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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우상숭배와 이준석의 호가호위


입력 2021.11.14 09:00 수정 2021.11.14 08:57        데스크 (desk@dailian.co.kr)

김종인이면 이기고 아니면 진다? - 객관적 증거 없는 ‘신화’

이준석, 숟가락 안 놓으려고 金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 강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허명(虛名)이라는 게 있다. 실속 없는 헛된 명성.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 김종인은 어쩌다가 언론에 의해 그 허명을 부여받아 오랫동안 혜택을 누려오는 사람이다. 여야를 넘나들면서. 그리고 81세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그 허명을 위해 무엇인가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킹메이커라는 그의 별명에 한번 진지하게 질문을 던져볼 시점이 됐다. 김종인은 킹(대통령)을 자기 능력으로 만들어본 적이 있는가? 보수 진영의 혹자는 “김종인은 한 번도 선대본부 총책임자로 지휘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니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그가 이룬 업적으로 거론되는 선거는 셋이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 2016년 민주당 총선, 2021년 국민의힘 보선. 이 가운데 대선은 하나뿐인데, 그나마도 총지휘는 현 국민의힘 상임고문 김무성이 했다. 김종인은 경제민주화 공약 추진에 주요 역할을 하고 박근혜 당선 뒤에는 팽(烹) 당했다.


박의 당선은 또 그녀의 이름 가치가 당시에는 위력을 떨쳐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이뤄진 것이었다. 김무성의 활약 덕도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공약 덕도 아니었다.


2016년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긴 건 박의 인기 추락에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 그것도 1석차 신승이었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한 탓이었는데, 안이 민주당에서 나간 건 김종인과의 관계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통합보다는 분열의 명수다. 자기 아닌 다른 사람들은 죄다 하수(下手)로 보는 교만과 독설 탓이다.


그리고 욕심도 많다. 김종인은 이 총선에서 자기를 비례대표 2번으로 세우려다가 당 핵심 인사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그래서 선거가 끝나자 또 이 당과도 결별했다. 그는 선거 후에 늘 안 좋은 관계로 나간다. 지난 4.7 보선 후에도 국민의힘 중진들에게 악담을 퍼부으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한 그였다. 그러고 또 대선이 다가오니 들어올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럼 4.7 보선 때를 검증해보자. 김종인 할아버지도 맥을 못 출 코로나가 맹위를 떨친 4.15 총선과 달리 이 선거는 (윤석열의 검찰 수사로 촉발된) 조국 사태와 함께 부동산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 20% 포인트 표차의 야당 승리로 끝났다.


정권교체 바람이었다. 안철수도 오세훈도 집권당 후보 박영선을 이긴다는 확신이 서자 서울 시민들이 오를 택했다. 킹메이커 김종인의 힘으로 이룬 승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의 3전3승 전력은 사실상 ‘꽝’이다.


김종인은 5선 의원이다. 그러나 이 프로필은 선수(選手)들 사이에서는 자랑할 게 못된다. 왜? 전부 집권당 전국구와 비례대표로 쌓은 선수(選數)이기 때문이다. 민정당 2회, 민자당 1회, 민주당 2회. 지역구 선거에는 1988년 서울 관악 을에 단 한 번 나가 당시 김대중 평민당의 신예 이해찬에게 패했다. 지역구 선거에서 이겨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선거 기술자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건 좀 이상하지 않는가?


민주당의 공동선대위원장 우원식의 말이다.


“(국민의힘 안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와야만 이긴다는 희한한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그렇지 실제로 (그는) 성공한 게 별로 없다.”


상대 당의 권력 투쟁을 부추기고 즐기는 뜻으로 한 지적이겠지만, 그의 김종인 실적 무(無) 주장은 사실이다. 훈수가 절실한 정치 신인 윤석열이 그를 자주 찾았고, 김종인은 그를 숙주로 삼아 권력 창출이라는 자신의 ‘노후 직업’을 위해 윤석열을 끌어당기면서 허명이 실명으로 언론에서 굳어진 것이었다.


국힘 당은 그동안 김종인이라는 우상(偶像)을 숭배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종인이 오면 이기고 안 오면 진다? 윤석열의 경선 후 치솟은 지지도가 아니었으면 이 신화(Myth, 근거 없는 믿음)는 아무런 의심 없이 이 당 안에 자리 잡았을 것이다.


그는 실질적인 업적이 없는 것 말고도 단점이 많은 인물이다. 뇌물 전과가 그 첫째다. 1993년 노태우 정권 경제수석으로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때 2억여원을 받아 실형을 선고 받았는데, 필자는 아직까지 그의 입을 통해 어떤 해명이나 사과도 들어본 적이 없다.


교만과 독설의 대가로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는 항상 부임 조건으로 전권을 요구하고 기존 인물들 청소를 내건다. 그의 판단력도 문제다. 윤석열에게 국민의힘에 들어가지 말라고 한 사람이 그다. 지난 9월 “파리떼들에 둘러싸여 5개월간 허송한 게 윤석열의 현주소다. 지금쯤 입당을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은 경선 승리 직후 “내가 제일 잘한 게 국민의힘 입당이라고 생각한다. 조기 입당을 하지 않았으면 당원들의 이런 압도적 지지와 정치권 경험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후회를 바랬던 김종인의 체면을 구겼다. 그는 지난 7월말 아침 아무도 모르게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국힘 당사로 찾아가 입당원서를 냈었다.


김종인은 ‘아사리판’ 제1야당을 피해 제3지대에 머물며 자기와 함께 오붓하게 지방 투어나 하며 지내다 막판 단일화를 꾀하려고 했다. 그렇게 했으면 지금의 보수 야당 후보 윤석열은 없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리고 또 중요한 건 토론회 실전 경험을 쌓지 못해 너무 늦게 실수하고 버벅거리다 회복이 불가능하게 됐을 것이다.


‘지역구 0선’ 김종인과 2030 지지를 등에 업고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하는 38세 0선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은 김종인과 공통점이 꽤 많은 모습을 요즘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날 새누리당 김종인 비대위의 한 위원으로 정치를 그에게서 배웠다. 김종인의 파리떼 비유를 흉내 내고 싶었는지 하이에나라는 말을 쓰며 나이로나 국회 경력으로나 한참 선배이며 윤석열 경선 승리에 헌신한 캠프 인사들을 능멸(凌蔑)했다.


지지 후보 패배 후 일시적 탈당 러시는 정당에서 으레 벌어지는 일인 데다, 지금 국민의힘에서는 젊은 세대들의 탈당만큼 입당 또한 많음에도 굳이 탈당 통계를 강조하는 그의 입을 보고 있노라면 정권교체의 설렘이나 준비보다는 2030 표를 무기로 윤석열 밥상에 얹은 숟가락을 놓지 않으려는, 자신의 주도권 유지에 더 관심이 큰, 구상유취(口尙乳臭,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의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윤석열은 입당 후회를 바란 김종인의 희망에 반해 ‘후회커녕 제일 잘한 일’이라고 한 것처럼 이준석의 김종인 ‘전권’ 총괄선대위원장 체제 옹립 시도에 대해서도 전광석화의 결정을 할 것인가?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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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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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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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주 2021.11.14  02:12
    모두 자기도취에 빠져 분별력을 잃었으니 개탄스러운 일을,어찌하나?
    저 구역질나는 패거리 기생충. 파리떼들을 박멸하는 청소방법 있는가?
    이대로는 나라가 위태롭다, 더 수렁에 빠지기 전에, 특단의 개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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