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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현근택 '음모론'에 격화된 與 친문·친이 갈등


입력 2022.01.21 00:30 수정 2022.01.21 04:5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문파'가 AI 이재명 욕설 배포 음모론

유튜버·김어준 띄우고, 현근택 인용

'증거 있냐' 강성 친문 부글부글

'김어준=화살촉' "한결 같은 음모론"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 ⓒ유튜브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인 김어준 씨와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띄운 음모론에 친문 강성 지지층이 발끈하는 등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이미지 합성으로 이재명 후보가 욕설을 내뱉는 장면을 '반이재명' 성향을 가진 친문 강성 지지층에서 만들어 유포할 것이라는 게 음모론의 골자다.


앞서 18일 김어준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최근 아주 중요한 제보 하나를 받았다"며 "이 후보가 직접 욕을 하는 딥페이크 음성 파일을 모처에서 제작해 납품했으며 곧 배포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종 납품되면 유포할 계획인데 유력 유포 루트 중 소위 '대깨문'이라고 하는 '친문재인'을 내걸고 '반이재명' 활동을 하는 그룹이 있다"며 "설 연휴 전 배포 계획인 것 같다"고 했다.


여기에 현근택 이재명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가세했다.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 측의 주장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옮긴 것이었으나 당의 공식 직책을 가진 사람이 뛰어들면서 파장은 컸다.


현 대변인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이른바 딥페이크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활용한 이미지 합성 기술을 이용해 설 연휴 전에 배포한다는 계획이 실행되고 있음을 포착했다"며 "해당 내용은 이재명 후보가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며, 연결고리는 소위 문파로 불리기도 하며 '똥파리'로 비하 받고 있는 일부 세력"이라고 적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됐지만, 친문 지지층과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른바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이병철 씨 사망 사건으로 친문 지지층의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름을 부은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오랜 민주당원이자 문재인 대통령 열혈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트위터리안 더레프트가 제작한 포스터 ⓒ트위터 트위터리안 더레프트가 제작한 포스터 ⓒ트위터

특히 트위터리안 더레프트는 '윤석열 찍으면 현근택 너 때문인 줄 알아라'라는 포스터를 여러 가지 버전으로 제작해 올렸는데, 수천 회 이상 리트윗되는 등 강성 지지층의 큰 호응을 얻었다. 더레프트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로 과거 문 대통령이 '파란을 이어가자'는 그의 포스터를 직접 언급하며 유명세를 더했다.


또한 20일에는 김어준 씨를 네플릭스 오리지날 지옥에 등장하는 '화살촉'과 합성한 포스터를 공개하며 "'너 작전세력' '이거 딥페이크' 한결 같은 음모론자"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내홍이 격화되자 민주당 내에서도 김씨와 현 대변인을 향해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종민 의원은 "음모론에 빠지기 시작하면 그 메신저의 신뢰가 무조건 떨어지게 돼 있다. 음모론이라는 것은 증명되지 않는다"며 "책임 있는 정치에서 음모론을 근거로 말을 보태는 것은 짧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생기지도 않은 일을 먼저 미리 걱정하는 것은 별로 효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 5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거기에 집중할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미리 얘기해서 경종을 울린다고 한들, 만약 (음모론대로) 진행이 되고 있다고 하면 경고에 반응해 그만둘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실제 확인이 되면 그때 가서 해야지 미리 확정되지도 않은 것을 얘기하고 다니는 것은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어준 씨는 2012년 대선 때에도 '김정남 기획입국설' 같은 무리한 음모론으로 대선 패배의 간접적인 이유를 제공하지 않았느냐"며 "특히 당의 직책이 있는 현 대변인이 음모론을 확인도 없이 무리하게 따라간 것은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팀이 돼 힘을 모아도 쉽지 않은 선거판에서 역행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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