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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방송이 앞장서는 연예인 ‘묻지마 폭로’…무책임 도 넘었다


입력 2022.05.02 08:18 수정 2022.05.02 18:1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찬열, 여성 운전자 위협+손가락 욕 루머 해명

월세를 훔쳐 간 동료 연예인의 이야기부터 여성 운전자를 위협하고 손가락 욕을 한 아이돌에 대한 폭로까지. 온라인과 유튜브상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수단으로 쓰이던 익명의 ‘묻지마 폭로’가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들이 이 폭로에 가담하면서 더욱 심각한 피해가 초래되고 있다.


지난 달 26일 한 유명 바이크 유튜버가 채널S 예능프로그램 ‘진격의 할매’에 출연해 운전 중 유명 아이돌에게 손가락 욕설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제차가 위협 운전을 해서 피했더니 손가락 욕을 하더라”라며 “신호 대기로 서길래 왜 욕을 한 건지 물어보려고 창문을 두드렸더니 얼굴을 가리면서 계속 손가락 욕을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아이돌이다. 이름이 내 입으로 나오는 순간에 매장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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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직후 해당 아이돌에 대한 추측들이 이어졌다. 앞서 이 유튜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가해자의 차종과 타투, 반려동물 등의 단서를 언급했었고, 이 영상이 다시금 화제가 되면서 더욱 활발하게 추측들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찬열이 가해자로 지목됐고,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해당 영상 속 인물은 찬열이 아니고 차량도 찬열 소유 차량과 다르다.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경대응 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해당 유튜버 역시도 답답한 마음에 감행한 폭로겠지만, 이 폭로가 또 다른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게 된 셈이다.


황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개인적인 대응이 힘든 경우 ‘폭로’를 통해 대중적 관심을 유도, 힘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엉뚱한 사람이 당사자로 지목돼 고통을 받는 경우들이 생기곤 한다. 또한 공론화의 순기능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아님 말고’식 언급이나 자극적 이슈로 화제 몰이를 하기 위해 폭로가 활용이 되면서 피해자들이 양산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이 연예인이랑 바람 나서 낙태까지 했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올라왔고, 작성자가 내연녀를 1988년생 3인조 걸그룹 출신이라 특정 짓자 네티즌들이 ‘범인 찾기’에 나서면서 엉뚱한 아이돌들의 이름이 언급됐다. 가비엔제이 제니, 서린은 이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었다. 또는 연예인들의 뒷이야기를 폭로해 이슈 몰이를 유도하는 이슈 유튜버들이 막무가내로 루머를 만들어내면서 고통을 받는 연예인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자극적 에피소드로 화제성을 높이려 하는 방송들이 이 폭로에 가담을 하면서 심각한 문제들을 유발하고 있다. 이번 찬열 논란을 초래한 ‘진격의 할매’는 앞서도 비슷한 경우를 반복한 바 있다. 고은아가 이 방송에서 “동료 연예인에게 금전을 도난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동시에 ‘지금도 활동 중’, ‘러블리한 이미지’라고 언급해 각종 추측들을 유도했었다.


앞서 채널A, SKY 예능프로그램 ‘애로부부’에서는 국가대표 축구선수 A씨가 무명 시절부터 아내의 내조를 받으면서 스타 플레이어가 됐지만, 이후 불륜을 저질렀다는 내용을 방영, 루머를 양산했다. 당시 축구선수 조현우 아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조현우가 머리 위로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조현우는) 여전한 누나 바라기”라며 “DM(다이렉트 메시지) 안 주셔도 된다”고 루머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었다.


물론 당사자들은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에 어렵게 폭로를 감행했겠으나, ‘공론화’의 본 의도를 흐리는 방향으로 이 폭로가 이어지게 되면 결국 또 다른 피해자만 만들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방송 프로그램은 온라인, 유튜브와 신뢰성·파급력이 다른 만큼 더욱 큰 책임감이 요구되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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