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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묶인 인터넷은행…실수요자 차별논란


입력 2021.12.17 06:00 수정 2021.12.16 13:16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인터넷銀 '특별대출' 동참 어려워

케뱅·토뱅, 고신용자 비중 40%↑

"총량규제 부작용…정상화 필요"

인터넷은행이 특별한도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고신용자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 을지로 소재 케이뱅크, 경기도 성남 소재 카카오뱅크, 서울 강남구 소재 토스뱅크 본사 전경 ⓒ각사 인터넷은행이 특별한도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고신용자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 을지로 소재 케이뱅크, 경기도 성남 소재 카카오뱅크, 서울 강남구 소재 토스뱅크 본사 전경 ⓒ각사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에 몰두한 나머지 고신용 실수요자를 차별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여전히 고신용 고객 비중이 높은데도, 결혼·출산·입원 등 긴급한 상황에 내주는 특별대출에 불참할 의사를 밝혀서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규제방안이 인터넷은행의 혁신상품 개발을 막아선 데다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문턱까지 높이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은행연합회의 신용대출 특별한도 정책에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동참하지 않는다. 연합회 차원에서 마련된 이번 특별대출은 결혼, 출산, 수술, 장례 등 급전이 필요한 수요자를 대상으로 연 소득 50% 범위 내에서 최대 1억원 한도로 취급된다.


이번 특별한도 대출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은행이 동참한다. 이미 한도까지 대출을 받은 차주라도 ▲혼인관계증명서 ▲폐쇄가족관계증명서 ▲사망확인서 ▲임신진단서 ▲임신확인서 ▲수술확인서 ▲입퇴원확인서 등을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최대 1억원 규모의 분할상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은행권인 인터넷은행은 아직까지 이번 특별한도 대출 정책에서 빠져있다. 가장 큰 요인은 전산 개발 등 비용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은 이름과 같이 대면 창구 없이 온라인(모바일)으로만 영업을 진행하는 은행이다. 급전이 필요한 고객이 서류를 제출해도 해당 서류의 진위 여부와 신용도 등을 확인하려면 이에 특화된 전산체계 개발이 필수적이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문제는 인터넷은행이 최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집중하면서 불거진 고신용자 차별 논란이 더 심화되고 있단 점이다. 앞서 인터넷은행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점수가 820점 이상인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의 신규취급을 중단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규제방안을 강화하면서 대출총량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주문한 중신용 대출 비중을 맞추기 위해 신용점수 820점 이하 고객에 대해서는 대출상품을 대거 공급해왔다.


실제로 카카오뱅크가 올해 1~10월 공급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액은 1조1721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중저신용 고객 신용대출 규모는 연간 누적 4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저신용자에 집중하기 위해 카뱅은 지난 10월 마이너스통장의 고신용자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인터넷은행의 주 고객은 여전히 고신용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계신용대출 금리 4% 미만 고객 비중은 23.8%로 집계됐다. 케이뱅크(49.4%)와 토스뱅크(47.8%)는 40%를 넘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 결국 금융당국의 무리한 가계대출 정책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은행업의 기본인 대출 상품의 영업을 제한한 상황에서 일부 차주에게만 대출을 공급하라는 정책이 앞뒤가 맞을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신용자 역차별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총량규제의 부작용이고 폐해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시스템 마련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사실인데 돈을 투자해 전산을 갖춰놔도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정책이 바뀔 수 없어 사리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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