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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성폭력 감싸나…포스코 최정우, 아직도 사과않고 ‘버티기’


입력 2022.06.30 11:50 수정 2022.06.30 11:51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포스코, 사내 성폭력 사건 발생…뒤늦은 수습에 ‘뭇매’

김학동 부회장 뒤에 숨은 최정우 회장에 비난 거세

최 회장, 지난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안정장치 마련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빌딩 전경 ⓒ데일리안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빌딩 전경 ⓒ데일리안

최근 성윤리 위반 사건으로 포스코가 쇄신에 나섰지만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정작 그룹을 책임지고 있는 최정우 회장이 김학동 부회장 뒤에 숨어 일언반구도 없는 모습을 취하고 있어서다. 비난의 화살이 최정우 회장을 겨냥한 이상 책임론에서 자유롭진 못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성윤리 위반행위 ZERO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쇄신 계획을 세웠다.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기관에서 도움을 받아 성윤리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계획에 앞서서는 ‘선 인사조치·후 조사’ 규칙도 세웠다. 모든 성윤리 관련 비위에 대해 관련자는 물론 관리자의 책임도 엄중히 묻겠단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평이 나온다. 사내 성폭력 사건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부랴부랴 여론 무마에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근무하는 A씨는 지난 7일 3년간 지속적으로 성폭력에 당했다며 직원 4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김학동 부회장은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던 회사와 임직원분들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외부에 비춰지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도 너무나도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그간 소홀하거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하고 과감하게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친환경·스마트 고로로 재탄생한 광양제철소 4고로에 화입(火入)을 하고 있다. ⓒ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친환경·스마트 고로로 재탄생한 광양제철소 4고로에 화입(火入)을 하고 있다. ⓒ포스코

하지만 김학동 부회장의 사과에도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최정우 회장이 직접 하지 않는 이상 여론이 쉽게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사회연대포럼 등 포항지역 6개 시민사회·노동단체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최정우 회장이 직접 사과 및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임직원들마저 최 회장을 비판하고 있다. 포스코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오는 7일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 회장 퇴진 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도 이날 함께 참여한다.


지회는 “최근 1년 사이 성윤리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것만 4건이 넘었지만 모두 흐지부지 마무리됐다”며 “이런 사태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포스코의 군대식 조직문화에 있다. 최 회장 등 경영진이 수수방관하면서 사태를 덮으려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은 하루 이틀일도 아니다. 지난해 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을 땐 ‘허리 통증’을 빌미로 불출석 사유를 보냈으며, 산업재해가 잇달아 발생했을 때도 뒤늦게 사고 현장을 찾아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사과했다.


나름대로 내세울 명분이 있긴 하다. 지난 3월 2일 포스코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포스코홀딩스 회장인 최 회장은 사업회사 포스코에서 발생한 사안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성폭력 사건이 최 회장의 재임 시절인 2018부터 이어졌음에도, 현 상황에서는 최 회장이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성폭력 사건 외에 사업회사의 중대재해 관련 이슈로부터도 자유롭다. 마침 중대재해특별법이 시행되는 시점에 지주회사 체제가 출범해 최 회장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재계 관계자는 “어쨌든 최 회장은 지주회사 사장이니 자회사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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