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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강용석의 '박근혜 마케팅' 성공할까


입력 2022.04.05 03:00 수정 2022.04.05 10:15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박근혜 후광' 이용...정치권 회의적 시선

역대 전 대통령 퇴임 후 정치 영향력 낮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사저 앞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사저 앞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다가오는 6.1 지방선거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출사표를 던지는 후보들이 늘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박 전 대통령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에 이어,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출연진 강용석 변호사 역시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박근혜 마케팅'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찌감치 대구시장 출마 뜻을 밝힌 유 변호사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출마결심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권유하신 것은 아니다"라며 "결정은 뭐든지 제가 한다. 다만 제 결정이 누가 될 수 있으니 (박 전 대통령에게) 마음을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구는 제가 어릴 때 있던 고향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이 (대구로) 가게 되면 누군가는 가까운 데 있어야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도와드릴 일이 있지 않겠나 생각하다가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보자, 이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다. 유 변호사는 "제가 후원회장을 해달라 부탁을 드렸다"며 "(출마를) 결심하고 말씀드리니까 박 전 대통령께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있지 않았겠나. 여러 걱정을 하면서 얘기하다가 후원회장을 맡아서 하면 어떻겠냐고 하셨다"고 했다.


다만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전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 "대통령께서 저희 후원회장을 맡으셨다고 해서, 그게 바로 정치에 참여하시고 정치를 다시 하신다고 보는 건 조금 과장된 해석 같다"고 말했다.


'친박' 또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박 전 대통령께서) 흔히 국민들이 아는 의미의 친박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며 "'친박'이라는 용어가 정치철학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의미의 친박이면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다른 뜻의 친박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유 변호사의 대구시장 출마가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여전한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달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사저 앞에서 유영하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달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사저 앞에서 유영하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편 이날 강용석 변호사도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무소속인 그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에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날 경기 수원시 세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심 없는 경기도지사가 되겠다. 경기도가 대선 패배자의 불펜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기도민과 함께 거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박 전 대통령께서 퇴원해 대구 사저에 도착하시면서 대통령으로서 못 이른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는 말을 했다"며 "박 대통령의 이루지 못한 꿈, 경기도에서 강용석이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 변호사는 대구 달성군 사저 매입 비용에 대해 "일정 부분 가로세로연구소가 도움을 준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출연진인 강용석 변호사가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세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출연진인 강용석 변호사가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세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마케팅'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근혜 마케팅은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보다는 결론적으로 후광을 이용하는 것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이 선거판세에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구조적으로 살펴보면 과거 전직 대통령들은 퇴임 이후 정치권에 영향력을 발휘한 적이 거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이 지선에서 측근들에게 힘을 실었으나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경우, 오히려 영향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이 사면·복권됐지만, 그를 보수몰락의 원인으로 기억하는 국민도 여전하다"며 "측근들이 박 전 대통령을 진정으로 위하고 있다면, 정치권으로 끌어들여 이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은 자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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