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개발 기대감 작용…공공 주도 반대목소리 거세
1호 사업지 흑석2구역, 오는 19일 시공사 입찰 마감
주민 반발에도 '준강남' 입지, 사업성 높아 대형사 관심↑
새 정부 들어 민간 주도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 정부의 공급대책이 추진 동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비대위
새 정부 들어 민간 주도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 정부의 공급대책이 추진 동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향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주요 대형건설사들이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인 흑석2구역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14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서울시내 14개 구역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재개발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했다.
비대위 측은 "아파트만 공급하면 다른 어떤 가치도 훼손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공공재개발을 강요하고 있다"며 "주민 10% 동의를 확보해 사업을 제안하면 후보지로 선정하고 50% 동의만으로 수용에 가까운 방법으로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청회 한 번도 제대로 하지 않고 주민을 설득하는 합리적 절차도 없이 코로나19로 주민들이 한곳에 모이지도 못한 상황에서 서면결의로 일방적으로 사업을 강행한다"며 "흑석2구역을 포함한 모든 공공재개발을 즉시 철회하고 지역사회 특성에 맞게 주민 자율적으로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비판했다.
차기 정부에서 민간 주도의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 후보지들의 반대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지난해 2~3개 구역에 그쳤던 공공재개발 후보지 철회 요청은 점점 늘어 현재 14개 구역까지 확대됐다. 차기 정부에서 민간 주도의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 후보지들의 반대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 중에는 오는 19일 시공사 입찰 마감을 앞둔 1호 사업지인 흑석2구역도 포함됐다. 흑석2구역은 동작구 흑석동 일대 4만5229㎡ 규모 부지에 지하 7층, 지상 49층 높이의 아파트 1216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을 맡는다.
비대위에 따르면 흑석2구역은 주민 300명 가운데 상가소유자 140명가량이 사업지의 80% 이상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전체 사업지 9400평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00평의 토지등소유주 동의를 얻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불합리하단 주장이다.
일각에선 공공재개발이 차기 정부에서 흐지부지될 거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흑석2구역은 많은 건설사가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1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등 대형건설사 8곳이 참여했다. 현재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이 물밑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선 '준강남' 입지에 한강 조망권이 확보되는 사업성 높은 구역이란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다. 흑석2와 인접한 흑석동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전용 84㎡ 매매시세가 20억~26억원에 이른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민 반대는 공공이든 민간이든 똑같이 있다"며 "SH공사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인센티브를 받는 부분이 있고, 일반 민간재개발과 달리 도급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이어서 건설사 입장에선 오히려 리스크가 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토지 수용 작업이나 각종 사업 절차에 공공이 주도로 나서주니 시공사와 주민들 간의 불필요한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규제가 완화되면서 민간으로 갑자기 방향을 선회하는 등 사업이 일부 지연될 요인은 있으나 한번 추진된 사업이 하루 아침에 없던 일로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흑석2구역 입지나 규모 측면에서 보면 서울에선 노량진1구역 외 견줄만한 사업지가 없다"며 "고 말했다.
이어 "SH공사가 사업을 맡아서 하니 어느 정도 클린수주가 가능하고 토지 수용 작업이나 향후 재개발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 등을 앞당겨 수월하게 사업이 진행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정부 정책 사업이고 공공 주도에 주민 반발이 워낙 심해 향후 사업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요인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흑석2구역은 시공사 입찰 마감 이후 5월1일 1차 합동설명회를 진행하고, 이후 주민총회를 거쳐 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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