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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年 순익 15조 '노크'…이자만 50조 '돈방석'


입력 2022.01.12 06:00 수정 2022.01.11 10:4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순이익 전년比 34.2%↑ '사상 최대'

KB금융, 2년 연속 신한금융 제쳐

금리 인상 호재…퇴직 비용은 '변수'

4대 금융그룹 순이익 추정치.ⓒ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4대 금융그룹 순이익 추정치.ⓒ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연간 순이익이 15조원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난 은행 대출에 힘입어 이자로만 50조원이 넘는 돈을 쓸어 담았을 것이란 추산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 금융사 실적이 더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예측한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지난해 지배지분 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14조62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2% 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액수로 따지면 3조7252억원 증가한 규모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우선 KB금융의 순이익이 4조465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9.2% 늘며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다음으로 신한금융의 순이익이 24.8% 증가한 4조3653억원으로 뒤를 이을 것이란 추산이다. 이밖에 하나금융 역시 3조2991억원으로, 우리금융도 2조4928억원으로 각각 25.1%와 90.7%씩 순이익이 늘었을 것으로 관측됐다.


제일 눈에 띄는 대목은 리딩뱅크 경쟁이다. 현재 전망대로라면 KB금융이 2년 연속으로 신한금융을 제치고 최대 순이익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2019년까지만 해도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3조4035억원으로, 3조3118억원에 그친 KB금융을 앞서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2020년 들어 KB금융이 3조4552억원으로 신한금융(3조4146억원)을 제친 바 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막대한 이자수익이 자리하고 있다. 조사 대상 금융그룹들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52조964억원으로 전년보다 6.6%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1년 새 3조2332억원 늘어난 금액으로, 이 역시 역대 가장 큰 규모다.


이는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빠르게 불어난 대출에 힘입은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장기화하고 있는 저금리와 이에 따른 투자 시장 호황 등으로 대출 확대가 지속되면서, 금융권이 수혜를 입은 모양새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원화 대출 잔액은 1105조364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8.1%(82조9860억원) 증가했다.


◆이자 마진 추가 확대 전망


은행 이자에 기댄 금융그룹의 실적은 앞으로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서다. 시장 금리가 오를수록 대출 이자 마진도 함께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정례회의에서 기존 연 0.75%였던 기준금리를 1.00%로 0.25%p 올리기로 결정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2020년 3월 0%대로 떨어진 이후 이전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해 왔다.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상반기 중에만 최소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한은이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전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끌어 올릴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날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희망퇴직은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금융사들이 최근 희망퇴직 대상자를 40대 초반까지 확대하면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새해부터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직원과 예외 인정자를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신청 받았고, 이번 달 부산은행 희망퇴직에는 1982년생이 포함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상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올해 금융그룹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충당금과 희망퇴직 비용 등은 변수"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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