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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역대급 실적에 성과급 잔치…코로나 반사이익 논란


입력 2022.02.06 09:40 수정 2022.02.06 09:4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5대 은행 본점 로고.ⓒ연합뉴스

금융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발판으로 성과급 잔치에 나섰다. 기업이 실적 개선의 과실을 식구들과 나누는 것은 당연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이 금융사 직원의 대규모 성과급으로 이어지는 현실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사는 기본급 200%의 경영성과급 지급 등에 합의하고, 직원 사기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와 100만원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사실상 기본급의 300% 이상을 성과급으로 받는 셈이다.


KB국민은행의 성과급 역시 월 통상임금의 300%로 결정됐다. 신한은행도 기본급의 약 300%를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고, 특별지급분으로 100만 마이신한포인트도 나눠줬다. 하나은행은 특별성과급이 기본급의 약 300%로 결정됐다.


보험업계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성과급 지급이 이뤄졌다. 삼성화재는 올해는 연봉의 평균 36%, 삼성생명은 평균 17% 성과급을 받았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성과급으로 표준연봉 대비 평균 40% 이상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DB손해보험 역시 표준연봉의 33%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부 증권사가 실적 연동으로 연봉의 50%를 넘는 성과급을 받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의 이 같은 성과급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이 깔려 있다. 은행권의 경우 이른바 영끌과 빚투 등 투자 수요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등이 겹쳐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이자 수익이 크게 늘었다.


보험업계는 손해율과 저금리를 이유로 실손의료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고 보장성 보험료도 최근 2년 간 계속 인상한 와중 성과급을 확대하면서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손해는 보험료를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이익은 임직원이 나눠 갖는 것은 이율배반적 배신행위"라며 "보험료 인상을 멈추고 이윤을 소비자와 공유하는 조처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예대금리 차로 거둔 이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데 대해 직접적인 평가는 자제하면서도, 대손충당금 확충 등 위기에 대비한 완충능력 보강에 재원을 쌓으라며 우회적으로 압박에 나서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금융사들의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지금 상황에서는 앞으로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언급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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