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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97)] 수많은 과거들이 모여 만든, 곽푸른하늘의 ‘현재’


입력 2022.04.20 14:30 수정 2022.04.20 14:3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6년 만에 신보 'Nearly (T)here' 발매

2011년 1집 ‘있는 듯 없는 듯’을 발표한 뒤 꾸준한 활동을 하던 중 EP 앨범 ‘밤안개’(2013)을 발표하고, 2015년 엠넷 ‘슈퍼스타K 시즌7’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싱어송라이터 곽푸른하늘이 이듬해 내놓은 정규 2집 ‘어제의 소설’(2016) 이후 6년 만에 신보로 돌아왔다.


곽푸른하늘은 개성 있는 포크팝으로 대중들에게 동화적인 상상력을 선물하는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려왔다. 6년 만에 내놓은 3집 ‘Nearly (T)here’를 통해서는 지금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한 이야기를 8개 곡으로 풀어냈다. 아직 자신이 바라는 그곳에 도착하지 않았어도, 나는 맞는 길로 가고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또 대중들에게 전한다.


ⓒ씨티알사운드 ⓒ씨티알사운드

-정말 오랜만인데요. 근황을 먼저 들려주세요.


최근까지 앨범 준비로 정말 바쁜 날들을 보냈어요. 그리고 지금은 4월 29일에 왓챠홀에서 열릴 단독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6년 2집 발매 후 벌써 6년이나 지났어요.


2집을 내고 몇 년간 공연을 다니면서 어느 한 곳에 마음을 두기 어려운 상황이 왔어요. 집중도 잘 안되고 점점 고갈되는 느낌이어서 잠시 멈추고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와중에 코로나19가 터졌고요. 더 ‘푹’ 쉬게 됐죠. 그 기간 동안 이번 앨범에 들어갈 곡이 모였어요. 앨범에 텀은 길었지만 곡은 짧은 시간에 만들었어요. 하지만 이번 앨범에 색깔이 기존과 달라지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생겨서 녹음에 1년이 조금 넘은 시간이 걸렸고요. 길지만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혹시 슬럼프를 겪었던 건가요?


사실 슬럼프는 항상 지나고 났을 때 ‘내가 슬럼프였구나’ 하고 알아버려서…. 슬럼프가 지나고 나면 내가 얼마큼 배웠는지가 남는 것 같아요. 상황은 다르겠지만 또 그런 힘든 시간이 오면 내가 이번에 배워야할 게 뭔지 금방 떠오르기도 하고. 그렇게 슬럼프를 보냅니다.


-신보 ‘Nearly (T)here’는 어떤 앨범인가요.


‘Nearly (T)here’는 지금 현재 내가 가고 있는 길을 의미해요. 나의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한발 한발 나가는 길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마음을 담는 곡이 대부분입니다. 제목 자체가 지금 제가 제일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요.


ⓒ씨티알사운드 ⓒ씨티알사운드

-‘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 걸까’에 대한 물음에서 이 앨범을 시작했다고요. 이런 물음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 계기도 있을까요?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가 가끔씩 불현듯 떠오르는 질문이에요. 지나 온 날들을 쑥 훑어보고 지금 나는 행복한 지, 주위 친구들은 행복한 지, 내 욕심이 과한 걸까, 내일 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흘러가다 ‘그럼 나는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나는 그저 살아갈 뿐인데‘라는 물음까지 오지만 결국 저는 알 수가 없었어요. 제가 선택한 방법은 그저 언젠간 알게 될 날이 오겠지 하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스스로 돌아본 과거는 어떨까요?


스스로 생각해보면 참 열심히 노력했구나 싶어요. 마음을 다해서 했던 일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아 좌절하는 일도 있었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 놓고 힘들다며 혼자 억울해 할 때도 있었고, 이번엔 머리를 굴려서 해보겠다고 도전하다 된통 깨진 적도 있고요. 제 20대는 정말 어설프고 부족했지만 매번 좌절을 통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배우는 자세로 차근차근 그 시기를 보냈던 것 같아요.


-그 과거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나요?


그땐 지금보다 더 혼란스럽고 격동의 시간을 보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하나씩 부딪히며 여기까지 온 제가 신기하기도 하더라고요.


