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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뻔하지 않은 전종서의 '연애 빠진 로맨스'


입력 2021.12.05 08:56 수정 2021.12.05 18:0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연애 빠진 로맨스' 함자영 역

최근 이충현 감독과 열애 사실 밝혀

2018년 이창동 감독의 '버닝'으로 스크린에 데뷔해 '괴물 신인'이라 불리며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후 그 해 청룡영화상, 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등 주요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 노미네이트와 수상을 이어간 전종서. 그의 대세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넷플릭스 영화 '콜'을 통해 제30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과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충무로가 주목하는 대세 배우임을 입증했다.


그런 전종서가 이번에는 발칙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버닝'의 자유를 갈망하는 해미, '콜' 사이코패스 살인마 영숙을 연기하며 강렬한 연기를 주로 선보여왔던 그는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함자영으로 분해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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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 분)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분),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정가영 감독의 상업 연출 데뷔작이다.


탄탄대로를 걸으며 대중의 기대를 받아온 전종서는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연애 빠진 로맨스'의 시나리오를 읽고 단숨에 매료됐다. 영화를 본 후 결과물도 마음에 들었다.


"시나리오 처음 봤을 때 정가영 감독님만의 대사 맛이 있었어요. 발칙하고 당돌하고 솔직한 매력이 있는 캐릭터를 좋아하시더라고요. 차기작 고민이 많았을 때였는데 그때는 제가 로맨스를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전적으로 시나리오가 주는 매력이 컸어요. 전작과는 무관하게 선택을 했죠. 상대 배우와 주고받는 호흡이 필요한 작품은 처음이라 조금 힘들었어요. 전작들은 갇혀있고 독립적이고 혼자 나아가는 캐릭터였으니까요. 이건 혼자 닫힌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 계속 상대의 눈을 바라봐야 하고 감정을 주고받아야 했죠. 이런 작업을 하다 보니 잘 맞게 어우러져 표현되는 것들이 재미있었어요."


자영은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는 인물이다. 그렇다 보니 본능적이고 솔직하며 관계를 주도할 줄 아는 매력을 지닌 캐릭터다. 대사와 행동 욕망에 대해 직선으로 뻗어나간다. 자칫 잘못하면 비호감이나 반감이 들 수 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자영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갔다.


"한 끗 차이로 아예 다른 영화가 될 것 같다는 걱정이 있었어요. 오해가 될 수 있는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가볍지만 가벼운 게 다가 아닌, 그러나 한 방이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죠. 관객들이 자영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알고 공감하면서 영화를 따라왔으면 좋겠다 싶었죠."


그래서 접근한 방법은 자영의 성향을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었다. 사실 이 방법은 전종서가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균형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그만의 필살기이기도 하다.


"캐릭터를 처음 만나면 반대로 많이 생각해 봐요. 자영이도 보수적으로 많이 표현하려 애썼어요. '콜'도 무섭지만 무서운 연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뻔한 건 재미없잖아요."


영화를 연출한 정가영 감독은 '비치 온 더 비치', '밤 치기', '하트' 등 전작들에서 꾸준히 솔직한 여성을 그려왔다. 전종서는 그런 정가영 감독에게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했다.


"정가영 감독님이 '여자 홍상수'란 별명이 있다는 것도 최근에 알았어요. 정가영 감독님의 고유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정 감독님만 할 수 있는 스타일이거든요. 저는 오히려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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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자영이라는 인물이 솔직하고 발칙해서 매력을 느낀 것 만은 아니다. 일과 연애에 지쳐있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솔직한 20대 청춘이라는 모습부터 다이어리를 써 내려가며 하루를 기록하는 습관 등의 디테일한 설정에 공감을 느꼈다.


"내레이션이나 자영의 습관에 공감이 많이 됐어요. 여자들은 다이어리를 많이 쓰잖아요. 저 역시 기록하는 습관, 자기만의 공간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다이어리라고 생각하거든요. 누구에게 보여주기는 부끄럽지만 비밀스러운 매력을 주기도 하고요. 자영이 느끼는 감정이나 행동에 대해서도 이해가 됐고, 다른 여자들도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낼 것 같단 생각이 들었죠."


전종서와 손석구는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다. 작품을 통해 보여줬던 이미지가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강렬함과 동시에 어딘가 개구쟁이 같아 보이는 이중적인 매력을 가진 배우들이다. 이 같은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시너지가 됐다. 전종서는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손석구와 함께 하게 돼 기쁜 마음을 전했다.


"굳이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됐고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어도 편했어요. 연기하지 않는 순간에도 따로 있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웃음 포인트나 담백한 태도 등이 비슷해서 편했어요. 연기 스타일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 다르더라고요. 저는 눈동자를 찾아 눈을 맞추려는 식이라면 선배님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많이 돌리시더라고요. 실제로는 장난도 치고 잘 놀았어요. 선배님도 촬영하는 느낌은 아니었다고 하더라고요."


영화에서 자영과 우리는 술로 어색함을 환기시키고, 가까워진다. 실제 남녀가 술을 통해 마음을 털어놓고 교감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기 위함이다. 영화 속 함자영은 술을 즐기지만 실제 전종서는 그렇지 않았다.


"물에 체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감독님의 표현으로는 소주는 꺾어 마셔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술을 먹지 않아서 잘 몰랐어요. 감독님께 습관을 배우긴 했지만 안 먹어 본 티가 나온 것 같아 아쉬워요."


전종서는 최근 '콜'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이충현 감독과 연인 사이가 됐다고 밝혔다. 열애 사실이 알려지기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전종서는 자신의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실제 저의 연애 스타일을 아직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상대와 가깝게 지내는 것 같아요. 순수하게 사랑하고 끝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 주는 편이죠."


전종서는 '콜' 촬영 이후 할리우드 영화 '모나리자와 블러드문'에 출연했으며 지난 5월 미국 UTA(United Talent Agency ·유나이티드 탤런트 에이전시)와 계약하며 할리우드 진출을 알렸다.


"할리우드 촬영 시스템은 생각보다 많이 다르지 않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여러 번 오디션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외국 작품을 하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니까 그럴 가치가 있는 영화라면 매진해 보고 싶어요. 꼭 그런 시나리오를 만나고 싶네요."


2018년에 데뷔해 현재 4년 차가 된 전종서는 다른 배우들에 비해 빠르게 화려한 이력을 쌓아가고 있지만, 아직 시작일 뿐이다. 하고 싶은 캐릭터도 많고 보여주고 싶은 모습도 무궁무진하다.


"정말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이 많아요. 그중에서 꼽자면 AI 로봇 연기 한 번 해보고 싶네요.(웃음)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AI 연기가 흥미롭게 느껴져요. 또 부성애가 드러나는 아빠와 딸의 관계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작품도 연기해 보고 싶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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