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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주부 아빠’ 20만 시대…육아 ‘주체’ 되는 예능 속 아빠들


입력 2021.12.08 08:27 수정 2021.12.08 08:4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육아, 살림에 능숙한 아빠들을 보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살림, 육아는 공동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점점 당연해지고, 육아휴직을 하는 아빠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남성들의 육아, 살림을 다루던 예능들도 이제는 ‘도전’이 아닌, ‘주체’가 된 아빠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KBS ⓒKBS

올해 초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 비경제활동 인구 중 가사·육아를 전담하는 남성이 19만 5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15만 6000명, 지난해에는 16만 3000명으로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남성들이 늘어난 상황도 물론 반영이 됐겠지만, 가사와 육아를 여성만의 역할로 바라보던 고정관념이 변화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주부 아빠’의 숫자가 20만 명에 달하는 현재, 예능프로그램에도 주부 아빠들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됐다. 배우 기태영은 드라마에 출연하는 아내 유진을 대신해 육아휴직자가 됐었다. 유진, 기태영 부부는 맞벌이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이에 유진이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에 출연하는 동안에는 기태영이 육아와 살림을 전담했던 것이다. 기태영은 이 기간 동안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출연해 꼼꼼한 주부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가수 양지은도 남편의 든든한 외조를 받아 활동 중이다. 양지은은 5년 전 결혼해 슬하에 5세 아들과 3세 딸을 두고 있다. 동갑내기 치과의사인 남편은 양지은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휴직을 하고 육아, 살림을 전담해왔다. 양지은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이를 소개하며 48시간 동안 ‘슈퍼맘’으로 변신, 윢아와 살림에 지쳤을 남편에게 휴식 시간을 선물했다.


이 외에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에서는 싱글 대디 정찬이 이혼 후 아이들을 도맡아 키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정찬은 싱글맘 김나영, 채림, 조윤희, 김현숙과 함께 서로의 일상을 관찰하며 육아에 대한 팁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한때는 육아와 살림에 서툰 아빠들의 도전기를 다뤄 인기를 끌었던 육아 예능도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13년 방송된 육아 예능의 원조 MBC ‘아빠 어디가’가 방송될 때까지만 해도 육아에 서툰 아빠들의 모습이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었다. 연예인 아빠들이 자녀와 함께 오지로 여행을 떠나는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담는 동시에 아빠들의 성장 과정을 전개의 동력으로 삼았었다. 가수 윤민수 외에는 육아에 무관심했던 아빠들이 여행을 통해 아이들과 친해지며 달라지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호응이 이어졌다.


같은 해 방송을 시작한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다르지 않았다. 이휘재, 장현성, 이현우, 추성훈 등 네 명의 아빠들이 엄마 없이 48시간을 보내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콘셉트였다.


그러나 올해 8주년을 맞은 지금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육아와 살림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들이 육아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을 풀어내고 있다. 많은 부모들이 고민하는 배변 교육에 대한 한 방법을 에피소드 안에 녹여내는가 하면, 경제와 코딩, 안전 교육 등 아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쉽고, 재밌게 소개하는 모습으로 부모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여기에 자발적 비혼모가 된 사유리가 고정으로 출연하고, ‘슈퍼맘’ 소유진, 양지은이 특별 출연하며 주제의 폭을 넓히기도 했다. 사유리를 통해선 초보 아빠가 아닌, 초보 부모의 모습으로 공감대를 넓혔으며, 다양한 출연자들이 전하는 새로운 육아법과 고충을 접하는 재미도 만들어내고 있다.


추석 특집으로 ‘슈퍼맘이 돌아왔다’를 선보인 제작진은 당시 “지난 8년 동안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방영되면서 ‘슈퍼맨’이라는 말과 함께 육아 속 아빠의 역할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며 “이제 육아는 아빠가 돕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가 함께해야 하는 일로 인식이 바뀌었으며, ‘슈퍼맨’은 아빠만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육아를 함께 하는 모든 부모를 뜻하는 의미를 갖게 됐다”고 말했었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예능들의 변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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