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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농사직썰㉝] 비만・당뇨・콜레스테롤…물렀거라 ‘도담쌀’ 나가신다


입력 2022.05.12 06:30 수정 2022.05.11 22:09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기능성 쌀’ 시장에서 발견한 보석

저항전분 우수성 입증으로 트렌드 주도

쌀은 밥이라는 편견 깬 도담쌀의 무한도전


현대인의 성인병인 비만, 당뇨, 콜레스테롤 예방에 탁월한 기능성 쌀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도담쌀은 기능성 쌀이라는 부정적인 편견을 깨고 시장에서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배군득 기자 현대인의 성인병인 비만, 당뇨, 콜레스테롤 예방에 탁월한 기능성 쌀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도담쌀은 기능성 쌀이라는 부정적인 편견을 깨고 시장에서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배군득 기자

#. 농사직설은 조선 세종 때 문신인 정초, 변효문 등이 편찬한 농서다. 1429년에 관찬으로 간행해 이듬해 각 도 감사와 주, 부, 군, 현 및 경중 2품 이상에서 나눠줬다. ‘新농사직썰’은 현대판 농업기법인 ‘디지털 농업’을 기반으로 한 데일리안 연중 기획이다. 새로운 농업기법을 쉽게 소개하는 코너다. 디지털 시스템과 함께 발전하는 농업의 생생한 현장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흔히 쌀을 얘기하면 ‘밥을 짓는 재료’라고 생각하지. 물론 떡이나 막걸리 등도 쌀을 주원료로 하는 제품들이야. 하지만 대부분 쌀을 얘기할 때 기능성을 따지는 소비자는 드물어. 그런데 쌀도 기능성으로 진화하고 있다는거 알아? 특히 현대인의 키워드인 당뇨, 콜레스테롤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쌀이 있다면 그거야 말로 금상첨화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시대. 바로 도담쌀이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어. 저항전분이라는 성분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시작한 도담쌀의 유쾌한 도전이 세계로 이어지길 기대할께.”


식문화 변천에 따른 비만과 성인병 급증으로 건강소재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우리 주식인 쌀의 건강소재·유용성 구명으로 활용가치를 연구・개발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식생활 서구화 및 다양화 등으로 밥쌀용 쌀 소비가 줄어들고 식량 작물 소비 트렌드가 바뀌게 돼 쌀 가공 산업체나 소비자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국내 쌀 품종개발 방향도 가공용이나 기능성을 보유한 특수미 개발이 활발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지난 1998년 비만은 질병이라고 규정했다. 대사증후군이라는 만성질환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만성질환의 씨앗’이라고 불린다. 2019년 우리나라 국민 3명중 1명이 비만이고, 남성 비만율은 40% 이상으로 특히 높은 수치다.


당뇨병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남자 중 14%가 앓고 있다. 또 고콜레스테롤혈증은 21%로 2005년 대비 2.9배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심혈관질환 61%, 당뇨 28.2%와 같이 질병 예방 식품에 대한 최근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이고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박지영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연구사는 “저항전분이 식이섬유 일종으로 인식돼 체내 지방 흡착·배출 등이 우수하다. 만성질환 예방 식품소재로서 관심 증대된 이유”라며 “우리 연구진은 국내 개발 저항전분 쌀 소재를 탐색 후 도담쌀을 선발해 우수성·전분 특성 구명 연구에 착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담쌀의 핵심은 저항전분이다. 소위 다이어트 식품인 셈이다. 배변활동에도 도움을 준다니 튼튼한 장까지 만들어주는 일석이조의 기능성 쌀인 셈이다. ⓒ배군득 기자 도담쌀의 핵심은 저항전분이다. 소위 다이어트 식품인 셈이다. 배변활동에도 도움을 준다니 튼튼한 장까지 만들어주는 일석이조의 기능성 쌀인 셈이다. ⓒ배군득 기자
◆주목 받는 도담쌀…핵심은 ‘저항전분’


