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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그립다"…'침대보 밧줄'로 요양원 탈출하려던 노인의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22.01.25 05:17 수정 2022.01.24 15:56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고인이 지내던 요양원 창문(좌)과 사망한 마리오피노티(우) ⓒ 코리에 델 베네토 고인이 지내던 요양원 창문(좌)과 사망한 마리오피노티(우) ⓒ 코리에 델 베네토

이탈리아에서 면회가 금지된 요양원을 탈출하려던 노인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 델 베네토는 91세 노인 마리오피노티가 요양원 창밖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됐다고 지난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고는 17일 오전 6시 30분쯤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주 로비고 도 파포제 코무네의 한 요양원에서 발생했다.


당시 교대 후 순찰을 하던 요양원 근무자들은 1층과 2층 사이 공중에 매달린 노인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마리오피노티는 침대보를 엮어 만든 밧줄을 허리에 매고 있었다.


경찰은 2층 방에서 밧줄을 타고 창문으로 탈출한 노인이 발을 헛디디며 콘크리트 벽에 머리와 가슴을 부딪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건 담당 검사는 "뇌와 폐 손상을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타살 정황이 없어 부검 없이 시신을 친인척에게 인도했다"고 설명했다.


사망한 노인은 평생 미혼으로 지내다 지난해 3월 요양원에 입소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면회가 금지되며 홀로 지내왔다.


전문가들은 마리오피노티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전 그와 여러 차례 면담했던 파포제 코무네장(시장)인 피엘루이지 모스카 역시 "마리오피노티는 요양원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라며 "가족 없는 노인이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사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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