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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영공봉쇄 장기화에 항공업계 속앓이…유럽행 티켓도 '고공행진'


입력 2022.05.29 06:00 수정 2022.05.27 20:05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러 봉쇄에 유럽·미주 노선 2~3시간 더 걸려

늘어난 비행시간만큼 유류비 부담도 증가

덩달아 뛰는 항공 운임에 고민 깊어간다

보잉 787-9 ⓒ대한항공 보잉 787-9 ⓒ대한항공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름 러시아 영공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업계 속앓이가 계속되고 있다. 우회 항로 이용에 따라 커진 유류비 부담을 언제까지 감당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에서 유럽, 미주로 향하는 노선의 비행 시간은 평시 대비 2시간에서 4시간 가량 늘었다. 이들 노선은 러시아 영공이 막히면서 우회 노선을 이용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인천에서 출발해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노선이 중국이나 카자흐스탄, 터키 등을 경유하는 것으로 우회한다.


뉴욕, 애틀랜타, 시카고, 워싱턴, 보스턴, 토론토에서 인천을 향하는 미주 동부 노선은 알래스카 태평양을 통과하는 우회 항로로 비행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중순부터 러시아 노선 운항을 중단함과 동시에 유럽과 미국 노선은 우회 항로를 이용해왔다.


지난 25일 대한항공의 인천~파리 노선 비행 항로 ⓒflightrader24 지난 25일 대한항공의 인천~파리 노선 비행 항로 ⓒflightrader24

'인천~유럽' 노선의 비행시간은 편도 기준으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 45분 늘어났고, '미주 동부~인천' 노선의 경우 비행시간이 1시간에서 1시간 40분 증가했다.


항공사들로서는 길어진 비행시간만큼 추가로 들어가는 유류비가 부담이 되고 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연료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항공사들은 우선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우회 노선을 이용하면서 비용을 부담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항공사의 부담이 늘면, 유럽이나 미국으로 향하는 승객들의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항공 요금은 정부의 승인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항공사가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지만, 공시된 운임 구간 내에서는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요금을 책정할 수 있다.


항공 좌석은 공시된 운임 기간 내에서 8~12단계로 구분돼 판매된다. 항공사는 항공 수요를 고려해 비교적 싼 좌석부터 비싼 좌석을 골고루 판매한다.


그런데 현재는 항공사의 유류비 부담이 커진 데다, 수요 대비 공급이 적은 상황이라 비싼 좌석 위주로 판매될 수밖에 없다.


최근 티켓값이 고공행진하는 데는 이러한 배경이 깔려 있다. 대한항공을 기준으로, 올해 7월 인천~뉴욕 노선 왕복 항공권은 330만원에 판매되고 있고, 인천~파리 노선 역시 300만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더해 승객이 부담하는 유류할증료 역시 급등했다. 다음달 대한항공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3만7700원~29만3800원으로 거리 비례구간제가 실시된 지난 2016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단계인 19단계가 적용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운임이 결정되는 구조는 영업기밀이라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러시아 사태로 인한 유류비 손해 역시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러시아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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