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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이익추구 사회에 대한 경종


입력 2021.12.24 14:01 수정 2021.12.30 10:04        데스크 (desk@dailian.co.kr)

영화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12월은 극장가 성수기다. 방학과 크리스마스, 연말연시가 겹쳐있는 12월이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비롯해 한국형 블록버스터, 예술영화,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와 최근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까지 확산되면서 극장가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과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 그리고 ‘매트릭스:리저렉션’등 할리우드 신작 영화들이 차례로 개봉했다. 이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지난 15일 개봉한 이래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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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오의 계략으로 정체가 들통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는 주변 사람에게도 위험이 가해지기 시작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의 도움을 받으러 찾아간다. 그러나 그의 도움을 받던 중 뜻밖의 멀티버스가 열리게 되고 이를 통해 닥터 옥토퍼스(알프리드 몰리나 분)등 각기 다른 차원의 숙적들이 나타나며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다.


영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의 국내 누적 관객수는 335만명,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자리를 예약했다. 코로나사태 속에서도 관객들이 스파이더맨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한다.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톰 홀랜드를 주연으로 한 세 번째 영화이며 지난 2002년 스파이더맨이 처음 등장한 이후 현재까지 만들어진 9번째 영화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매번 등장하는 이 대사는 스파이더맨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말이다. 1960년대 처음 선보인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책임감 덕분에 지금까지 사랑을 받아왔다. 그동안 옳은 일을 해왔던 그는 이번에도 어떤 일이 옳은 것인지 고민한다. 스파이더맨의 이러한 메시지는 권력을 얻는 데만 집중하고 책임을 지지는 않는 우리 현실에 일침을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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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로서의 자리매김은 확실히 했다. ‘노 웨이 홈’은 20년에 걸쳐 만들어진 노력이 집약된 결과다. 관객들은 지난 시간 함께 했던 추억을 공유한다. 또한, 영화 속에는 그동안 사랑받아왔던 전작의 빌런들을 총집합시켰다. 스파이더맨의 그린 고블린 역의 윌럼 더포, 스파이더맨2의 닥터 옥토퍼스 역의 알프레드 몰리나, ‘스파이더맨3’의 샌드맨 역의 토머스 헤이든 처치까지 추억과 전설이 된 캐릭터를 소환시켰다. 스파이더맨을 관람하는 것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냈다. 이번 영화의 제작 콘셉트이기도 한데 누군가에게는 인생 최고의 영화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추억이자 전설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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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타겟층으로 팬덤을 확보했다. 2002년 처음 스파이더맨이 등장했을 때 주연은 토비 맥과이어였으며 2010년 시리즈에서는 엔드류 가필드 등장했고 최근 시리즈에는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았다. 이중에서 가장 인기는 캐릭터는 톰 홀랜드인데 이는 10대들의 정서가 가장 닮아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층은 가상현실과 게임이 빠져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이야기로 그들을 사로잡기는 힘들다. 이번 영화에서는 젊은 층의 시대상을 반영해 전작과는 차별화를 시도했다. 조연들도 주어진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주체적인 인물로 피터의 싸움을 적극적으로 돕고 그의 선택을 응원하며 우정을 지켜나간다. 이는 10대들이 주변인이 아니라 앞날을 이끌어나갈 주체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암시해 준다.


영화 속 스파이더맨은 초능력이 생긴 후 자신이 지닌 힘과 능력을 주변 사람을 돕고 악당을 물리치는 데 쓴다. 영화는 남을 돕기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사회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높은 책임과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기시키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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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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