도담쌀은 의례 평범한 기능성 쌀 중 하나였다. 크게 특별하지도, 소비와 생산량이 많지도 않은 품종이었다. 그러나 농진청에서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다는 것을 구명(입증)한 후부터 도담쌀은 관련 시장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른바 미운 오리에서 비상하는 백조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렇게 주목을 받게된 도담쌀은 도대체 어떤 부분에 특별한 존재가 됐을까. 그 열쇠는 바로 ‘저항전분’이다. 저항전분을 설명하려면 우선 전분 성분부터 알아야 한다. 전분은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곡류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이다. 당연히 쌀의 주성분이다. 이외에 보리, 밀 등 곡류에 전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전분은 포도당이 여러개 결합된 다당류다. 사람이 밥이나 빵을 먹으면 밥과 빵의 전분은 소장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혈액으로 유입된다. 이때 혈액으로 유입된 포도당을 혈당이라고 한다. 즉 전분은 생존과 생활을 위한 기본 에너지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영양소다.


이 중 저항전분은 전분임에도 소장에서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가는 전분이다. 이는 대장에서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돼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는 식이섬유와 같은 패턴이다. 이처럼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낀다.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대장을 자극해 배변 활동에도 탁월하다.


박 연구사는 “도담쌀은 일반쌀과 전분구조가 달라 밥쌀용보다는 주로 가공용으로 이용되는데, 이러한 도담쌀 전분과 저항전분 분자학적 구조특성을 세계최초로 구명한 것”이라며 “엑스레이 회절도 분석을 통한 도담쌀 전분 결정구조는 A형(쌀)과 B형(감자전분) 전분 구조의 혼합형으로 A형에 비해 B형이 우세한, C형(완두, 렌틸, 병아리콩)으로 동정(同定)됐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이 구명한 도담쌀은 이러한 저항전분, 전분 품종, 전분 구조구명으로 세계식품과학분야 상위 3% 저널에 등재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개발한 저항전분 함유 돌연변이 쌀 계통과 비교해 도담쌀의 우수성과 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2020년에는 고려대와 공동으로 동물모델을 활용한 기능성 구명연구로 인슐린, 아디포넥틴 등 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혈당을 낮추고, 담즙산 배출을 증가해 당대사와 지질대사를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 원천기술(특허) 열처리 가공기술로 제조된 선식 가공품 인체적용 시험을 분당 차병원과 협력했다. 일반쌀 선식과 비교해서 도담쌀 선식 혈당평가를 통해 인슐린 분비 등이 눈에 띄게 감소해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입증했다.


박 연구사는 “개발 초기 도담쌀 전분 특성이 일반쌀과 달라 밥쌀용으로 이용되지는 못했다. 기능성 가공용 쌀에 대한 소비자들 인식 또한 부족한 실정이었다”며 “밥쌀용에 국한되지 않고 전분소재 우수성과 기능성을 구명해 차별화를 통한 소비자 수요를 이끌어내는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담쌀로 제품을 만들겠다는 가공업체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다양한 도담쌀 가공식품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소비자들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배군득 기자 도담쌀로 제품을 만들겠다는 가공업체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다양한 도담쌀 가공식품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소비자들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배군득 기자
◆"나도 기술이전 하고 싶다"…기능성 쌀 시장의 신데렐라


최근 기능성 제품 시장은 성인병에 초점을 맞춘 재료가 인기다. 도담쌀은 이런 기류에 편승해 시의 적절하게 기능성 시장에 뛰어들었다. 수요자 맞춤형 원천기술 개발로 신시장 창출과 후속연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도담쌀의 경우 10% 저항전분 외에 천천히 소화되는 전분 비율이 특히 높고, 분쇄시 가루가 잘되는 특징이 있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도담쌀에 맞는 가공기술 개발이 요구됐다.


연구진은 도담쌀을 비롯한 수십가지 가공쌀을 분석한 결과 도담쌀이 열가공 후 분쇄했을 때 입자가 일반 쌀가루에 비해 작으며 균일한 품질특성을 보인 것에 주목했다. 특히 저항전분 함량은 일정하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고 혈당지수도 통계적으로 낮은 결과를 보였다.