-곽푸른하늘 씨가 경험한 내면의 변화를 가사로 옮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요?


이번에는 딱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정말 부담 없이 만들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가사가 나오더라고요. 제가 즐기며 노래하는 부분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정말 심심했거든요(웃음). 모두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반이면 좋겠어요. 그동안 제 노래를 알고 계신 분들도 지나가다 듣는 분들도 모두요.


기존 곡과 다른 차이점, 새로운 시도라고 하면 아무래도 영어 가사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아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기존과는 다르게 이번 곡들은 보컬에 욕심내기도 했고요. 그리고 곡에 감정을 덜어내고 가벼워지려고 했어요.


-타이틀곡을 포함해 총 8개 곡이 담겨 있는데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나요?


타이틀 곡 중 하나인 ‘Coyote’, 그리고 ‘Wild Meadow Ballroom’. 만들 당시 제가 느낀 감정을 가장 잘 담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가사적인 부분도 더 개인적이고 세밀한 감정을 담았고 멜로디 부분도 한계 없이 시도한 곡이기도 합니다.


-원테이크 방식의 녹음도 진행했다고요. 흔한 일도, 쉬운 일도 아닌데요. 이런 방식을 택하고 있는 이유는요?


원테이크 방식을 매 녹음 때마다 시도했는데 이번 앨범 트랙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어떤 곡은 따로따로 녹음해야 맞는 곡이 있고, 어떤 곡은 원테이크로 해야만 하는 곡이 매 앨범마다 꼭 하나씩 있는 것 같아요. 모든 면에서 완벽한 곡을 녹음할 순 없어도 감정을 담아내는 부분에선 어렵지만 원테이크를 방식을 선호합니다.


ⓒ씨티알사운드 ⓒ씨티알사운드

-앨범 작업 과정 중에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녹음하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기계적 잡음으로 녹음을 이어가지 못하고 중단했던 날도 있고요. 프로듀서인 황현우 님이 코로나19 확진이 되어서 녹음 현장에 참여를 하지 못하고 병석에서 녹음 지시를 했던 때, 노래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거의 몇 십번을 했는데도 완성을 못했던 날이 가장 크게 떠오르네요.


-타이틀곡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려요.


이번 타이틀곡인 ‘Coyote’는 제가 어릴 적 꾸었던 악몽을 떠올리며 만들었어요. 이제는 그 악몽을 꾸진 않지만 지금 나의 악몽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고 그 악몽은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을 스스로 더 어렵게 꼬아서 고민하는 자체가 나의 악몽이구나 하고 알게 되었죠.


-‘코요테’는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놓아 버리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트라우마를 어떻게 놓아버릴 수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그 기억이 있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억이 갑자기 나타나 나의 생각을 흐리거나 다시 그 감정으로 돌아가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를 마주함으로써, 현재의 곽푸른하늘 씨에게도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과거는 지금 나를 만든 무수히 많은 중요한 사건들이에요. 하지만 그건 지나갔고, 앞으로 나에게 일어날 일들이 더 기대가 돼요. 이번 앨범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서 제가 느끼기엔 열정적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아요.


-이 앨범을 듣는 대중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즐겁게 곡을 만들고 신나게 녹음했습니다. 곡을 듣는 분들에게도 제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자주 공연장과 새 앨범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이달 말 공연도 예정되어 있죠. 오랜만에 팬들과 만남을 앞둔 기분도 궁금해요.


6년 만에 새 앨범으로 관객과 만나게 되어 정말 떨리고 기대가 돼요. 달라진 음악을 얼른 보여드리고 싶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로 인해 환호가 불가능했었잖아요. 이제는 가능하니까 큰 목소리라 마음껏 호응해주시면 공연을 한층 더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웃음).


-마지막으로, 향후 활동 방향성이나 가수로서 꾸준히 지켜 나갈 신념 등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솔직하게 말하면 제가 가진 신념은 없습니다. 친구들과 즐겁게 노래하며 여러분께 좋은 음악 들려드린다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만든 정규 3집 ‘Nearly (T)here’ 많이 들어주시고 공연장에서도 자주 만나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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