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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 정우성 “이정재와의 23년만 조우, 조심스러운 마음 컸다” [칸 리포트]


입력 2022.05.21 20:04 수정 2022.05.21 22:18        데일리안 (프랑스 칸) =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이정재와 너무 오랜만에 만나 좋았다…하지만 둘만 즐기는 상황이 만들지 않으려 더욱 날 세우며 치열하게 만들었다.”

“주제의식에서 벗어나지 않아 좋았다, 감독 이정재가 결국 관점 놓치지 않으려고 고민 했다는 게 보여 좋았다.”

배우 정우성이 절친한 동료인 배우 이정재와 23년 만에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오랜만에 찾은 칸 영화제도,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는 것도 물론 설레는 일이지만, 이정재와 함께해 더욱 의미가 있었다.


21일 오전(현지시간) 칸 영화제 메인 행사장인 팔레 드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는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영화 ‘헌트’ 주연 정우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메가박스 중앙 플러스엠 ⓒ메가박스 중앙 플러스엠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 첩보 액션 영화로, 지난 19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됐다.


이날 상영을 통해 이번 영화를 처음 접한 정우성은 이날의 경험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고 표현했다. 7분여간 이어진 기립박수가 어색하기도 했지만, 함께 최선을 다해 만든 작품에 쏟아지는 호응이 감격스러웠던 것이다.


“처음에는 너무 길어지니까 이정재와 ‘너무 긴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런데 관객들이 영화를 작업한 사람들에 대한 예우라고 할까. 그런 걸 아낌없이 표현을 해줘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이정재와의 포옹도)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둘이 한 작품에서 함께하는 모습이 비치니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극 중 평호(이정재 분)와 정도(정우성 분)은 서로를 끈질기게 의심하면서 갈등하다가도, 때로는 목표를 위해 함께 손을 잡기도 하는 등 복잡한 관계망을 통해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정재, 정우성은 이러한 감정과 관계의 파고를 능숙하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결과는 성공적이지만,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무려 23년 만에 이뤄진 조우에 큰 관심이 쏠렸었고, 이에 정우성도 이 만남에 부담감을 가지기도 했다.


“망설임보다는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어떤 조급한 마음을 버리려고 했다. 감독 이정재도 그랬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프로덕션이 시작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개인적으로도 (이정재와)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그간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뤄지지 않기도 했었다. 그래서 작품을 함께 할 때 조심스러운 마음이 컸다. 다만 우리에겐 특별하지만, 그렇다고 관객들에게 (우리의 만남이 이뤄졌으니) 특별하게 봐달라고 요구할 수 없는 것이지 않나. 그런 마음들로 조심스럽게 작업을 끝냈다.”


그래서 ‘헌트’를 촬영할 때도 선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이정재와의 작업은 물론 즐거웠지만, 너무 편하게만 접근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다.


“사실은 서로가 너무 오랜만에 해서 좋았다. 하지만 둘만 즐기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안 되지 않나. 이해해주고, 받아주고, 리액션도 분위기에 맞춰서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치열하게 했다. 현장에서는 오히려 날을 세우려고 했다. 이번 현장이 우리 둘이 대화를 안 한 시간이 길었던 때였던 것 같다.”


평호와 정도. 두 캐릭터 모두 입체적으로 표현이 돼 더욱 만족했다. 한 캐릭터에 아쉬움이 남았다면 지금처럼 즐겁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는 정우성은 과정은 물론, 결과까지 좋아 다행이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어려운 도전이었지 않나. ‘한 캐릭터는 잘했는데, 다른 캐릭터는 아쉽네’라는 생각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 물론 (우리를) 애정 해서 생각해주시는 것이겠지만, 그런 판단과 평가가 나올 때 속상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캐릭터가 붙을 때 조심스러웠다. 그런 요소들까지도 감내를 해야 하니까. 하지만 그걸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헌트’만의 메시지를 끝까지 관철시킨 ‘감독’ 이정재를 향한 칭찬도 이어졌다. 이것이 곧 ‘헌트’의 높은 완성도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좋았던 것이다. 정우성은 감독 이정재가 완성한 ‘헌트’에 대한 만족감을 거듭 표현했다.


“주제의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부분이 굉장히 좋더라. 여러 등장인물들이 있는데 그걸 지키려고 후반 작업에서도 노력을 했던 것 같다. 그걸 완성하기 위해 대화, 교감을 하고 충분히 이해를 할 수는 있어도, 완벽하게 이뤄지긴 어렵다. 특히 영상 작업을 할 때는 더 그렇다. 보고 느끼는 것과 결과 사이에 약간의 불이해가 있을 수 있지 않나. 하지만 감독 이정재가 결국 관점을 놓치지 않으려고 고민을 했다는 게 보여서 좋았다.”


동료 이정재를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늘 위로를 주고, 힘이 돼주는 든든한 존재라며 칭찬을 거듭할 때는 이정재를 향한 굳건한 신뢰감이 느껴졌다.


“늘 건강한 자극을 주는 즐거운 상대다. 바라봐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잘할 수도 있고, 잘못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들의 연속인 상황인데. (이정재는) 늘 바라봐주는 사람이다. 괜찮다는 무언의 마음을 전달해주는 그런 벗이다. 경쟁자라고는 생각을 안 한다. 건강한 자극을 주는 상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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