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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PD들⑳]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 엄진석 PD가 담는 ‘대화’의 매력


입력 2022.06.16 12:57 수정 2022.06.16 12:5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게스트들 이야기 울림 있게 전달 되려면 서사가 쌓여야…켜켜이 쌓인 것들을 담아내야만 그들의 스토리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

앞으로도 더 재밌고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할 것이다.”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왓챠 오리지널 예능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는 강호동, 이용진, 양세찬 도깨비 3인방이 성공한 사람들의 지혜를 빼앗아 인생의 비결을 알려주는 지혜 강탈 토크쇼다.


ⓒ엄진석 PD ⓒ엄진석 PD

현재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에서 예능을 연출 중인 엄진석 PD는 왓챠와 손을 잡고 처음으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진출했다. 왓챠라는 플랫폼에서 새로운 시청자들을 만나는 것은 물론, 이후에는 디스커버리 채널에서도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디스커버리+를 통해서는 아시아 시청자들과도 만난다.


엄 PD는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를 토크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인 만큼 다양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드라마, 영화도 그렇지만 예능은 코드가 다를 수 있다. 웃음 코드라는 게. 물론 국내 시청자 분들에게 공감을 얻고지 기획이 됐다. 그러나 사람의 삶을 다루는 이야기다 보니까, 여기서 울림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MC와 게스트들의 대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토크 프로그램이라는 포맷은 이미 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OTT를 통해 공개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파격적인 설정이 아닌, 토크라는 다소 평범한 소재를 선택한 것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것이다. 엄 PD는 프로그램이 담는 주제, 게스트, MC의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매력이 탄생할 수 있다고 믿었다.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다. 그리고 이것을 재밌고 또 편안하게 전달할 수 있는 우리만의 장치에 대해 고민을 했다. 맛집에 가면, 그 비법이 궁금하지 않나. 토크를 통해 누군가의 성공 비결을 빼앗아 보자는 콘셉트를 생각했다. 강탈이라는 것을 예능적으로 풀어내면 웃음 코드가 생길 것 같았다. 도깨비라는 설정도 마찬가지다. 딸이 있는데, 도깨비 책을 보고 있더라.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을 줄 것 같았다. 여기에 강호동이 분장을 하면 재미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왓챠 ⓒ왓챠

1시간, 또는 1시간이 훌쩍 넘는 긴 러닝타임도 여느 OTT 콘텐츠들과는 달랐다. 그러나 이 역시도 엄 PD의 의도였다. 연돈 사장 부부부터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활약했던 배우 남우현과 재찬, 그룹 세븐틴까지. 장르, 나이 불문 다양한 게스트들이 펼쳐놓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내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이들의 토크를 오롯이 담아내는 데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 PD의 선택이 결국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만의 차별화를 만들고 있었다.


“20분, 25분 정도로 짧게 담아내는 토크쇼도 있지만, 게스트들의 이야기가 울림 있게 전달이 되려면 서사가 쌓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켜켜이 쌓인 것들을 담아내야만 그들의 스토리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숏폼에 익숙한 분들이 지루해서 넘어갈 수도 있다. 이에 토크는 내용은 나누되, 이것이 유기적으로 엮일 수 있도록 의도했다. 지루하지 않게 보실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엄 PD 또한 이 과정에서 그간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배울 수 있었다.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가 성공한 사람들을 초대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꼭 물질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프로그램의 의도를 게스트들을 통해 직접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가 시청자들에게도 닿기를 바랐다.


“연돈 사장님도 그러셨다. 억대를 번다고 그게 행복이 아니라고. 좁은 공간에서 살다가 넓은 아파트에 살게 됐지만, 그곳에 살아서 행복한 게 아니라 아이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기쁨을 느낄 수도 있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는데, 사랑을 느끼고 살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도 그렇다는 걸 느꼈다. 각자 사랑, 행복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이 콘텐츠를 보는 순간만이라도 희망을 느끼고, ‘내일은 이렇게 살아봐야지’ 이런 걸 느끼셨으면 한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과 더 다양한 대화를 나누며 계속해서 의미를 전하고 싶단 엄 PD였다. 엔데믹 전환 후 더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진 지금, 또 다른 사람들과 새로운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메시지를 확장해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지금은 세트 안에 갇혀있었지만, 이제 코로나19 상황도 나아지면 해외에서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지금은 하고 있는 것에 충실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도 더 재밌고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할 것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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