또 다이어트와 혈당강하 소재로서 도담쌀을 활용해 모두 7건의 맞춤형 가공기술을 선보였다. 산업재산권을 출원·등록하고 농산업체에 27건 기술이전을 해 쌀과자, 쌀국수, 선식 등 10개 이상 제품화가 시장에 나왔다.


도담쌀은 2016년까지는 농가에서 재배되지 않다가 건강식품 원료로 ‘도담쌀’을 활용한 가공제품화를 위해 2017년부터 지방 농업기술센터와 연계로 농가-산업체를 연결한 계약재배를 익산, 경산, 서산, 여수 등에서 추진했다. 이때 농협수매가 ‘특’ 등급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농가 맞춤형 작물재배를 통한 소득증대에 기여 할 수 있었다.


박 연구사는 “‘도담쌀은 가공용 특수미로서 그동안 농가 계약재배 방식으로만 생산되고, 미리 계약한 산업체가 전량 수매하는 방식으로 수급이 이뤄졌다”며 "다른 쌀 가공업체나 일반 소비자들은 구매하기가 어려웠지만 이런 점을 개선하고 이용확산을 위해 고품질 원료 수급 안정화 모델을 수립하고자 올해부터 국립식량과학원에서 농가 현장실증시험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도담쌀은 일반 투명한 쌀에 비해 찹쌀처럼 순백색을 띄고 있다. 일반 사람이 보면 찹쌀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도담쌀이 성인병 예방을 넘어 다양한 신사업의 자양분이 되길 기대한다. ⓒ배군득 기자 도담쌀은 일반 투명한 쌀에 비해 찹쌀처럼 순백색을 띄고 있다. 일반 사람이 보면 찹쌀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도담쌀이 성인병 예방을 넘어 다양한 신사업의 자양분이 되길 기대한다. ⓒ배군득 기자
◆도담쌀은 쌀 시장의 미래형 산업…국민건강 증진에 기여


도담쌀의 기능성 구명은 사회문제해결 R&D 41개 중 만성질환 해결에 기여 할 수 있다. 만성질환은 건강 분야에서 우리국민 대부분에게 해당 될 수 있어 가장 시급하고 중요도가 높다.


이에 당뇨환자를 소비자층으로 보유한 30억원 정도 저칼로리 가공밥 매출을 올리는 산업체에서 관심보이고 있다. 실제로 당뇨환자형 맞춤형 가공밥 제조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고아밀로스 도담쌀을 이용한 저항전분이 증가된 다이어트용 선식 제조 방법(2020년 특허등록)을 기술이전한 산업체에서 도담쌀 열가공기술을 활용해 물만 부어 마시는 간편식으로 여러 제품개발에 활용한 것도 좋은 사례로 꼽힌다.


최근에는 소비자들 요구로 제품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또 기술이전산업체 중 한 곳은 비만율이 높은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 코스트코 수출제품화를 제안 받았다. 유기농원료 생산을 통한 수출용 제품개발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한 기술지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박 연구사는 “지난 2020년 농식품부 정책브리핑을 통해 관련 민원이 100건 이상 집중됐었다. 대학, 대기업 등과 수출기업, 전국 농업인, 당뇨환자 중심 소비자들이었다”며 “도담쌀에 대한 높은 수요와 관심에 대응해 쌀 가공식품협회 회원사 170여개 등 쌀산업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술지원하고, 쌀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편견에 대한 대국민 인식 전환 및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사는 이어 “대국민 홍보이후 많은 국민이 찾아주는 쌀이 돼 기쁘기도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느껴지고 여러 민원처리를 통해 보완해야할 점도 발견했다”며 “소비자들 만족도 제고를 위해 후속연구나 기술 지원 할 부분이 여전히 많다고 느낀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원하고 시대 흐름에 맞는 연구로 국민과 우리 식량작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5월 19일 [新농사직썰㉞]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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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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