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남학생은 화장실, 여학생이 교실서 옷 갈아입어야" 딸 부모 주장에 '갑론을박'


입력 2022.01.24 15:35 수정 2022.01.24 10:30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학교에 별도 탈의 시설이 없어 딸이 화장실이나 계단 아래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는다며 항의하고 싶다는 학부모의 사연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딸 담임교사에게 항의해도 될까요?'라는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10대 딸을 키우는 학부모라고 소개했다. 그의 딸은 21일 교복 상의를 비닐봉지에 담아 집에 돌아왔다고 한다.


의아해진 A씨가 딸에게 '왜 교복을 이렇게 가져왔냐'라고 묻자 딸은 "화장실에서 교복을 갈아입다가 변기에 빠트렸다"고 대답했다.


딸은 "원래 여학생이 교실에서 갈아입고 남학생은 화장실에서 갈아입었다"라며 "근데 남학생들이 왜 본인들만 매번 불편하게 화장실에서 갈아입어야 하냐고 따져서 격주로 갈아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가 '좁은 화장실에서 다 갈아입는 게 가능하냐'고 묻자 딸은 "시간 없어서 계단 밑 공간에 스크린 커튼을 치고 갈아입기도 한다. 탈의실을 만들어달라고 건의했지만 탈의실로 쓸 공간이 딱히 없다더라"라고 했다.


A씨는 "저도 딸, 아들 둘 다 키우고 있고 요즘 10대들이 남녀평등에 민감한 건 알고 있다"면서 "초등학생 아들만 봐도 '왜 남자만 군대 가야 하냐. 억울하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에게 집안일 시키고 딸에게 무거운 것 들게 하면서 성별로 차별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정식으로 항의할까 한다. 아무래도 남자가 노출 위험성이 있는 것과 여자가 노출 위험성이 있는 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별도의 탈의실을 만들 수 없다면 예전부터 그랬듯 여학생이 교실에서 갈아입고 남학생들이 화장실이나 계단 밑에서 갈아입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건 남녀 차별 이전에 사회적 분위기와 신체적 차이에 따른 배려문제 아니냐"며 "더우면 웃통 벗고 돌아다니는 남학생과 속옷이 보일까 봐 더워도 러닝을 덧입는 여학생을 같이 놓고 보는 게 맞냐. 여학생들이 옷 갈아입는 시간도 훨씬 더 소요되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전체가 갈아입기도 힘들다고 한다"고 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일부 네티즌은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은 "딸은 안 되고 다른 집 아들들은 괜찮냐", "공평한 건데 뭐가 문제냐", "남학생도 수치심을 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비판했다.


결국 그는 추가 글을 통해 담임 선생님에게 항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