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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헬로스테이지] ‘팬레터’와 함께 성장하는 백형훈


입력 2022.01.11 15:02 수정 2022.01.11 15:0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3월 20일까지 코엑스아티움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글을 통해 점차 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뮤지컬 ‘팬레터’를 통해서다. 극중 인물들은 물론이고, 이 잘 쓰인 뮤지컬은 출연하는 배우들까지 성장하게 한다. 그 중에서도 백형훈은 시즌을 거듭하며 성장하고, 보완되어지는 작품처럼 함께 성장하고 있다.


ⓒ라이브(주) ⓒ라이브(주)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 강점기 문학을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 소년 정세훈이 당대 최고의 천재 소설가 김해진에게 팬레터를 보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이야기다. 1930년대 한국 문단의 대표 작가였던 이상과 김유정, 그리고 순수문학단체 구인회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지난 2016년 초연된 이후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맞은 이 작품은 지난달 10일 코엑스아티움의 개관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초연 때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 작품은 2018년과 2019년까지 세 시즌 만에 8만7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18년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로 대만에 진출해 20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관객들로 가득 채우고, 올해 1월에는 중국 상해문화광장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미 국내 공연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 이르기까지 콘텐츠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란 말이다. 그럼에도 ‘팬레터’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번 시즌은 당초 계획했던 5인조 밴드에서 7인조 라이브 밴드로 구성을 늘려 더욱 섬세하면서도 생생한 연주로 관객들의 두 귀를 사로잡았다. 또한 작품의 오지리널리티를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인 감정선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작품의 서사를 보강하며 관객들의 몰입도와 이해도를 높였다.


ⓒ라이브(주) ⓒ라이브(주)

‘팬레터’의 생명력이 계속해서 유지되는 건, 작품 자체의 역할도 크지만 그 작품을 직접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배우들의 역할도 크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시즌에서 김해진 역을 맡은 백형훈의 성장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정세훈으로 무대에 올랐던 터다. 당시에도 어수룩한 소설가 지망생의 모습을 완벽히 표현해내며 극찬을 받았던 백형훈이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서 백형훈은 외적인 모습에서부터 크게 변화를 줬다. 180cm에 70kg이 넘는 훤칠하고, 듬직했던 백형훈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었다. 극중 폐결핵을 앓고 있는 김해진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무려 10여kg을 감량했을 정도다. 때로는 정돈되고 다정한 말투, 때로는 천재 소설가의 히스테릭한 모습, 히카루에 대한 집착으로 광기서린 연기까지 넘나든다. 백형훈의 섬세하고 묵직하게 표현되는 감정 변화는 공연장의 분위기까지 바꿔 놓는다.


백형훈은 물론, 김경수·이규형·윤나무·려욱·문성일·윤소호·박준휘·김진욱·소정화·강혜인·허혜진 등 초연부터 함께 했던 배우들과 새로 합류한 배우들이 조화를 이루며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3월 20일까지 코엑스아티움.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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