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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결산-정유·석화] 코로나 딛고 역대급 실적…탄소→그린 '무게추' 이동


입력 2021.12.17 06:00 수정 2021.12.16 17:15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코로나로 미끄러졌던 정유·석화업계, 올해 경기 회복 힘 입어 최대 실적

정유사, 석화·윤활유 부문 실적 견인…화학사, ABS·PE 등 주력 제품 인기

'탄소중립 시대' 수소·배터리 소재 중심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대…체질 개선↑

LG화학 대산공장 전경(항공뷰)ⓒLG화학 LG화학 대산공장 전경(항공뷰)ⓒLG화학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산업 전반을 휘감은 한 해였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각 산업과 기업들은 비대면(언택트·Untact) 시대에 맞춘 다양한 사업 전략을 통해 생존을 모색했다. 올 한 해 산업계에서 발생한 이슈들과 현황을 분야별로 결산해본다.[편집자 주]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수요 감소로 실적이 곤두박질쳤던 정유·화학사들은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대대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정유사들은 석유화학·윤활유 등 비(非)정유 사업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고, 화학사들은 ABS(고부가합성수지), PVC(폴리염화비닐), 폴리에틸렌(PE) 등 주력 제품 수요 급증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정유·화학사들은 탄소중립 등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발 맞춰 수소, 배터리 소재 등을 중심으로 중장기 친환경 로드맵을 세우는 등 체질 변화에도 힘썼다.


한화솔루션 직원이 공정 및 안전 점검을 진행하는 모습ⓒ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직원이 공정 및 안전 점검을 진행하는 모습ⓒ한화솔루션
석유화학, 올해 최대 실적 경신…친환경·위생 소재 '일등공신'

국내 화학사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친환경∙위생소재 등 석유화학제품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올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화학은 분기 사상 처음으로 2분기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이 견조한 가운데 배터리 부문에서도 1조원 규모의 소송 합의금이 반영되면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PVC, 가성소다 등 케미칼 부문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인 1조333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효자 품목인 NB라텍스 등의 판매 증가로 3분기에만 773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기존 사업을 통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화학사들은 배터리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 '드라이브'로 탄소 저감·수익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기반한 지속가능 성장 분야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구체적으로 바이오 소재·재활용(Recycle)·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등 지속가능경영 비즈니스에 3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사업본부를 육성할 방침이다.


또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 도약을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CNT 등으로 늘리고 이 분야에만 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일환으로 LG화학은 LG전자의 분리막 사업을 인수하는가 하면 일본 도레이(Toray)와 손잡고 배터리용 분리막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롯데케미칼 신규 EOA 공장 전경ⓒ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신규 EOA 공장 전경ⓒ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역시 고효율 태양광셀과 수전해 기반의 그린 수소, 수소 혼소(混燒) 기술 등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활용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업체인 RES프랑스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미국 태양광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REC실리콘 지분 16.67%를 인수했다.


국내에서도 생산 시설 확대와 고효율셀 연구에 2025년까지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태양광 수요에 맞춰 고출력 제품 생산을 위한 생산라인 전환과 함께 차세대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탠덤셀 연구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7월 발표한 '2030 수소 성장 로드맵'을 위해 국내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공장을 신설하고,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시설에 투자하는 등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정 수소 생산을 위해 생산 중인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블루수소 16만t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대와 더불어 조 단위 석유화학설비 투자도 이어간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인 '라인 프로젝트'(LINE Project)를 추진, 연산 에틸렌 100만t을 생산하는 나프타 크래커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정제마진에 울고 웃은 정유사…탄소→그린 체질 변화 '속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상반기에만 5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정유사들은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 등에 따른 석유 제품, 석유화학 제품 수요 증가로 조 단위 실적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사업이 흑자전환하고 화학·윤활유 사업에서도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돼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2조 3254억원에서 올해 3분기(누적) 1조 627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에쓰오일 역시 지난해 1조원대 영업적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1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에쓰오일은 윤활기유·석유화학 비중이 60%를 넘어서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윤활기유는 고급윤활기유인 그룹3 강세로 3분기 최대 분기 영업이익(2888억원)을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해 약 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현대오일뱅크도 정제마진 개선과 석유화학·윤활기유 사업 개선으로 올해 3분기까지 8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다만 올해 이익은 본업인 정유 사업 보다는 석유화학과 윤활기유(윤활유 원료) 등 비(非)정유 부문의 선전에 주로 기인했다. 정유 사업은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최근 들어서야 손익분기점(BEP)인 4~5달러대로 올라서는 등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델타,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정유 사업 회복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HPC프로젝트 에틸렌생산공정ⓒ현대오일뱅크 HPC프로젝트 에틸렌생산공정ⓒ현대오일뱅크

정유사들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유 사업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석유화학 등 비정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수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정제부산물을 활용해 석유화학제품 생산성을 높이는 HPC 프로젝트 시운전을 마친 뒤 이달 말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HPC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현대오일뱅크는 PE(폴리에틸렌) 85만t, PP(폴리프로필렌) 50만t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GS칼텍스도 연간 에틸렌 75만t, PE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생산시설(MFC)을 준공을 마치고 현재 가동중이다. 이 설비엔 2조7500억원이 투입됐다.


에쓰오일의 경우,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인 샤힌(Shaheen∙매)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t 규모의 에틸렌을 비롯해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만드는 스팀크래커, 고부가가치 합성수지 제품을 생산하는 PE, PP 시설로 구성된다.


석유화학 설비 확대와 더불어 친환경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등의 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3월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전국 180개 수소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삼성물산과 손잡고 청정수소(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산되는 수소)·청정암모니아(청정수소를 변환한 형태의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국내 도입 인프라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월 배터리 사업을 독립법인인 SK온으로 떼낸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수주 및 투자 확대를 지속하는 한편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해 속도를 낼 예정이다. 또 계열회사들과 협력해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에서도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손 잡고 액화수소 생산 및 공급 사업에 나서며 수소시장에 진출했다. 한국가스공사의 LNG 인수기지 내 유휴부지에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t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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