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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저변 넓히는 안철수…고조되는 당권 다툼


입력 2022.07.01 14:46 수정 2022.07.01 14:47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安, 이달 내 '국정과제 공부모임' 출범 예고

'정점식 추천, 미래혁신포럼 참석' 등 앞선

친윤 접점 확대 이어 '세력 형성' 관측 등장

당권 획득 가능성 놓고는 의견 서로 엇갈려

성남 분당갑 6·1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성남 분당갑 6·1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공부 모임' 조직을 선언하면서 당내에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정치권에선 친윤(親尹)의원들과 접점 늘려온데다 공부 모임으로 계파형성에까지 성공할 경우 안 의원의 저변이 당권 도전으로까지 넓어질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온다. 안 의원의 차기 당권 확보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안 의원의 세력이 빈약하다는 이유로 험난할 것이란 전망과, 친윤 세력과 손을 잡을 경우 유력한 차기 당권 도전자로 떠오를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결정한 110대 국정과제를 공부하기 위한 '당·정(여당·정부) 연계 토론모임'을 이번 달 내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안 의원은 전날 "국정과제들이 하나하나 간단하지 않다. 어느 정도 제대로 개념을 갖고 공부하는 게 필요하다"고 모임 조직의 이유를 설명했다.


당내에선 안 의원이 공부모임을 띄운 이유가 '당권 도전'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것 이외에 다른 의미가 없는 순수한 공부모임은 없다"며 "장제원 의원이 '민들레' 모임을 주도했다가 당내 반발에 막힌 것도 계파 형성의 의도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던 점을 고려하면 안 의원이 공부 모임을 만드는 것 역시 같은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최근 공부모임 열풍이 불고 있다. 앞서 김기현 의원은 지난 22일 총 47명의 의원들과 '새미래'(혁신24 새로운 미래)를 출범하면서 공부모임의 출발을 알렸다. 이용호 의원은 조만간 '민들레'(민심을 들어 볼래) 모임을 발족할 예정이다.


초기 '민들레'를 주도했던 친윤계 핵심 인사인 장제원 의원은 지난 27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연사로 초청해 56명의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미래혁신포럼' 행사를 개최했다. 안 의원은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예정에도 없던 축사를 맡기도 했다. 특히 정진석, 권성동 등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이 행사에 함께했던 만큼 안 의원이 친윤계와의 접점 확대에 나섰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외에도 정치권에선 안 의원의 지난 28일 수도권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에 참석과 국민의힘과 합당 당시 조건이었던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 중 1명으로 친윤계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을 추천한 것 역시 접점 확대 시도로 보고 있다.


(왼쪽부터)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왼쪽부터)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 일각에선 안 의원이 공부모임을 만들겠단 발언을 띄운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박성민 의원이 당대표 비서실장 자리에서 사임하면서 이준석 대표와 대통령실 간 연결고리가 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 시점에서 안 의원이 공부모임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오는 7일 이 대표에게 걸린 '성상납 의혹'에 대한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공부모임 얘기를 꺼낸 것을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자진사퇴설을 스스로 일축했지만, 당내에선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수준의 징계가 나올 경우 이 대표가 임기를 다 채우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에 심의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안 의원이 공부 모임을 띄운 것이 차기 당대표를 노리기 위한 움직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철수 의원이 인수위원장 자리를 맡으면서 국정과제를 만든 지가 2개월이 다 돼가고, 보궐 승리로 국회로 들어 온지도 한 달이 다 됐다"며 "단순 공부를 위한 모임이었다면 국회 입성 즉시, 다른 곳에 공표하지 않고 조용히 모였으면 됐을 텐데 이준석 대표가 수세에 몰린 같은 날 모임 발족을 띄운 다는 건 충분히 당권 도전을 암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의 이 같은 시도가 실제 당권으로 이어질지 여부에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여전히 안 의원과 함께할 수 있는 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다만 다른 쪽에서는 안 의원의 당권 도전이 친윤계의 의도와 맞는 부분이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는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차기 당권이 대중에게 너무 깊게 '친윤'으로 인식된 인사에게 돌아갈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당 장악 시도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며 "당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친윤 그룹이 안정적인 공천권과 총선 지휘권을 맡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가 안철수 의원인 만큼 부족한 당내 세력은 앞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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