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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쑤시는 끔찍한 고통, 주기적으로?"…교육부 도입 검토, 신속 PCR이 뭐길래


입력 2022.01.18 21:04 수정 2022.01.18 21:04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교육부 "3월 전교생 주기적으로 신속 PCR 검사해 무증상 감염 여부 파악…'스크리닝 검사' 시사"

학생·학부모 "벌써 코가 헐었다, 검사하고 싶지 않아…아이, 검사할 때 마다 울어"

전문가 "무증상 감염자 찾아내는 검사, 도입하긴 해야 해…가정에서 등교 전에 해야 가장 효과적"

"주기적인 검사 아니고 유증상자 있을 때 실시…결과 확인의 신속성·확진자 확인에 도움"

초중고 전면 등교가 시행된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초중고 전면 등교가 시행된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교육부가 오는 3월 정상 등교를 위해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보다 결과를 빠르게 알 수 있는 신속분자진단(신속 PCR) 검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들은 "개학하면 매번 코를 쑤시는 고통스러운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느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속 PCR 검사가 확진자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 실시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신속 PCR 검사는 현행 PCR 검사와 마찬가지로 정확도가 높으면서도 결과를 1~2시간 이내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의 기본 PCR 검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보완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17일 밝혔다. 오는 3월 초·중·고 전교생 등이 일정한 간격으로 지속해서 신속 PCR 검사를 받아 무증상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스크리닝 검사'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신속 PCR 검사는 기존 방역 당국이 선별검사소에서 쓰는 표준 PCR 검사와 달리, 결과를 빠르게 내놓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서울대에 따르면 신속 PCR 검사는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등온핵산증폭법(RT-qLAMP)을 활용해 2시간 만에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 서울대는 대면 수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이 방식을 도입, 학생과 교직원에게 주기적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은 PCR 검사를 받을 때마다 코를 쑤시는 고통을 호소하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한 고등학생 정모(17)양은 "PCR 검사를 할 때 마다 너무 아프고 코가 헐었다"며 "주기적으로 한다는 말만 들어도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같은 학교 학생 이모(17)양도 "한두 번 접촉자여서 검사할 수는 있지만 여러 번 하게 되면 정말 코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며 "검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학부모 김모씨는 "아이가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할 때마다 울었다"며 "만약 의료진이 학교에 와서 주기적으로 검사하게 되면 아이들은 정말 힘들어할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다만 검사를 받거나 백신을 맞거나 둘 중 택해야 한다면 검사를 받는 것이 낫다"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에 비하면 검사의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저 너무 자주 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아침기온 영하 10도 안팎의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 18일 오전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 의료진이 손난로로 추위를 견디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아침기온 영하 10도 안팎의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 18일 오전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 의료진이 손난로로 추위를 견디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전문가들 대체로 "신속 PCR 검사 도입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학교에서 실시하는 게 아니라 가정에서 등교 전에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료계 전문가는 "신속 PCR 검사는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는 검사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맞다. 3일 간격으로 일주일에 두, 세 번 하게 되는 것"이라며 "다만 학교에서 검사하면 안 된다. 집에서 미리 검사하고 양성일 경우 등교를 하지 않는 식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 가기 전에 검사하고 음성일 때만 등교하게 되면 확진자만 격리되고 나머지는 등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신속 PCR 검사 도입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신속 PCR 검사의 검체 채취 방식은 우리가 보건소에서 검사할 때처럼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주기적인 검사는 아니고 유증상자가 있을 때 실시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완전한 대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결과 확인의 신속성이나 확진자 확인에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의료진이 방문해서 검사를 할지 또 주기적으로 검사할지 아직 계획이 나온 것이 아니다"며 "앞서 보건복지부에서 자가진단키트 도입에 대한 논의를 한 것과 관련해 신속 PCR 검사를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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