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맨홀뚜껑 입찰담합한 세계주철 등 5개사 적발
시정명령·과징금 총 21억3500만원 부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조달청과 한국전력공사가 2011년 9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구매한 총 400억원 규모 1016건의 맨홀뚜껑 입찰에서 ㈜세계주철·㈜일산금속·㈜대광주철·㈜한국주조·㈜정원주철 등 5개 사가 담합했다고 3일 밝혔다.
공정위는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혐의로 5개 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1억3500만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한전 구매 맨홀뚜껑 생산업체 간 상생을 이유로 조달청·한전이 발주한 각 입찰에서 사업자 간 누적 낙찰물량이 동일 또는 유사해지도록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들러리를 정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해 입찰에 참가했다.
담합한 1016건의 맨홀뚜껑 구매 입찰에 참가했고, 그 결과 997건을 담합 가담업체가 낙찰받았다. 5개 사 중 한국주조는 2012년 5월부터, 정원주철은 2019년 4월부터 담합에 가담했다.
맨홀뚜껑은 지하의 수도관이나 전기배선 등을 점검·수리 또는 청소하기 위해 사람이나 장비가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맨홀의 덮개이며, 한전이 구매한 맨홀뚜껑은 잠금장치의 형태에 따라 이탈방지형·물림형·스프링잠금형 등으로 구분된다.
맨홀뚜껑의 구매방식이 단체수의계약이나 연간단가계약 방식에서 2010년 8월 조달청을 통한 다수 공급자계약과 한전 경쟁입찰(이탈방지형 맨홀뚜껑 구매)로 변경되면서부터 사업자 간 경쟁체제가 시작됐다.
또한 한전의 물림형 맨홀뚜껑 발주물량이 급증(2010년 905개→2012년 5681개)하면서 이탈방지형을 제조하던 사업자가 물림형 시장에까지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이에 사업자들은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다수 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입찰과 한전 경쟁입찰의 누적 낙찰물량이 사업자들 간 동일 또는 유사하게 유지되도록 입찰담합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이번 담합은 공정위에서 운영 중인 ‘입찰 담합 징후분석시스템’을 통해 공공기관 입찰에서 담합징후를 포착해 조사·제재한 사안이다.
징후분석시스템은 조달청 등 16개 공공기관의 입찰정보를 온라인으로 전송받아 입찰담합의 징후를 계량적으로 분석하고 수집한 입찰정보를 검색·비교해 조사·처리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공기관 자체 발주 영역에서 은밀히 유지된 담합을 입찰 담합 분석 시스템을 통해 직권으로 인지하고 적발·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공공분야 입찰 담합징후를 지속 감시하고 징후 포착 시 신속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