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불법게임 무방비 노출…스팀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언제쯤


입력 2022.06.29 13:25 수정 2022.06.29 13:25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게임위, 스팀 성인물 게임 '민원'에 서비스 중단 요청

선정성 높은 심의 불가 게임이지만 불법 유통

스팀 '자체등급분류사업자' 거부로 사후 대응 한계

스팀 로고.ⓒ스팀 스팀 로고.ⓒ스팀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의 불법 게임물 유통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스팀이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되지 않은 탓에 선정성, 폭력성을 지닌 게임들이 무방비로 유통되고 있어서다. 급기야 일부 국내 이용자가 성인물 게임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대응에 나섰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팀에서 판매되는 성인용 게임 ‘오크 마사지(OrcMassage)’와 ‘인큐버스(Incubus)’는 게임물위 요청에 따라 국내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해당 게임을 즐겼던 게이머들은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나서서 성인물 게임에 칼을 빼든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다만 이같은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 게임위가 서비스 중단을 요청한 이유는 해당 게임에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게임이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노출하는 선정성이 높은 성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나이제한이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위는 행정기관으로서 민원이 제기되면 규정대로 처리할 의무가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해당 게임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민원이 들어와 모니터링을 한 결과 등급분류 ‘거부’ 수준으로 선정성이 높아 서비스 중단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스팀 '오크 마사지' 게임 서비스 중단 안내 공지.ⓒ스팀 스팀 '오크 마사지' 게임 서비스 중단 안내 공지.ⓒ스팀

이번 성인물 게임 차단 논란은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구글, 애플 , 에픽게임즈 등 인증받은 게임 플랫폼을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해 자율적으로 게임 등급을 매길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내에 게임을 유통·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등급 분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에 게임위는 지속적으로 스팀에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지정을 요청했으나 스팀은 응하지 않고 있다. 다수의 스팀 게임들이 한글화를 지원하고 국내 이용자들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심의를 받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때문에 스팀의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불법 게임물이 등급분류를 받지 않고 무방비 상태로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위 입장에서는 이번처럼 민원이 요청될 때마다 스팀에 서비스 중단을 요청하는 등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


스팀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신청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알려진다. 자체 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되려면 국내 지사를 설립해야 하고, 심의 전담 인력 등 고용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되는 대로 대응할 것”이라며“스팀에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를 신청하고 입점 게임이 등급분류를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지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는 “게임위가 해외 게임 플랫폼에 제재를 가할 경우 자칫 한국의 규제가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게임위가 나름의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회색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소통의 창구를 마련해 민원이 제기되지 전에 필터링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최은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