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대장동'·'페미니즘'에 스텝 꼬인 이재명


입력 2022.01.11 00:30 수정 2022.01.11 05:08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김만배 측 "이재명 지시따른 것" 법정진술

野, 대장동 재점화 전략…"몸통은 이재명"

전문가 "경제공약 관심도 뚝…민주당 계획 차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데일리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데일리안

경제 대통령 이미지 굳히기를 시도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스텝이 꼬이게 됐다. '대장동 의혹' 첫 재판에서 "이재명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다시 의혹이 표면화된데다, 최근에는 대선 뇌관으로 부상한 젠더갈등으로 홍역을 겪으면서 그의 정책적 행보 보다 각종 논란에 유권자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민주당 선거대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오는 11일 일자리, 미래 경제 비전을 담은 경제정책 주제 기자회견을 연다. 이 후보는 이번 정책 발표를 테드(TED) 강연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테드는 연사가 청중을 가까이서 만나 지식, 경험, 아이디어 등을 공유하는 형식의 강연을 지칭한다. 이는 정책 발표는 물론 질의응답까지 직접 진행하면서 유능함을 드러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음날에도 경제 행보가 예정돼 있다. 10대 그룹 전문 경영인(CEO)들과 만나 경제 이슈를 다루는 토크 콘서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새해를 맞아 이 후보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직속 국가인재위원회가 새해 첫 인재영입으로 한국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사전 경고한 최공필씨 등 3명을 발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6일에는 CES 참여 국내기업과 화상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최대 악재인 '대장동' 이슈가 다시금 불거지며 이 같은 행보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이날 열린 대장동 사건 첫 공판에선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대장동 개발의혹 핵심인물인 김만배 측의 입을 타고 흘러나왔다.


김씨의 변호인은 "'7개 독소조항'이라는 것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기본구조로, 당시 정책 방향에 따라 성남시의 지시·방침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며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이 안정적 사업을 위해 지시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대위 측은 "사적 지시가 아닌 공식 방침이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야당 측에선 대장동 이슈 재점화를 시도하고 있어 쉽게 진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대장동 4인방이 첫재판과 관련, 논평을 내고 "'실행자' 김만배가 '설계자' 이재명의 이름을 언급했다"며 "몸통은 이재명이라는 자백"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정책 완성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당초 6일로 예정돼 있던 경제 공약 발표를 11일로 미루기까지 하며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는데, 갑작스레 터져 나온 논란에 스텝이 꼬이게 됐다. 이 후보의 경제 공약이 다른 이슈에 밀려 관심도가 떨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이 후보가 페미니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도 민주당 입장에선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페미니즘, 성소수자 문제 등을 다뤄온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한 것을 두고 이대남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이 후보가 "정치인은 가능하면 모든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며 "듣는 것 자체를 봉쇄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직접 해명을 내놨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롯해 민주당 선대위가 만든 국민 공약 참여 플랫폼인 '이재명 플러스' 앱에선 여전히 비판적인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주춤한 사이 경제 정책 행보를 보이며 분위기를 가져오려 했는데, 대장동과 페미니즘 논란이 불거지며 유권자의 시선이 해당 논란으로 향하게 됐다"며 "박스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는데 발목이 잡히게 생겼으니 많이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황보준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