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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했던 5억 손아섭…마지막 퍼즐의 아쉬움


입력 2021.12.02 15:12 수정 2021.12.02 15:3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연차별 연봉 달리하며 올 시즌 5억 연봉 수령

FA 시장에 쏟아진 외야수들도 계약 대박 걸림돌

손아섭. ⓒ 뉴시스 손아섭. ⓒ 뉴시스

100억 이하 FA들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에 계약했던 손아섭에 대한 기류가 달라졌다.


4년 전 첫 FA 계약을 맺을 당시 손아섭은 우주의 기운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원 소속팀 롯데는 느긋한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가 주전 포수 강민호를 삼성에 빼앗겼다.


그제야 부랴부랴 FA 시장에 뛰어든 롯데는 민병헌을 4년간 80억 원에 영입한데 이어 손아섭에게 98억 원을 안기며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는 원소속팀에 잔류한 FA들 중 이듬해 최정(6년 106억 원)이 깰 때까지 역대 최고액 액수였다. 물론 연평균으로 따진다면 손아섭의 액수가 지금도 최고액으로 남아있다.


협상 당시 완벽한 ‘갑’의 위치에 있던 손아섭은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더 달았다. 바로 연차별 연봉을 달리했던 것.


계약 첫 해 15억 원의 연봉을 받았던 손아섭은 이듬해에도 15억 원을 받았다가 3년 차인 2020년 연봉이 20억 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리고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손아섭의 연봉은 5억 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와 같은 계약을 맺은 이유는 두 번째 FA 때 다시 한 번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B등급을 받게 된 손아섭이 이적하게 될 경우 전년도 연봉의 100%+선수 1명 또는 연봉의 200%에 달하는 보상 규모가 발생한다.


만약 2020년 연봉을 올해도 유지했다면 그의 보상금은 20억 원 또는 40억 원에 달해 사실상 이적이 불가능하며 이는 롯데를 비롯한 다른 구단과의 협상서 불리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5억 원을 받게 됨에 따라 손아섭의 보상 규모는 최대 10억 원으로 크게 낮아질 수 있었다.


손아섭. ⓒ 뉴시스 손아섭. ⓒ 뉴시스

두 번째 FA에서도 또 한 번 대박을 터뜨릴 조건을 이미 마련했으나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했다. 바로 가장 중요한 선수 본인의 기량이었다.


계약 첫 해에는 타율 0.329 26홈런 93타점 20도루로 특급 성적을 냈던 손아섭은 이듬해부터 홈런 개수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가장 중요했던 올 시즌 타율 0.319 3홈런 58타점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고 말았다.


여기에 외야수 자원이 많다는 점도 불리함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FA 시장에는 나성범을 비롯해 김재환, 박건우, 김현수, 박해민 등 쟁쟁한 외야수들이 자격을 얻었다. 전성기 손아섭이었다면 이들과의 액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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