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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약화 여자 쇼트트랙…‘나쁜손’ 판커신 존재도 찝찝


입력 2022.01.24 15:47 수정 2022.01.24 15:4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최민정 건재·이유빈 성장, 심석희·김지유 빠진 공백은 커

중국 견제와 텃세 이미 느낀 가운데 판커신 출전도 부담

2014 소치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판커신이 박승희 레이스를 방해하고 있다 . ⓒ 뉴시스 2014 소치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판커신이 박승희 레이스를 방해하고 있다 . ⓒ 뉴시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큰 위기에 직면했다.


쇼트트랙에서 한국 보다 많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국가는 없다. 이번에도 한국 선수단 성적은 쇼트트랙에 달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갈등과 잡음에 시달렸고, 외부적으로는 개최국 중국의 견제로 매우 험난한 올림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때마다 강력한 금메달 카드로 꼽혔던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전력만 봐도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20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을 확정했다. 여자 대표팀에는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을 비롯해 이유빈(연세대), 김아랑(고양시청), 서휘민(고려대), 박지윤(한국체대)이 이름을 올렸다. 최민정과 이유빈, 김아랑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하고 서휘민과 박지윤은 단체전에 나선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심석희(서울시청)는 동료 비하 문자 메시지 파문 등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선발전에서 심석희·최민정에 이어 3위에 올랐던 김지유(경기 일반)는 부상으로 빠진다. ‘평창 2관왕’ 최민정과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를 정도로 급속히 성장한 이유빈 등이 있지만, 선발전 1·3위가 이탈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전력 약화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연패 위업을 달성했던 여자 쇼트트랙 300m 계주도 운명을 알 수 없다. 전력 약화도 약화지만 개최국 중국의 집중 견제와 텃세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빙질이 썩 좋지 않았던 베이징에서 펼쳐진 쇼트트랙 월드컵 1차대회 때도 우리 선수들이 느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 ⓒ 뉴시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 ⓒ 뉴시스

또 하나 찝찝한 부분은 국제경기에서 노골적인 반칙을 저지르는 선수로 유명한 판커신의 존재다.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을 꿈꾸는 판커신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중국 판커신은 그동안 한국 여자 쇼트트랙과 악연이 깊다. '나쁜손'으로 불리며 반칙을 일삼아왔다. 2014 소치올림픽 1000m에서는 박승희가 결승선을 통과하려 하자 손으로 옷을 잡으려는 비매너 행동을 취했다. 중계 카메라에 포착된 당시 장면을 지켜본 김동성 해설위원은 "저런 행동은 안 된다"며 "꿀밤을 때려주면서 '왜 그랬냐'고 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는 심석희를 건드렸다.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인코스를 파고든 심석희는 판커신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 과정에서 판커신의 '나쁜 손'이 나왔다. 판커신은 마지막 코너를 돌던 심석희의 무릎을 잡아채는 반칙으로 레이스를 방해했다. 심석희는 거친 파울을 뿌리치고 혼신의 힘을 다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1위는 줄곧 3위로 달리던 장이저가 차지했다. 중국 선수의 금메달을 만들어주기 위해 실격도 각오하는 판커신의 ‘나쁜손’이다.


월드컵 대회에서 최민정과 충돌했던 판커신은 평창올림픽 때도 3000m 계주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가 최민정을 밀쳤고, 결국 중국의 실격을 불렀다. 판커신은 “경기 장소가 한국이 아니었다면 실격 판정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을 참지 못했지만, 리플레이를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누가 봐도 명백한 파울임을 알 수 있었다. 최근 심판진이 임페딩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만 쇼트트랙 석권을 노리는 중국에서 경기가 열린다는 점은 매우 찝찝하다.


대표팀 선수들은 “실격의 여지를 주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 “중국 선수들에게 틈을 주지 않겠다” 등의 각오를 밝히고 있지만, 체육계 관계자들은 “쇼트트랙의 인기를 위해, 올림픽 가치가 훼손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심판진의 날카롭고 공정한 판정이 절실하다”는 우려 섞인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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