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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드 리플레이㉓] 예능보다 웃긴 드라마 ‘빅 포레스트’


입력 2021.12.02 09:15 수정 2021.12.02 09:1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신동엽 첫 정극 연기 도전작

<편집자 주> 유튜브부터 각종 OTT 서비스까지, 원한다면 언제든 손쉽게 드라마 재시청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또는 경쟁작이 너무 치열해서. 당시에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며 ‘망드’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지금 다시 보면 더 좋을 숨은 명작들을 찾아드립니다.


ⓒtvN ⓒtvN

2018년 방송된 tvN 드라마 ‘빅 포레스트’는 몰락한 연예인 동엽(신동엽 분)과 사채업자 상훈(정상훈 분), 어쩌다 보니 오프로드 인생을 살게 된 두 남자가 대림동에 살며 겪는 좌충우돌 생존기를 그린 코미디 드라마다. 신동엽의 첫 정극 연기 도전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금요일 오후 11시라는 다소 늦은 시간에 편성이 돼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진 못했다. 1% 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다 종영했다.


◆ 신동엽·정상훈의 새 도전, 웃음·씁쓸함 오가며 증명한 내공


‘빅 포레스트’는 당시 tvN이 신설한 불타는 금요일 오후 11시 ‘불금시리즈’ 블록에 편성된 첫 작품이었다. 주 1회, 참신하고 도전적인 역량을 살린 시리즈물을 배치하겠다는 tvN의 예고대로,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박수원 PD와 ‘SNL 코리아’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빅 포레스트’는 정극과 시트콤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웃음과 뭉클함을 동시에 선사했었다.


각자 새 도전에 나선 신동엽, 정상훈의 내공이 특히 빛났다. 그간 다양한 콩트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던 신동엽은 하루아침에 망해 대림동으로 가게 된 톱스타 신동엽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기대감을 충족했다.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리며 ‘짠내’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이내 잔머리를 굴려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에서는 기존의 콩트 연기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지질함과 진지함을 오가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살릴 때는 그의 내공이 느껴졌다.


ⓒtvN ⓒtvN

싱글대디이자 초보 사채업자 정상훈 역을 맡은 정상훈 또한 코믹함보다는 진지함에 방점을 찍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대부업체에서 근무를 하지만, 마음이 약해 늘 구박받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가장 역할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극에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딸을 향한 애틋함으로 뭉클함을 자아내는가 하면, 대부업체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직장인의 애환을 느끼게 했다. 빚쟁이 신동엽과 얽히며 엉뚱한 사건들을 마주할 때는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웃음까지 유발했었다.


금요일 오후 11시라는 늦은 시간대에 편성이 되며 많은 시청자들을 아우르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시간대와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를 완성도 높게 선보였다는 점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 ‘B급 감성’으로 만든 차별화


지인에게 사기당해 사업에 실패하고, 음주단속에 적발돼 방송계에서 퇴출된 ‘빅 포레스트’의 신동엽은 현실과 픽션을 오가며 독특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첫 회부터 신동엽의 대마초 사건을 소환해 이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등 블랙 코미디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돈 때문에 조선족 여성과 위장 결혼을 하려다 오히려 사기를 당하고, 대부업체 사장에게 잘 보이려 아부하고, 추심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빚쟁이의 문 앞에 대변을 보는 등 처절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대놓고 ‘B급 코미디’를 표방한 것이 ‘빅 포레스트’의 매력으로 꼽혔었다.


최근 30대 여성들의 일상을 ‘술’이라는 소재와 함께 풀어낸 ‘술꾼도시여자들’과 유쾌한 정치 풍자로 시원함을 선사한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등 각자의 개성이 담긴 코믹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실과 픽션을 오가며 ‘웃픈’ 상황들을 쏟아내는 ‘빅 포레스트’만의 독특한 유머 코드가 지금의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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