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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조은지부터 ‘언프레임드’ 사단까지…배우 출신 감독들, 편견 딛고 잡은 메가폰


입력 2021.11.22 08:00 수정 2021.11.21 18:4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장르만 로맨스'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

'언프레임드' 부국제 공개 후 호평

배우들이 메가폰을 잡고 현장을 지휘하는 일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오로라 공주', '집으로 가는 길' 등을 연출한 방은진은 이제 배우보다 감독으로 짙게 각인돼 있으며 하정우는 '롤러코스터'로 데뷔해 '허삼관'으로 대중으로 만났다. 정진영은 '사라진 시간', 김윤석은 '미성년', '구혜선은 '복숭아나무', '다우더', '미스터리 핑크', '다크 옐로'를 연출자로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는 작가,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말이 붙는다. 그만큼 영화에서는 감독의 영향력이 크다. 본인이 직접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만들어 관객과 소통하며 영화의 전반적인 색깔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창작 욕구를 발휘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배우라면, 감독에 도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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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조은지를 시작으로 이제훈,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가 연달아 연출한 작품을 내놓는다.


2014년 단편영화 '이만 원의 효과' 2017년 '2박 3일'을 연출한 경력이 있는 조은지는 이번에 단편을 넘어 조금 더 커진 판에서 자신의 장기를 자랑했다.


지난 17일 개봉한 '장르만 로맨스'로 첫 상업영화 연출에 도전했다.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등이 출연했으며 이혼가정, 동성애자 등 사회에서 소수자로 차별받거나 편견을 가진 이들의 관계들을 조준해 웃음과 짠한 감동을 선사했다. 자칫 다루기 까다로운 캐릭터 설정에도 불구 조은지는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우리의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자신의 장기를 발휘했다.


이 결과 개봉 첫날 4만 2897명을 모아 '이터널스'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다. 이후 '이터널스'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주는가 싶었지만, 주말 동안 다시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구나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치유받으며 자신의 색을 찾아가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리며 첫 상업영화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른 셈이다.


12월 8월에는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 한가 메가폰을 잡은 왓챠 오리지널 숏 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가 왓챠를 통해 공개된다.


'언 프레임드'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네 명의 아티스트, 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 가 마음속 깊숙이 품고 있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연출한 숏 필름 프로젝트다.


박정민은 어른의 세계만큼 치열한 5학년 2반 교실의 반장선거의 풍경을 그린 '반장선거', 손석구는 결혼식장에 동행하게 된 이모와 조카의 성가시고 애틋한 하루를 그린 로드 무비를 만들었다. 최희서는 '반디'로 싱글맘 소영과 아홉 살 딸 반디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이제훈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마주한 채 평범한 삶을 꿈을 꾸는 취준생을 대변하는 '블루 해피니스'를 만들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연출까지 완주했다. 참여한 모두가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배우들이지만 연출에서만큼은 신인으로 기대보다 우려가 앞섰다. 하지만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돼 첫 공개된 후 우려를 잠재웠다. 기술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자신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확실히 제시했다. 네 작품 모두 캐릭터 색깔과 이야기, 매 장면마다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배우이자 감독의 타이틀을 가진 이들은, 다른 신인 감독들보다 화제성을 쉽게 끌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이 화제성을 기대로 만족시킨 사례는 흔치 않다. 하정우의 '허삼관', 정진영의 '사라진 시간', 박중훈의 '톱스타' 등 누구보다 배우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어 표현력이나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강세를 보일 수 있으나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에 취약하다는 것이 금방 들통나 버리고 말았다.


이에 배우 출신 감독들의 연출에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시작한다. 조은지부터 '언프레임드' 사단이 이 같은 감독 출신 배우들의 선입견을 깨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배우이자 감독들이 계속 관객들을 찾아온다. 유태오는 '로그 벨 지움'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이정재는 '헌터' 촬영을 마쳤다. 정우성도 '보호자'로 감독으로 신고식을 치른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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