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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다음이 기다려지는 배우 설현


입력 2022.05.23 07:59 수정 2022.05.23 07:5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012년 AOA로 데뷔

최근 '살인자의 쇼핑목록' 마쳐

무대 위를 누볐지만 이제 설현에게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린다. 걸그룹으로 데뷔해 청순함과 건강한 섹시함을 어필해 사랑받았던 설현. 이 자리에 오기까지 모험을 마다하지 않으며 대중이 생각하고 바라던 설현에서 용감하게 걸어 나와 오늘도 한 뼘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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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은 최근 종영한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에서 동네를 지키는 열혈 순경이자 한 남자만 20년을 사랑한 순애보 도아희로 대중과 만났다. 코미디 연기는 처음이었던 설현은 '도아희'라는 이름이 그를 설명하듯,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자신의 생각에 솔직한 캐릭터의 완급조절에 중점을 뒀다. 사랑하는 연인 대성(이광수 분)이 무시를 당하거나 살인자로 누명을 썼을 때 두고 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곧게 뻗어나갔다. 유쾌함을 더한 설현의 연기로 도아희 캐릭터는 한껏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졌다.


그렇다고 한없이 가볍지도 않았다. '도아희의 남자친구', '슈퍼집 아들'에 갇혀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대성이 자신의 이름과 적성을 찾을 수 있었던 건 도아희 진심 어린 충고와 덕분이었다. 설현은 코믹함과 진중함, 그리고 순경이라는 직업에 어울리는 액션까지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았다.


사실 이는 당연한 결과물이다. 설현이 올해로 연기를 시작한 지 벌써 10년째 되는 해다. 2012년 AOA로 데뷔해 그 해 KBS2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로 일찌감치 연기를 병행했다. 이후 드라마 SBS '못난이 주의보' KBS2 '오렌지 마멀레이드' JTBC '나의 나라' tvN '낮과 밤', 영화 '강남 1970' '살인자의 기억법' '안시성' 등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톡톡 튀는 발랄한 학생부터, 조선 초기 자신의 길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여인, 고구려 여장수 백하, 물불 가리지 않는 형사 등 유명세나 인지도에 기대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연기를 해왔다.


주로 아이돌이 연기할 때 자신이 쌓아온 이미지를 활용해 시너지를 내거나, 이로부터 기분 좋은 배신을 하는 행보로 반전을 선사한다. 후자는 위험도가 높다. 연기력이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다면 혹평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설현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자면 후자에 가깝다. AOA 활동할 때 항상 센터에서 그룹이 추구하는 섹시함의 정점에 있었지만, 무대 아래서 내려오면 치고받고 깨지며 무대 위에서의 모습을 지웠다.


물론 호의적이지 못한 평가를 받거나, AOA 그룹 내 왕따 사건으로 잡음이 일어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설현의 실패가 되지는 못했다. 말을 아끼며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나갔고 캐릭터가 아닌 배우로서도 치고받고 깨지며 전작에 비해 성장한 모습을 항상 보여줬다. 계단식 성장이 설현이 가진 무기다. 아직 설현이 두 발로 걸어 올라갈 창공은 여전히 드넓고 높다.


앞으로도 설현에게 '연기돌', '아이돌 출신'이라는 말은 계속 따라붙을 것이다. 이는 걸그룹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설현에게 행운이자 꼬리표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아이돌에 머무르기에 아쉬웠던 설현의 시작은 바로 지금부터다. 대중이 만들어놓은 상상 혹은 욕망을 언제나 기분 좋게 배신해왔던 설현이 아니었던가. 언제나 그의 다음이 궁금하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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