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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BL드라마②] “진입장벽 높다고?”…BL 입문자들을 위한 추천작 3선


입력 2022.03.17 14:23 수정 2022.03.17 11:2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궁금증'과 '사회적 인식' 사이서 고민하는 시청자 대다수

'옷상즈러브' '서릉 살에 동정이면...' '상은' BL입문작으로 제격

#33세 직장인 A씨(여)는 최근 ‘시멘틱 에러’를 본 이후 BL드라마에 대한 편견을 거두게 됐다고 말한다. A씨는 “동성의 연애를 반대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굳이 동성의 연애를 다룬 드라마나 소설, 영화 등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최근 몇몇 국내 BL드라마를 보고 이런 생각조차 편견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들이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그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그는 “이제 BL드라마를 찾아볼 정도로 빠져있다”고 말했다.


'나의 별에게' ⓒ에너제딕컴퍼니, 에이치앤코 '나의 별에게' ⓒ에너제딕컴퍼니, 에이치앤코

“개인의 취향일 뿐” “진입장벽이 높다”, BL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정확히 둘로 갈린다. 최근 ‘시멘틱 에러’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겨울 지나 벚꽃’ 등 국내에서 BL물이 크게 흥행하면서 해당 장르가 새로운 K-드라마의 흥행을 견인할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전자의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이지만, 동시에 여전히 일부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내비치는 현실은 후자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기자가 주요 시청층인 10~30대 50여명의 여성 시청자를 대상으로 BL물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한 결과에는 아직 BL물에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조사 결과 ‘아직 본 적은 없지만 궁금하다’는 답이 48%(24명), ‘본 적이 있다’는 24%(12명), ‘전혀 관심 없다’는 응답이 28%(14명)으로 집계됐다. ‘전혀 관심 없다’는 응답을 한 이들 중에는 “동성의 연애 자체에 거부감이 있어 선뜻 관련 블로그나 뉴스 등을 눌러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36·여) “유튜브 짤로 봤는데 ‘항마력’이 부족해 차마 본편은 볼 엄두가 안 난다”(28세·여) 등의 의견이 있었다.


다만 27세 여성 B씨는 “팬픽 세대이긴 하지만, 아직 영상을 통해 보는 건 익숙치 않다”면서도 “그간 음지 문화로 생각했는데 다양성 측면에선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볼 기회가 특별히 없었는데, 최근 많이 언급되는 인기작의 경우 궁금해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앞선 조사에서 중요한 것은 ‘아직 본 적은 없지만 궁금하다’는 답변이 절반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약식 조사이긴 하지만, ‘궁금증’과 ‘사회적 인식’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BL드라마를 다수 제작한 제작사 더블유스토리 박인애 대표는 BL물에 대해 “


BL드라마를 다수 제작한 제작사 더블유스토리 박인애 대표는 BL물에 대해 “단순히 성을 떠나서 사람과 사람이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라면서 “꼭 BL 팬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며 3편을 선정했다. 그간 BL드라마에 호기심은 있었지만, 어떤 작품으로 입문해야 할지 망설이는 시청자들, 혹은 거부감을 일으키는 이들도 ‘단 한 편’이라도 보고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아재's러브 SNS ⓒ아재's러브 SNS

◆ ‘옷상즈러브’(아재's 러브)


2018년 4월부터 6월까지 일본에서 방영한 드라마로, 우유부단한 30대 남성 회사원과 그를 사랑하는 남자 후배, 그리고 직장 상사인 50대 남성의 삼각관계를 그렸다. 제목만 보면 다소 거부감이 들 수 있으나, 실제 내용은 10~30대 사이에서 큰 호평을 얻을 만큼 흡입력이 있다. 특히 출연자 중 하루타를 연기한 배우 다나카 케이의 훈훈한 외모와 귀여운 애교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BL물이지만 너무 무겁지 않고, 코믹스럽게 극을 이끌어간다. 그렇다고 동성애를 너무 가볍게만 다루지도 않는다.


6, 7화 방영 당시 트위터 세계 트렌드 1위를 달성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인기에 힘입어 2019년에는 영화 ‘극장판 아재스러브’가 개봉하는가 하면, 항공사를 배경으로 하는 시즌 2도 방송했다. 제22회 일간 스포츠 드라마 그랑프리 작품상, 제12회 컨피던스 어워드 드라마상 작품상, 제97회 더 텔레비전 드라마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 등 다수의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현재 왓챠에서 극장판 영화와 시즌 1, 2 모두 감상 가능하다.


ⓒ'서른 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 스틸 ⓒ'서른 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 스틸

◆‘서른 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


2020년 10월부터 방영한 TV도쿄 드라마로, 동명의 BL만화가 원작이다. 동정인 채로 30살을 맞이한 것 때문에 ‘맞닿은 사람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마법’을 얻게 된, 어딘가 조금 부족한 30살 샐러리맨의 이야기를 그린다. 본래 작가가 본인의 트위터에 재미삼아 올리던 만화가 엄청난 인기를 얻어서 정식으로 연재하고 단행본까지 출판하게 됐다. 단행본은 2020년 기준 누계 80만 부를 돌파했고, 이에 힘입어 드라마로도 제작된 사례다.


방송 이후 트위터 일본 트렌드 1위를 찍는 등 심야 드라마에 BL이라는 마이너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인간애와 상냥함이 넘치는 스토리, 출연자들의 열연, 해외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과 만족도 드라마 1위 독주 등을 통해 드라마 종영 이후 일본 방송비평 간담회에서 주는 갤럭시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2월 왓챠에서 독점 공개됐다.


ⓒ'상은' 포스터 ⓒ'상은' 포스터

◆‘상은’


차이지단 작가의 BL 소설 ‘상은’을 원작으로 한 웹 드라마로, 세상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던 부잣집 도련님 구하이와 가난하지만 전교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 바이루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중국에서 남고생들의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는 이유로 방송이 중단돼 이후 문제가 되는 장면을 편집해 다시 공개했지만 또 다시 방송 중지를 당했다. 하지만 이미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구하이 역할을 맡은 황경유와 바이루인 역할을 맡은 허위주의 인기가 급상승했고, 한국에서 VOD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 네이버 VOD 일간순위 1위, 주간 순위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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