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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의 결정적 장면㊱] ‘장미맨션’ 시즌2, 언제 시작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입력 2022.06.13 13:00 수정 2022.06.13 13:00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장미맨션' 시즌1의 두 축, 배우 임지연(송지나 역)과 윤균상(박민수 역) ⓒ이하 티빙 제공 '장미맨션' 시즌1의 두 축, 배우 임지연(송지나 역)과 윤균상(박민수 역) ⓒ이하 티빙 제공

용두사미, 멋지게 시작했다가 죽 쓰고 끝나는 콘텐츠들이 숱한데 티빙 드라마 ‘장미맨션’은 반대의 경우다. 시작은 아쉬웠으나 그때 접지 않으면 멈출 수가 없다. 오후에 시작했다가 다음 화를 보고 싶은 호기심을 누를 길이 없어 새벽이 돼버렸다.


딱 10화 중간에 멈췄다. 도대체 ‘장미맨션’(연출 창감독, 극본 유갑열, 제작 JTBC스튜디오·비에이엔터테인먼트·필름몬스터)은 몇 부 작이기에 10화를 달려왔는데 이야기가 기승전결의 승 단계인지 문득 의구심이 일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줄기차게 회를 이어 시청하다가 정신을 차리게 한 의문이었다. 흔히 16부작이라 해도 그 10화에 맞는 단계가 아니고, 20부작이라 해도 부족해 보였다.


정웅인과 이문식(왼쪽부터), 이런 좋은 배우들이 기초공사를 해줘야 작품이 탄탄하다 ⓒ 정웅인과 이문식(왼쪽부터), 이런 좋은 배우들이 기초공사를 해줘야 작품이 탄탄하다 ⓒ

포털사이트를 찾아보니 12부작. 헛, 마뜩잖게 시작했다가 스릴러의 깊이를 파 들어가며 흥미진진 시청자를 장미맨션 지하 10층에 가두더니 꺼내줄 생각이 없단 말인가? 뱀의 코끝으로 시작해 신나게 용을 그려가더니 끝내 뱀의 꼬리로 끝내겠다는 것인가.


그럴 리 없다. 숨을 골랐다. 9부작 하고도 반을 되짚었다. 12부작으로 끝내자면 도대체 향후 2.5부작이 어떻게 전개되면 결론에 이를 수 있는가. 상상 불가였다. 그래도 아홉 화 분량은 순조롭게 잘 달려왔으니, 운전수 창 감독을 믿는 마음으로 12화까지 몰두했다.


시즌2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 이미도. 부녀회장에서 숙자에서 '하늘증인교' 실세 한홍주로 실체를 드러낸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시즌2는 제작되어야 한다 ⓒ 시즌2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 이미도. 부녀회장에서 숙자에서 '하늘증인교' 실세 한홍주로 실체를 드러낸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시즌2는 제작되어야 한다 ⓒ

마지막 엔드 크레딧을 보는 순간 배신감이 일었다. 꼬박 ‘장미맨션’에 매달릴 만큼 재미있었고, 임지연 윤균상 이미도 김도윤 조달환 이문식 정웅인 이주영 고규필 등의 연기가 짜릿했기에 배신감은 점점 부풀었다.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 당장 다음 화를 이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배신감을 키웠다. 납치범은 잡고 살인범은 못 잡은 상황, 납치범은 납치범일 뿐 살인범이 아니라고 알려줘 놓고 드라마를 끝내면 어쩌나.


다시 포털을 열었다. 도대체 시즌2는 언제 공개되는지 검색했다. 어랏. 없다. 뒤져도 없다. 참을 수 없는 화가 ‘으악’ 소리로 터져 나왔다. 살면서 애인에게 배신도 당하고 지인에게 기만도 당했으나 드라마를 향해 이런 분노가 일 줄이야. 맞다, 애정이 있어야 미움도 있다. 애정의 크기에 증오는 비례한다.


시즌2에서 다시 보고 싶은 찰리 역의 배우 김도윤. 살아있기를, 그저 어딘가에 감금돼 있는 것이기를… ⓒ 시즌2에서 다시 보고 싶은 찰리 역의 배우 김도윤. 살아있기를, 그저 어딘가에 감금돼 있는 것이기를… ⓒ

시청자에서 기자가 되어야 하는 순간이다. 제작 관계자들에게 취재를 시작했다. 사심 취재이기도 하지만, 댓글들을 살펴보니 시즌2를 하니 마니 도대체 언제 시즌2를 하는 것이냐니, 정확한 정보의 부재에 속 터지는 시청자가 많다.


제가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모월 모일 시즌2가 공개된다고 합니다! 속 시원히 알려드리고 싶었다. 사과부터 해야겠다. 아무도 모른다. 울화가 치민다. 드라마 ‘지옥’처럼 시즌2를 보고 싶으나 시즌1만으로도 내적 타당도를 지닌 경우가 아니잖은가. 반드시 2편이 제작되고 공개되어야 하는 드라마 아닌가.


시즌2를 기다리며… ⓒ 시즌2를 기다리며… ⓒ

그나마 희소식이라면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이제 대본을 써야 하는 건 아니고, 시즌2 대본이 이미 탈고되어 프린트 완료돼 있단다. 기다림을 줄이는 반가운 얘기다. 하지만 거꾸로 화를 키우는 ‘팩트’이기도 하다. 대본도 완성돼 있는데 촬영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칼자루를 쥔 건 변화의 고심이 필요한 감독도 시즌1 촬영에 지친 배우도 아니다.


시청자 눈앞에 콘텐츠를 가져다 플랫폼이 핵이다. 설마 흡인력 높은 이 드라마를 다른 OTT(Over The Top, 인터넷TV)에 뺏길 요량은 아닐 터이니, 결단을 촉구한다. 시즌1 줄거리 잊기 전에, 낭만 스릴러 ‘장미맨션’의 긴장감이 식기 전에, 시즌2를 어서 보고 싶은 열망은 크나 그것을 가능하게 할 힘은 없는 시청자로서의 투정이다.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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