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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일로' 정의당…"성추행 은폐 사실 아냐" vs "2차 가해"


입력 2022.05.18 01:00 수정 2022.05.18 07:04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져

정의당 중앙선대위회의가 개최되는 모습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의당 중앙선대위회의가 개최되는 모습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성추행 은폐' 논란으로 내홍에 휩싸인 정의당이 '진실공방'까지 벌이며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7일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당 내 성추행을 당 지도부가 은폐하려 했다'는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의 주장과 관련해 "해당 사건은 당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A 위원장이 (강 전 대표) 옆자리에 앉는 과정에서 강 전 대표를 밀치면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있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 전 대표가 '이 사안을 성폭력으로 볼 문제는 아니지만 지방선거에 출마할 분이기 때문에 청년 당원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와 사과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당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에게 전달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전 대표가 '성폭력(성추행)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는 견해를 직접 밝힌 만큼, 당 차원의 은폐는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수석대변인은 "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공식적인 절차와 조치를 철저히 이행했다"며 "당 지도부가 사건을 묵살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배복주 정의당 젠더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 역시 "제가 (강 전 대표에게) 가장 먼저 물어 확인한 것은 성추행 여부"라며 "강 전 대표는 '(해당 사건을) 성추행으로 여기지는 않고 그럴(성추행)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을 했다"고 밝혔다.


배 위원장은 "분명한 것은 당시 (당 차원의) 판단 근거는 강 전 대표의 진술"이라고도 했다.


그는 "언제든지 입장이나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 전 대표의 '최초 입장'과 '현재 입장'이 달라졌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하기도 했다.


강민진, "성추행 아니다"는
'최초 발언' 가능성 인정하면서도
"피해호소 외면하는 게 올바른가"


하지만 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두 차례 입장을 밝히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성폭력을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표현하고 심지어 제가 그 용어를 썼다고 주장하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이 경악스럽다"며 "가해자의 행위를 성폭력(성추행)이 아니라고 규정해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배 위원장이 '최초 진술'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선 "(배 위원장과의 통화가) 공식 기구에서의 진술이 아니라, 친분 관계 속에서 나눈 사적인 소통이라고 인식했다"며 "저의 여러 혼란스럽고 두려운 마음을 그대로 이야기했다. 만약 배 위원장이 인지한 저의 입장이 '성추행이 아니다'는 것이었다면, 혼란스러움 속에서 제가 했을 수 있는 말 중 하나가 그(배 위원장)에게는 저의 최종 결론이라고 인지되었을 가능성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추행이 아니다'는 발언을 실제로 했을 수 있다면서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의 사적 발언이 공식적 최초 진술로 간주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강 전 대표는 "제가 내린 최종적인 결론은 선대위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이 사실(성추행)을 문제제기 하겠다는 것"이라며 "전혀 성추행의 성격이 아니고 문제가 없다는 최종적 입장을 정했다면, 굳이 선대위 공식 회의에서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어제 입장문을 통해 가해자의 행위를 성폭력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단 한 번의 연락도 없이 (당이) 다음날 '성폭력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는 것이 옳은가. 저는 지금 성폭력(성추행)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성폭력(성추행)이 아니라고 했다'며 저를 공격하는 데만 집중하고, 막상 피해호소는 외면하는 것이 올바른 대처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강 전 대표는 "제가 알던 정의당의 모습이 아니다"며 "가슴이 갈갈이(갈가리) 찢어진다. 성폭력이 아니라고 규정한 당 입장을 철회하고, 그러한 2차 가해 표현으로 저를 짓밟은 것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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