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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간호사 극단선택, 남자친구 증언 나왔다


입력 2021.11.27 17:12 수정 2021.11.27 17:13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의정부 을지대병원에서 근무하던 23세 간호사가 극단선택 전 이른바 '태움'(간호사들이 겪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남자친구의 증언이 나왔다.


ⓒYTN ⓒYTN

27일 YTN에 따르면 지난 16일 병원 기숙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간호사 A(24)씨와 마지막으로 통화를 나눴던 남자친구 B씨가 증언을 공개했다.


B씨가 공개한 내용에는 A씨가 당했던 집단 괴롭힘의 구체적 상황이 담겨있다.


그는 "(A씨가) 반복되는 야간·밤샘 근무에 시달리며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날이 갈수록 야위어갔다"면서 "퇴근하겠다고 얘길 했는데 '너 같은 애는 필요 없으니까 꺼져라'라며 다 보는 앞에서 혼냈다. 한 번은 볼펜을 던져서 본인(A씨) 얼굴에 맞았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A씨는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혼나며 망신을 당하는 게 일상이었으며 괴롭힘에 근무가 끝나면 늘 울면서 전화를 했다는 것.


ⓒYTN ⓒYTN

염려한 B씨는 A씨에게 "그만두라. 우울증 치료도 받자"라고 설득했지만, A씨는 간호사 일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고 한다. 또한 A씨는 "진료 기록이 남으면 나중에 간호 쪽에서 일할 때 피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걱정했다고.


이후 A씨는 다른 병동으로 옮기는 것마저 무산되자 퇴사를 결심했지만 "60일 뒤에 퇴사가 된다"는 상사에 말에 좌절하며 "너무 다니기 싫다. 그냥 죽고 싶다"고 토로했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B씨는 "(A씨와) 통화 중 쿵 소리가 나더니 대답이 없었다. 동기에게 확인 한번 부탁한다고 연락을 남겼고, 동기는 정확히 몇 호에 사는지 몰라서 문 두드리다가 (소리가 나서) 여기라고(하더라)…"고 A씨의 극단선택을 전하며 말끝을 흐렸다.


B씨는 A씨가 극단선택은 병원 측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A씨를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병원 측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일이다. 경찰 수사와 진상조사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B씨는 이 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의정부 을지대병원은 지난 20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병원 내에 괴롭힘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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