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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또?’…AG 와일드카드 둘러싼 불편한 시선 [김평호의 인상팍!]


입력 2022.04.16 07:00 수정 2022.04.16 11:0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위기 겪고 있는 프로야구, 인기 되찾기 위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절실

30대 중반 베테랑 자원들 와일드카드 합류 가능성에 논란 예고

선수단 동기부여와 대표팀 세대교체 취지 부합하는 선수 구성 우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나갔던 김광현은 2022년에도 태극마크를 달게 생겼다. ⓒ 뉴시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나갔던 김광현은 2022년에도 태극마크를 달게 생겼다. ⓒ 뉴시스

한국야구는 지난해 최악의 위기를 경험했다.


일부 선수들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호텔서 술판을 벌여 팬들에 실망감을 안겼고, 급기야 2008 베이징 올림픽 전승 신화 재현에 나섰던 야구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서 6개국 중 4위에 그치는 처참한 성적표로 고개를 숙였다.


팬심은 싸늘하게 식었다. 이런 여파는 올해까지 이어져, 올해 프로야구가 40주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팬들은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지난 12일 키움과 NC가 맞붙은 고척 스카이돔에는 774명의 관중만이 찾아와 큰 충격을 안겼고, 같은 날 잠실서 열린 1위 SSG와 2위 LG의 맞대결에서도 고작 6028명의 관중만이 입장해 식어버린 KBO리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프로야구가 팬들의 발걸음을 다시 돌리고 인기를 되찾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국제대회 성적이다. 그래서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앞서 KBO는 도쿄올림픽 ‘노메달 쇼크’ 이후 지난해 9월 국가대표팀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유망주 선수들을 주축으로 선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서 야구는 금메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종목이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손꼽히는 일본이 사회인 야구 선수들을 주로 내보내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다. 실제 한국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시작으로 3개 대회 연속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로 인해 매번 아시안게임마다 선수 선발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령탑이었던 선동렬 감독은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불거진 의혹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매번 반복되는 논란을 의식한 듯 KBO는 프로 참가 연령을 제한해 유망주 선수 위주의 대표팀 선수 선발을 통해 선수단 동기부여와 함께 대표팀 세대교체도 같이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이뤄졌던 리그 중단도 올 시즌에는 없다.


하지만 선수 선발 잡음은 여전하다.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최근 만 24세 이하 또는 입단 3년차 이하 선수 131명(신인 22명)과 와일드카드 27명 등 158명(투수 86명, 포수 12명, 내야수 34명, 외야수 26명 등), 아마추어 선수 14명(투수 14명)까지 총 172명의 대표팀 예비 명단을 발표했는데 벌써부터 30대 중반 베테랑 선수들의 와일드카드 합류 가능성을 두고 볼멘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아시안게임 사령탑을 맡은 류중일 감독이 와일드카드로 김광현, 양현종, 양의지, 강민호 등 베테랑 자원들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령탑 입장에서 최고 선수들을 꾸려 대회에 임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올 시즌 리그 중단이 없는 가운데 한창 순위 다툼이 한창일 시기에 베테랑 주축 선수들을 내주고 싶어하는 구단은 그 어디에도 없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활약했던 선수들을 와일드카드로 국제 대회에 참가시키려 하는 것은 만 24세 이하로 대표팀 선수를 제한한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대표팀을 이끌게 된 류중일 감독.(자료사진) ⓒ 뉴시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대표팀을 이끌게 된 류중일 감독.(자료사진) ⓒ 뉴시스

사실 이번에 발표된 대표팀 예비 명단 구성을 보면 만 24세 이하 선수들 중에도 훌륭한 자원들이 많다.


당장 투수 자원만 놓고 봐도 원태인, 소형준, 곽빈, 고우석, 정우영, 송명기, 오원석, 김진욱, 이의리, 정해영 등 좌우 선발 자원과 불펜, 마무리까지 어느 정도 구색이 갖춰져 있다.


야수도 강백호와 이정후를 필두로 김지찬, 문보경, 김혜성, 박성한, 한동희, 정은원. 최지훈 등 각 팀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즐비하다.


특히 도쿄올림픽에서 실패를 맛봤던 원태인, 고우석, 이의리 등은 항저우에서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도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서 부진을 겪은 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신화를 견인하며 세계적인 투수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또 다시 김광현이나 양현종이 아시안게임 결승전 마운드에 오른다면 기대주들은 성장 기회를 잃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


프로가 출전하는 올림픽이라면 모를까,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강력한 우승 후보다. 설령 금메달을 가져오지 못한다 해도 젊은 선수들이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던 김광현이 2022년에도 태극마크를 달아야 하는 것인가.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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