매)로 변경되면서부터 사업자 간 경쟁체제가 시작됐다.


또한 한전의 물림형 맨홀뚜껑 발주물량이 급증(2010년 905개→2012년 5681개)하면서 이탈방지형을 제조하던 사업자가 물림형 시장에까지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이에 사업자들은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다수 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입찰과 한전 경쟁입찰의 누적 낙찰물량이 사업자들 간 동일 또는 유사하게 유지되도록 입찰담합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이번 담합은 공정위에서 운영 중인 ‘입찰 담합 징후분석시스템’을 통해 공공기관 입찰에서 담합징후를 포착해 조사·제재한 사안이다.


징후분석시스템은 조달청 등 16개 공공기관의 입찰정보를 온라인으로 전송받아 입찰담합의 징후를 계량적으로 분석하고 수집한 입찰정보를 검색·비교해 조사·처리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공기관 자체 발주 영역에서 은밀히 유지된 담합을 입찰 담합 분석 시스템을 통해 직권으로 인지하고 적발·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공공분야 입찰 담합징후를 지속 감시하고 징후 포착 시 신속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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